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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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2015년' 슈틸리케호, 수고 많았다

기사입력 2015.11.18 06:15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이보다 더 화려할 수는 없다. 슈틸리케호가 2015년 마지막 순간까지 빛을 잃지 않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이 2015년 마지막 A매치를 대승으로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17일 라오스 비엔티안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6차전 라오스와 원정경기서 5-0으로 크게 이겼다. 

익숙지 않은 그라운드 환경과 낯선 공인구로 조금은 어려운 원정이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한국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라오스의 골문을 열며 5골을 퍼부었다. 페널티킥과 헤딩골, 필드골 등 참 다양한 방법으로 골을 만들어내며 수준차를 확실하게 입증했다. 

한국 축구를 이토록 마음 편하게 본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행복한 한 해였다. 2015년 슈틸리케호의 행보는 더할 나위 없었다. 라오스전까지 총 20번의 A매치를 치른 한국은 16승 3무 1패의 기록적인 승수를 챙겼다. 한 해 16승은 1975년과 1978년 이룬 18승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하며 승률 80%도 35년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한동안 한국 축구는 열매를 맺지 못했다. 세계 무대서 활약은 둘째치고 아시아의 맹주를 자랑하면서도 정작 아시아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아시안컵은 1988년 대회 이후 결승에도 올라가지 못하며 아시아 최강을 입밖으로 꺼내기 민망했다.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 아시아의 호랑이가 다시 눈을 떴다. 지난 1월 한국 축구는 아시안컵에서 모처럼 경쟁력 있는 모습에 반색했다. 비록 결승에서 호주에 패해 정상 등극은 실패했지만 말로만 최고라 외치던 상황을 이제는 결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자부심을 얻게 됐다.

우승컵은 머지 않아 대표팀의 손에 들어왔다. 비록 동아시아국가에 한정된 대회에 유럽파가 빠졌지만 슈틸리케호는 일본과 중국, 북한을 경기력으로 압도하며 당당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아시아 맹주를 자신해도 되는 상황이 됐다. 

행복한 결과에 걸맞는 경기내용이 이어졌다. 그 중심에는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 운용이 크게 자리한다. 한국 축구는 한동안 많은 감독을 지나쳐오면서도 4-2-3-1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사실 슈틸리케 감독도 지난해 처음 지휘봉을 잡았을 때 이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1년의 시간 동안 수많은 선수를 대표팀에 불러들여 직접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고 4-1-4-1의 새로운 옷을 입혔다. 아시아 국가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더욱 공격적인 카드를 고민하던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을 변칙적으로 활용하는 4-1-4-1을 통해 해법을 찾았고 이제는 4-2-3-1보다 주된 전술로 자리잡았다. 



공격에는 더 많은 힘을 주면서도 안정감 넘치는 수비진을 구축한 한국은 월드컵 2차예선 6경기 동안 23득점 무실점의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변화에 성공했다.

그래도 아직 의심의 눈초리가 사라지지 않았다. 올해 치른 20전의 대부분이 아시아 국가를 상대한 전적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무대보다 월드컵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에서는 강팀과 경기를 하지 않은 것을 문제삼는다.  

이는 슈틸리케 감독도 잘 아는 요인이고 오히려 피하지 않는 부분이다. 오히려 지난달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앞으로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익숙하지 않은 상대와 더 많이 붙어봐야 한다"면서 "내년에도 A매치 일정을 보면 월드컵 예선이 많은데 내년 6월 만큼은 강한 상대를 미리 선정했으면 한다. 강팀을 만나면 패배 확률이 높아지겠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강팀과 경기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2015년의 성과가 허울이 아님을 증명하고픈 이는 다름아닌 슈틸리케 감독이다. 그만큼 올 한해 대표팀이 보여준 행보는 한국 축구에 한층 자신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기복 없이 1년을 꾸준히 내달린 슈틸리케호에게 박수는 충분히 건넬 만한 선물이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대한축구협회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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