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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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끝 결론…넥센의 '벌떼 5선발'

기사입력 2015.02.24 06:10 / 기사수정 2015.02.23 22:57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오키나와(일본), 나유리 기자] 계획적이지 않은 것 같지만 매우 계획적이다. 염경엽 감독(47,넥센)이 찾아낸 마운드 고민의 해답이다.

"결국은 타격의 팀에서 마운드의 팀으로 가야하지 않을까요." '홈런 군단', '불방망이'로 이름난 넥센 히어로즈지만, 안정된 투수력이 있어야 더 강한 팀이 된다는 것은 구성원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동안 고민이 많았다. 입단시 기대를 받았던 유망주들이 생각만큼 성장해주지 못했고, 오랜 기간 인연을 맺었던 브랜든 나이트를 제외하고는 외국인 투수 복이 있는 편도 아니었다. 특히 토종 투수들의 더딘 성장이 코칭스태프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었다. 2009년 이현승(13승,현 두산) 이후로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토종 투수가 아무도 없었다.

다행히 한현희와 조상우가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손승락과 더불어 튼튼한 필승조는 구축할 수 있게 됐지만, 앤디 밴헤켄 정도를 제외하면 선발진은 여전히 물음표다. 선발이 무너지는 날에는 타격을 앞세워 승리를 거둔다고 하더라도 정신적 피로도가 컸기 때문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때문에 염경엽 감독은 올해 캠프에서 투수들을 관찰하는데 많은 시간을 썼다. 신인 3인방 최원태, 김해수, 김택형부터 선발 전환을 선언한 한현희, 이제는 단단해져야 할 2년차 하영민, 지난해 9승으로 한단계 도약에 성공한 문성현까지. 손혁 신임 투수코치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했고, 2차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까지 부상선수 없이 순조로이 흘러왔다.

실전 경기만 앞둔 지금. 넥센이 내린 마운드 고민의 해답은 '벌떼 5선발'이다. 1~4선발은 이미 확정됐다. 밴헤켄과 라이언 피어밴드가 '원투펀치'를 맡고, 한현희와 문성현이 3,4선발로 낙점됐다. 그리고 남은 한자리의 주인은 정하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는 5선발급 투수가 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명의 투수를 5선발로 올려놓고 각자에 맞춰 가장 상대하기 편한 팀에 맞춰서 등판할 수 있도록 계획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서 발하는 5선발 후보는 2년차 하영민과 제대 후 복귀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금민철, 베테랑 송신영, 그리고 김택형, 김해수, 최원태다. 

이중 김택형은 사실상 좌완 롱릴리프 불펜에 더 가깝고, 하영민은 체력적인 부분이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판단해 등판 간격을 보통의 선발 투수들보다 훨씬 더 길게 조정할 예정이다. 신인인 김해수와 최원태는 경험적인 측면에서 몇차례 많지 않은 범위 내 선발 등판 가능성이 높다. 

염경엽 감독은 "선발 4명이 지쳤다고 판단되면 5선발 로테이션이 아닌 임시 6선발 로테이션까지 굴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소 파격적이다. 하지만 염 감독은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방법을 생각하다보니 내린 결론"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3선발로 일찌감치 낙점된 한현희를 고려한 측면도 컸다. 홀드왕을 차지할 정도로 프로 무대에 대한 적응은 완벽하게 끝마쳤지만, 풀타임 선발이 처음인만큼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다. 또 피어밴드는 아직 KBO리그의 타자들을 상대로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결국 넥센이 장고 끝에 내린 독특한 선발 로테이션은 투수들의 현재 실력을 가장 냉정하게 판단한 후 여러 변수까지 고려한 결론인 셈이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오키나와(일본), 김한준 기자]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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