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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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가드論(2) - 최고의 포인트가드는 누구인가?

기사입력 2008.08.12 16:35 / 기사수정 2008.08.12 16:35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최고의 포인트가드는 누구인가'

이 주제는 오랜 기간 상당히 많은 팬에게 있어 논쟁을 유발하기 딱 좋은 '떡밥'이었습니다. 물론 현재도 이는 유효합니다. 유달리 비슷하게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았던 우리나라의 포인트가드는 지금도 어느 게시판에서 '누가 최고다'라는 말이 나올라 치면 거의 원색적인 논쟁으로까지 치닫기가 일쑤입니다.

저 역시 최근에도  김승현과 양동근을 놓고 크게 논쟁거리가 되었던 것을 본 일이 있군요.

앞의 글에서도 밝혔다시피, 제가 적어도 최고의 포인트가드 후보는 된다고 생각한 선수는 모두 6명입니다. 강동희, 이상민, 주희정, 김승현, 신기성, 양동근 인데요. 이 순서는 실력이나 제 마음속의 순위와는 상관없이, 그저 제 기억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시기 순서로 나열한 것입니다.

이 여섯은 모두 자신이 중심이 되어 우승을 경험했고 많은 개인 수상 경력이 있으며, 양동근을 제외한다면 오랜 기간 동안 최고의 기량을 발휘한 선수들입니다.

긴 말은 필요 없을 듯합니다. 한 선수씩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기록은 지난 시즌까지 커리어 전체 평균이며, 블록슛은 포인트가드에게 거의 의미도 없고 거의 다들 고만고만한 수준이라 제외했습니다.)

강동희
통산 7시즌 336경기(경기당 29분 18초) 출장
11.13득점 2.79리바운드 6.55어시스트 1.70스틸 2.58턴오버
2점슛성공률 .538 / 3점슛성공률 .405 / 자유투성공률 .766

노회하고 안정적인 리딩, 확률 높은 3점슛, 화려한 드리블…이것 말고도 많지만, 어찌됐든 모두 전성기 강동희의 실력을 표현해주는 말들입니다. 전성기 기아 왕조의 부동의 1번이었고 나이가 먹어서 은퇴하기 직전까지도 꽤나 훌륭한 성적을 올려준 선수입니다.

다만, 66년생인 강동희는 전성기의 막바지라고 할 수 있는 97년부터 프로가 출범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KBL 기록 쪽에서는 이상민을 위시한 후배들에 비해 불리한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나이를 먹으면서도 비교적 노쇠화를 크게 겪지 않은 케이스이기도 하지만요.

꽤 공격적인 성향의 가드입니다. 본지가 워낙 오래돼서 세세한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전성기 시절엔 자기 자신의 공격력도 꽤 뛰어났고 무엇보다 정확한 3점슛은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그리고 말년에는 좀 안정적인 타입으로 돌아선 느낌이었지만 전성기 때는 노룩 패스와 같은 화려한 플레이도 굉장히 즐겼습니다. 빠른 스피드는 아니었지만 패싱 레인을 끊는 스틸도 매우 많았습니다. 한 마디로 '영리한' 플레이를 할 줄 아는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단점도 있었습니다. 다소 느린 순발력과 관련하여 그리 좋지만은 못했던 대인 수비력. 그리고 이 선수가 굉장히 안정적인 리딩만을 하는 선수였다고 추억되는 부분이 많은데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는 안정적인 플레이만 하는 선수는 아니었다는 점. 강동희의 턴오버 수치는 그리 낮은 편이 아닙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것과 위험을 감수하는 플레이는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문제이고 어느 것이 장점이고 단점이라고 논하기가 어려운 문제이니 넘어가도록 하죠.

어차피 평가는 저 한 사람만이 아닌 모든 여러분의 몫이지만, 강동희 선수는 한국 농구 최고의 포인트가드는 될 수 있겠지만 KBL 최고의 포인트가드라고 부르기는 어렵지 않나 합니다.



이상민
통산 11시즌 484경기(경기당 29분 57초) 출장
10.83득점 3.75리바운드 6.70어시스트 1.62스틸 2.83턴오버
2점슛성공률 .538 / 3점슛성공률 .355 / 자유투성공률 .773

이상민의 실력에 대한 논란은 정말 많습니다. 의심할 여지없이 한국 최고의 포인트가드라는 말에서부터 완전 거품이다 라는 얘기까지…하지만 적어도 전 절대 이 선수의 명성과 실력이 거품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이 선수의 확실한 비교 우위는 동급 선수들 대비 큰 키(183cm)와 좋은 운동 능력입니다. 운동 능력이야 뭐 지금은 나이를 먹어서 이점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긴 하지만 전성기 시절엔 이 키와 운동 능력을 꽤 잘 활용했습니다. 특히 수비에서 이런 이점이 두드러졌는데 사이즈의 비교 우위와 운동 능력, 그리고 적절한 수비력까지 갖춰서 농구대잔치 시절엔 '락다운 디펜더'(철저한 수비)로 각광받기도 했었죠.

