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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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매니, '다저스맨'으로 남을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08.09.10 16:00 / 기사수정 2008.09.10 16:0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메이저리그가 막바지로 접어든 현재, LA 다저스의 상승세는 무섭기만 합니다. 다저스는 지난 10경기 동안의 성적인 9승 1패입니다. 원체 투수력이 뛰어났던 팀이지만 여기에 타선의 보강이 이루어지면서 순식간에 강팀으로 변모했습니다. 올 시즌 최고의 트레이드라 일컬어지는 매니 라미레즈를 영입한 이후, 다저스는 전혀 다른 팀으로 변모했습니다.

중심타자 한명으로 팀 전체가 변한다는 것은 그리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타자가 '매니'같은 '타점 머신'이라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매니는 다저스에서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16개의 타점을 쓸어 담았습니다. 매니의 특징과 다저스의 타선을 보면 제법 궁합이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다저스는 중심 타선에서 점수를 내주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큰 것을 때려줄 ‘클러치 히터’에 목말라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심타선에 있었던 출루율이 높았던 포수인 러셀 마틴이 1, 2번으로 옮기면서 매니 앞에 주자들이 출루할 가능성도 한층 높아지게 됐습니다. 클리블랜드와 보스턴에서 오랫동안 붉은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매니에게 다저스의 파란 유니폼도 제법 그럴싸하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팀의 궁합도 적절히 맞아 현재 최상의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니의 위력이 살아나는 것은 중심타선에 매니 혼자만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클리블랜드에서 영입한 케이시 블레이크도 투수들이 쉽게 상대할 수 있는 타자가 아닙니다. 여기에 매니가 들어오기 전, 팀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한 제임스 로니도 매니와 블레이크와 함께 막강한 중심타선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매니의 플레이를 보면 늘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고 건성건성 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매니는 지금가지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거두어 왔고 500홈런의 고지를 넘어선 ‘경이로운 선수’중 한 명입니다.

매니의 스윙은 파워가 넘치고 빠릅니다. 여기에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기로도 유명합니다. 매니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스윙만 봐도 알 수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명품 스윙’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올 시즌 초반, 보스턴에서 있을 때에도 중심타선 콤비인 데이비드 오티스가 부진할 때, 매니는 케빈 유킬리스와 J.D 드류와 함께 보스턴의 막강한 중심타선을 이끌었습니다.

보스턴 구단과 오랫동안 갈등이 깊었지만 올 시즌 초반과 트레이드가 이루어진 시점까지를 살펴보면 매니와 보스턴은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넘은 상태였습니다.

구단과 여러 가지 갈등을 빚었지만 결국, 철저한 '돈' 문제로 인해 매니는 보스턴을 떠났습니다. 보스턴과 2년 동안 4000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이루어 놓고선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쉽게 이해가 가기 힘듭니다. 하지만 매니는 보스턴을 떠나고 난 뒤, 이번 시즌이 종료된 이후에 또 하나의 대박 계약을 이루려고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현 소속구단인 LA 다저스의 방침입니다. 지금과 같은 '매니 효과'가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진다면 다저스는 쉽게 매니를 다른 팀에 넘겨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느 정도 수준의 조건을 매니에게 제시하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이제 30대 후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매니 라미레즈의 나이를 생각해보면 적절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매니를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그러나 다저스가 이번 시즌이 종료된 뒤, 매니를 다른 팀에게 빼앗긴다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닌 손해를 보게 될 것입니다. 다저스는 이번 트레이드에서 매니를 데려오기 위해 팀 내 최고의 유망주였던 3루수 앤디 라로시를 내줬습니다.

이번 시즌이 종료된 뒤, 매니가 다저스와의 협상에서 실패한다면 라로시의 희생을 채울 보상은 사라지게 됩니다. 다른 좋은 선수를 차선책으로 데려오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매니 스스로가 다저스를 매우 좋아하고 적응을 잘 한다는 점입니다.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뜨겁게 타오르는 보스턴에 비해 LA는 낙천적인 성격의 매니에게 제법 어울리는 도시입니다. 따뜻한 기후도 매니의 구미에 맞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매니는 늘 자신이 가장 입단하고 싶은 팀으로 늘 뉴욕 양키스를 언급했던 점입니다. 이제 40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선수생활의 말년을 뉴욕에서 보내고자 할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미래의 상황은 여러 가지로 예상할 수 있지만 현재, 매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입니다. 매니의 카드가 최상의 결과로 이어지면 다저스 구단은 분주하게 움직일 것이고 보스턴을 박차고 나올 만큼 욕심이 많았던 매니의 기대치에 부응한 계약조건을 내세울지도 모릅니다.

[사진 = 매니 라미레즈 (C)  losangeles.dodgers.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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