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3.14 06:40 / 기사수정 2017.03.13 21:28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오롯이 작품의 가치만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적어도 지금까지는, 불륜의 그림자를 온전히 지워내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13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 첫 공개됐다. 9개월 동안 이어졌던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불륜설은 "사랑하는 사이다"라고 밝힌 두 사람의 인정 속에 불륜으로 자리매김했다. 두 사람의 입장 발표가 진행된 자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 현장이었다.
통상 언론시사회 현장에서는 시사회 후 감독과 출연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취재진과 함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 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불륜설 후 국내에서 두문불출 해 왔던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
앞서 지난달 영화가 공개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도 '홍상수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니냐'는 말이 오갔지만, 당시 홍상수 감독은 "많은 감독들이 자신의 삶을 영화 스토리에 반영한다. 그것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가 하지 않는가의 차이일 뿐인데, 나는 많이 사용하는 편이지만 절대 자전적인 내용을 싣지는 않는다"라고 답했다.
국내 간담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홍상수 감독은 "자전적 의도는 없다"라고 공식적으로 이야기했지만, 작품을 보면서 현실 속 두 사람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러닝타임 101분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1, 2부로 나뉘어 구성됐다. 1부는 독일 함부르크, 2부는 강릉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1부에서는 유부남 영화감독 상원(문성근 분)과의 불륜 후 고뇌하는 영희(김민희)가 독일로 떠난 후의 모습이, 2부에서는 강릉으로 돌아온 영희가 동료들과 사랑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독일로 떠난 영희가 10년 넘게 살았던 남편과 헤어진 후 독일에 와서 살고 있는 언니 지영을 향해 "잘 생긴 남자들은 다 얼굴값 해. 많이 만나봤지. 나 진짜 많이 놀았어. 나 이제 외모 안 봐"라면서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털어놓는 장면이 그렇다.
또 영희는 "그냥 나답게 사는 거야. 흔들리지 않고 나답게 살고 싶어. 그것뿐이 없어. 솔직해야 돼. 그 사람 자식도 있거든. 자식이 진짜 무서운 것 같아"라고 불륜의 주인공인 영화감독 상원의 이야기를 꺼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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