동시대에 종종 비교되었던 강동희에 비해 더 과감한 플레이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이상민이 더 젊고 빠르고 운동 능력이 좋기 때문에 더 이런 이미지가 부각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굳이 말하자면 조금은 지공보단 트랜지션 공격 쪽에 더 특화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차근차근 풀어가기보단 좀 화려하고 업템포 플레이를 선호하는 선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어쨌든 성향 상의 차이이니 좋고 나쁘고를 따질 수는 없겠네요.

역시 단점도 좀 두드러집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가장 큰 단점은 노화가 너무 빨리 왔다는 것입니다. 출장 시간 문제는 분명 신선우 감독의 선수 기용 타입의 문제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삼성으로 이적하기 전 몇 년 동안의 이상민의 플레이는 분명 전성기 시절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더구나 한국식 나이로 29세였던 2000-2001시즌부터 이상민은 한 시즌도 경기당 출전 시간이 31분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그나마도 30분을 넘은 시즌도 단 두 시즌에 불과하죠. 더구나 거의 매해 거르지 않고 잔 부상에 시달렸다는 점 역시 큰 마이너스 요인입니다.

두 번째는 역시 턴오버가 많고 안정성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라는 것. 그리고 반칙 관리를 잘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나이 먹고 나서는 이런 단점들은 많이 보이지는 않지만 전성기 시절부터 워낙 종종 따라다니던 비판들이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문제점들입니다.

그리고 이상민이 왠지 슈팅이 좋은 선수였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던데, 실제로 별로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죠. 이상민의 통산 3점슛 성공률은 오늘 살펴볼 6명의 포인트가드 중 5위입니다.
또 한 가지 잘못된 인식이 이상민이 굉장히 리바운드가 뛰어난 포인트가드였다. 라는 것인데요.  분명 리바운드가 좋은 편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게 이상민만의 장점은 아닙니다. 오늘 볼 6명 중에서 강동희와 양동근을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은 이상민과 리바운드 개수에 별 차이가 없습니다. 주희정은 오히려 이상민보다 많죠. 그나마 양동근의 세 시즌만의 기록이라 뭐라고 단정 짓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요는 특급 포인트가드들은 거의 대체로 리바운드도 3.5개 정도는 잡아주신다…. 라는 얘기입니다.

주희정
통산 11시즌 550경기(경기당 36분 21초) 출장
10.33득점 4.00리바운드 6.56어시스트 1.82스틸 1.76턴오버
2점슛성공률 .568 / 3점슛성공률 .342 / 자유투성공률 .780

주희정 역시 어찌 보면 논란의 여지가 참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워낙 과소평가 되어온 선수이고, 사실 플레이 스타일상 그렇게 눈에 많이 띄는 타입도 아닙니다. 더구나 대학도 중퇴하고 이렇다 할 국제 대회 경력도 일천한 선수라서 쌓은 행적에 비해 덜 알려진 부분도 분명 있겠죠.

그러나 주희정은 현재 KBL 누적 출장경기, 어시스트, 스틸 부문 1위입니다. 주희정이 특별히 큰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최소한 향후 5~10년간은 이 순위가 유지될 듯합니다.
간단히 여기서 이어지는 첫번째 비교우위라면, 꾸준함입니다. 11시즌 동안 결장한 경기가 단 9경기입니다. 게다가 550경기 동안 평균 36분 21초의 출장 시간은 군계 일학이죠. 이는 엄청나게 체력이 좋고, 몸 관리를 잘했다는 반증입니다.

두 번째는 안정성입니다. 주희정의 평균 턴오버 1.76개는 오늘 다룰 6명 중 최저임은 물론이고 각 팀의 주전급 포워드나 센터의 그것과 비교해봐도 적습니다. 그렇다고 어시스트가 적은 것도 아닙니다. 주희정의 통산 ATR(어시스트 대 턴오버 비율)은 3.73으로 6명 중 압도적 1위이며, 가장 높았던 2000-2001시즌의 ATR인 5.49는 그야말로 경악입니다. 경기를 보더라도 볼을 오래 끌지 않으면서 기본적인 포스트 볼 투입에 굉장히 충실한 스타일입니다.

수비력도 비교적 괜찮은데, 전성기 이상민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빠르게 압박하는 수비가 꽤 좋습니다. 상대편을 완전 꽁꽁 묶어버릴 정도의 수비력은 아니지만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볼 흐름을 둔화시킬 정도의 수비력은 갖췄습니다.

