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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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8] 또 한번의 '매직'을 준비하는 히딩크

기사입력 2008.06.09 10:39 / 기사수정 2008.06.09 10:39

이현석 기자



[엑스포츠뉴스=이현석 기자]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4강에 올려놓는 마법을 보인 거스 히딩크 감독.

그가 이번에는 러시아 대표팀 감독으로 또 한 번의 마법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마법같은 본선 진출, 그리고 순조로운 준비

히딩크가 러시아의 지휘봉을 잡을 때만 해도 러시아가 유로 2008 본선에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히딩크는 부임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에서 보여줬던 '뚝심'으로 크로아티아, 잉글랜드 등 강력한 팀을 물리치며 조 2위로 유로 2008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러시아는 유로 2008을 앞둔 3차례의 친선 경기에서 카자흐스탄을 6-0, 세르비아를 2-1, 그리고 리투아니아를 4-1로 각각 꺾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러시아가 상대한 국가들은 유럽의 전통 강호는 아니지만, 결코 만만히 볼 상대 또한 아니다. 이는 러시아 축구가 점점 본 궤도에 올라서고 있음을 의미한다.

'히딩크 러시아'의 물오른 조직력

러시아는 동유럽 특유의 신체적 우위를 바탕으로 하는 힘있는 축구에다 조직력을 접목한 축구를 펼치고 있다. 대부분의 선수는 기본 포지션 외에 1~2개의 포지션을 더 소화할 수 있어 경기 상황에 따라 자유로운 포지션 이동이 가능하다.

러시아의 공격진에는 좋은 드리블을 가진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안드레이 아르샤빈은 공격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며, 발재간이 좋아 웬만한 공은 발로 트래핑한다. 로만 파블류첸코는 188cm의 큰 키에도 불구하고 현란한 드리블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드리블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포진하면 자칫 팀 플레이를 망치는 지나친 개인 플레이에 빠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공격수들은 뛰어난 조직력을 통한 팀 플레이로 경기를 풀어나간다.

러시아의 미드필더들은 활동 반경이 넓고 스피드가 뛰어나다. 이고르 셈쇼프는 지난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제라드를 완벽하게 봉쇄해 유명세를 탔다. 셈쇼프는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양발 모두를 잘 사용하고 골 결정력도 뛰어나다. 알렉산드르 아뉴코프는 한국의 박지성처럼 공-수 밸런스가 좋고 폭넓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동료와의 협력플레이가 눈에 띈다. 체력과  스피드의 우위를 앞세운 러시아의 미드필더들은 90분 내내 활발하게 움직이며 상대팀을 기진맥진하게 만든다.

수비진에는 CSKA 모스크바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 쌍둥이 형제인 바실리 베르주츠키, 알렉시이 베레주츠키가 발을 맞추고 있다. 이들이 오랜 시간 동안 같은 소속팀에서 발을 맞춰 왔기에 좋은 조직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3명의 수비수는 어느 한 포지션에만 국한된 풀레이를 펼치지 않고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 수비수들의 포지션 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에 경기 중 수시로 3백과 4백을 오가는 플레이를 보일 수 있다.

과연 순조롭기만 할까?

히딩크의 '마법'을 향한 순조롭지만은 않다. 탄탄한 러시아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알렉시이 베레주츠키가 유로 2008을 앞두고 사타구니 부상을 입었다. 베레주츠키는 다행히 유로 2008 최종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본선까지 컨디션이 회복된다는 보장이 없기에 러시아로서는 큰 부담을 지는 셈이다.

수비에만 문제가 생겼으면 얼마나 다행이랴. 하지만, 수비에 이어 이번에는 러시아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안드레이 아르샤빈의 출장 정지로 인해 공격에도 문제가 생겼다. 아르샤빈은 지난 안도라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퇴장을 당했다.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퇴장당한 아르샤빈은 스페인, 스웨덴과의 본선 1,2차전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러시아 공격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아르샤빈의 출장 정지로 인해 러시아는 스페인,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한다.

또한, 90년대 초중반 소위 '골짜기 세대'라 불리는 러시아 축구의 암흑기 때문에 팀을 이끌어 줄 노장 선수가 없다. 그래서 러시아의 평균 연령이 26.13세로 유로 08에 참가한 16개국 중 가장 어리다. 선수단의 나이가 대체로 어려 팀에 중심이 될만한 선수가 없기에 자칫하면 한 번의 위기에 무너져 버릴 수 있다.

"유로 2008에서 다시 한 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던 거스 히딩크 감독. 과연 유로 2008에서 수많은 강호를 꺾고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로 2008 러시아 최종 엔트리

GK : 이고르 아킨페예프(CSKA 모스크바), 브야체슬라프 말라페예프(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블라디미르 가불로프(암카르 페름)

DF : 세르게이 이그나세비치(CSKA), 알렉세이 베레추즈키(CSKA), 바실리 베레추즈키(CSKA), 알렉산더 안유코프(제니트), 데니스 콜로딘(디나모 모스크바), 레나트 얀바예프(로코모티브 모스크바)

MF : 디니아르 빌리알레티노프(로코모티브), 드미트리 토르빈스키(로코모티브), 유리 치르코프(CSKA), 이고르 셈쇼프(디나모 모스크바), 알렉산더 파블렌코, 블라디미르 비스트로프(스파르타 모스크바), 콘스탄틴 지리아노프(제니트), 로만 시로코프(제니트), 세르게이 세마크(루빈 카산), 올레그 이바노프(클릴리야 소비에토프 사마라)

FW : 안드레이 아르샤빈(제니트), 파벨 프로그렙니악(이상 제니트), 로만 파블리우첸코(스파르타크 모스크바), 디미트리 시체프(로코모티브), 로만 아다모프(FK 모스크바), 이반 사엔코(1.FC 뉘른베르크)

[사진=히딩크 러시아 감독과 무코 러시아 축구협회 회장 (C) 유로 2008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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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유럽 축구 별들의 전쟁' 유로 2008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 '경기 보고 엑츠에 기사 쓰면 되고~' 나도 스타기자가 될 수 있다!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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