주희정의 플레이 타입은, 일단 속공에서 극강입니다. 드리블 시 치고 나가는 속도가 최고 수준인데요. 이를 이용해서 속공 시에 확실하게 치고 나가주면서 속공을 성공시키고, 여의치 않을 때는 최소한 파울이라도 얻어냅니다. 속공이 아닐 시에는 굉장히 안정적인 타입의 가드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안정성을 바탕으로 굉장히 정통적인 패턴으로 공격을 풀어가는 타입이죠.

이런 주희정의 가장 대표적인 단점은 역시 슈팅입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많이 좋아졌지만 역시나 내세울 수준은 아닙니다. 34.2%의 3점슛 성공률은 6명 중 최저입니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안정적이라는 것은 거꾸로 과감함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워낙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라 주희정 선수를 매우 높게 보지만, 많은 분은 화려함이 떨어지고 과감한(위험성이 있는) 플레이를 즐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낮게 평가하는 경우를 종종 봤는데요. 역시 개인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문제이긴 합니다만…섣불리 뭐라고 딱 집어서 결론 내리기는 좀 어렵겠네요.

김승현
통산 7시즌 315경기(경기당 34분 18초) 출장
12.59득점 3.70리바운드 8.09어시스트 1.95스틸 3.10턴오버
2점슛성공률 .547 / 3점슛성공률 .369 / 자유투성공률 .822

아마 많은 분의 지지를 받을 듯한 김승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선호하는 타입이 아닙니다만, 워낙에 장단점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플레이 스타일이 눈에 띄는 선수라서 평가하긴 편할 듯하네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어시스트 수치입니다. 물론 잘나가던 시절의 오리온스가 워낙에 3점슛과 트랜지션 위주로 공격을 했기 때문에 스타일 상 어시스트 수치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따라서 어시스트 수치를 너무 맹신하면 안 되겠지요. 어차피 어시스트 수치라는 게 꼭 리딩 능력을 말해주는 척도가 아니라는 정도는 모두 아시겠지만 어쨌든 그렇다고 해서 어시스트가 많다고 나쁠 것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김승현만의 과감하고 화려한 플레이는 확실한 인기 요인이기도 하고 장점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로 인한 반작용도 있지만(이것은 뒤에 이야기하죠) 어쨌든 이런 김승현만의 빠르고 화려한 플레이로 그는 KBL 최고의 인기 스타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강력한 스틸 능력은 독보적인데, 이는 압박이 좋고 팀 차원의 수비 전략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단점을 살펴보면, 가장 큰 것은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바로 경기당 3.1개의 턴오버는 너무 많습니다. 분명 김승현에게는 어시스트를 많이 기록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이렇게 많이 기록한 턴오버로 인해서 그 많은 어시스트 개수가 상쇄되는 느낌입니다.

주희정과 완전 극과 극입니다. 주희정은 안정적인 쪽의 극단이고, 김승현은 모험적인 쪽의 극단입니다. 이런 성향은 호불호의 문제임은 틀림없지만 턴오버를 많이 기록한다는 것은 단순히 취향의 문제만으로 치부할 수는 없는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또 하나는 수비력입니다. 많은 분이 김승현이 스틸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수비력이 좋다고 생각을 하시지만 스틸이나 블록이 수비력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얘기는 또 하자면 입 아프죠. 분명히 김승현이 팀 디펜스에서는 이해도도 좋고 전술적으로도 잘 수행하는 선수이지만, 대인 방어에 있어서는 약점이 확실하게 나타납니다.

이건 사이즈 문제가 가장 크기도 하지만 김승현의 대인 수비 능력 자체도 그렇게 좋은 편이라고 보이진 않고요. 어쨌든 신장과 힘에서 밀린다는 점, 그리고 스틸을 위주로 한 모험적인 수비를 즐긴다는 것은 그만큼 쉽게 공격을 허용할 위험을 언제나 내포하고 있습니다.

신기성
통산 8시즌 401경기(경기당 34분 43초) 출장
12.29득점 3.58리바운드 6.03어시스트 1.63스틸 2.39턴오버
2점슛성공률 .533 / 3점슛성공률 .447 / 자유투성공률 .803
 

신기성은 앞서 살펴 본 선수들과는 조금 유형이 틀립니다. 앞서 1번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렇게 자기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가는 포인트가드는 대체로 어시스트 수치가 다소 낮은 편이고 득점력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인트가드 본연의 임무와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너무 어시스트 수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솔직히 리딩 능력이라는 건 경기를 보고 전반적인 볼 흐름을 파악해야만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서론이 길었는데, 신기성 최고의 강점은 역시 정확한 외곽슛입니다. 45%에 육박하는 저 3점슛 성공률은 정말 독보적이며 그렇다고 개수가 적은 것은 물론 아닙니다. 전체 경기당 평균 1.84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선수는 자신이 직접 공격의 중심이 되어서 슛을 성공시키고, 상대의 수비가 자신에게 집중될 때 동료의 찬스를 보면서 공격을 해결해나가는 타입인데요. 이 유형의 선수가 공격력이 떨어지면 게임 리딩 자체가 제대로 될 수가 없습니다. 그간 신기성은 워낙 기복 없게 슛이 정확한데다 수준급의 돌파력까지 갖췄기 때문에 항상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는데 이것이 지난 시즌에는 확실히 슛 밸런스가 무너지면서(특히 2점슛) 리딩 쪽까지 같이 약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신기성은 이런 타입의 리딩에 굉장히 능한 선수입니다. 어시스트 개수가 적지만 이것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신기성 자신이 중심이 되고 팀을 이끌어갈 때 이끌어낼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정말 크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KTF 이적 이후에 '구심점'이 되어서 팀 공격을 이끌어왔고 적어도 지난 시즌을 제외하고는 성공을 거둬왔으니까요. 게다가 많은 공격 시도에도 저 정도 낮은 턴오버 수치는 꽤 안정된 플레이를 한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약점을 꼽으려니 확실히 눈에 띄는 것이 없네요. 근데 이게 좀 문제인 듯도 합니다. 자기 공격을 위주로 풀어간다는 것이 독특하고 이런 쪽에 강점이 있기도 합니다만, 어찌 보면 남들과 비교해서 확실한 강점을 가지지 못했다는 의미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요. 슈팅이나 득점에 관련된 것은 분명 강점이 있지만 이것이 리딩으로 연결된 상황에서는 분명 잘하지만 딱 찝어 이런 것이 좋다라고 말을 못하겠네요. 동의하지 않으실 분들도 있겠지만요.

양동근
통산 3시즌 145경기(경기당 33분 16초) 출장
13.01득점 3.00리바운드 5.59어시스트 1.54스틸 2.06턴오버
2점슛성공률 .567 / 3점슛성공률 .387 / 자유투성공률 .789

마지막으로 비교적 경력이 짧은 양동근입니다. 제 생각엔 양동근은 신기성보다도 더더욱 확실하게 차이가 느껴지는 스타일입니다. 6명의 선수 중 그 어느 선수보다도 듀얼 가드적인 성향이 강하죠.

양동근도 역시 슈팅에 굉장한 강점이 있다고 보이는데요. 특히 움직이면서 던지는 무빙 슛이 상당합니다. 신기성의 경우는 슈팅에 강점이 있다고 해도 대체로 정지된 상태에서의 3점슛 쪽에 비중이 높은 편인데 양동근은 치고 들어가면서 움직이는 상태에서 쏘는 중거리 슛이 상당히 위력적입니다.

또 하나의 강점은 탄탄한 체격과 근성을 바탕으로 한 수비력이 꽤 좋다는 것입니다. 혹자는 NBA급이라고도 말씀하십니다만, 솔직히 말해서 그 정도까진 잘 모르겠고 어쨌든 대인 수비력은 상당히 좋아 보입니다. 적어도 전성기 때 이상민의 수비력과 비교될 수는 있을 듯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그가 1번에서 뛰기에는 리딩력은 좀 모자라는 느낌이 듭니다. 몇 경기 안되지만 뭐랄까, 그가 뛰는 모습을 보면 '슈팅가드의 능력을 갖춘 포인트가드'가 아니라 '포인트가드의 능력을 갖춘 슈팅가드'같습니다. 신기성의 경우는 공격형 포인트가드이지만 자신의 공격 능력을 팀 공격을 풀어가는데에 사용합니다. 하지만 양동근의 경우는 개인 능력으로 공격 자체를 해결해버리는 빈도가 너무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것 역시 취향에 따른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포인트가드라는 포지션이 일단은 팀의 전체적인 흐름과 짜임새를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봤을 땐 이 점은 약점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나 싶습니다. 양동근은 분명히 포인트가드이기 때문이죠.

양동근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에는 이 자리가 조금 번지수가 틀린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는 일단 현재까지는 '듀얼가드'라는 명칭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이상 6명의 선수를 모두 살펴봤습니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네요.

이런 논쟁거리를 가지고 이 글을 읽어주실 여러분과 논쟁을 하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단지 제 생각은 이렇고, 나름대로 그 근거를 제시한 것입니다. 다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최고의 포인트가드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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