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전 서울 신문로 대한축구회관에서 열린 홍명보 감독 거취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허정무 협회 부회장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홍명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다.
허정무 협회부회장은 3일 오전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협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홍명보 감독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허정무 부회장은 브라질월드컵 성적과 관계없이 홍명보 감독을 한 번 더 신뢰를 보냈다.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의 경질과 유임을 두고 2일 폭넓은 회의를 했고 장고 끝에 유임으로 결정을 내렸다. 여론의 동향이 사퇴에 힘이 실렸지만 짧았던 월드컵 준비기간과 계약기간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방안으로 합의를 끌어냈다.
허정무 부회장은 미리 준비한 전문을 읽어나갔다. 그는 "국민들의 희망이 다짐했던 대표팀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사과드린다"면서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홍명보 감독의 거취 문제에 대해 허정무 부회장은 "홍명보 감독이 벨기에전이 끝나고 황보관 기술위원장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다"면서 "귀국 후 정몽규 회장이 홍명보 감독을 만나 사퇴를 만류했다.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잘 이끌어 줄 것을 당부하며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 다음은 허정무 부회장 일문일답.
- 이번 월드컵 성적을 두고 자리를 두고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나.
지금 당장 대표팀 감독이 그만 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잘 되길 지켜봐주길 바란다. 이번 월드컵을 준비한 모든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를 토대로 대책과 개선 방법을 찾겠다.
- 재신임과 실패 분석의 순서가 바뀌지 않았나.
국민과 언론 모두 홍명보 감독의 거취를 궁금해 하셔서 빨리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향후 분석을 끝내고 여러가지 대책에 대해 면밀히 준비하겠다.
- 홍명보 감독을 너무 쉽게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지 않았나.
앞으로 한국 축구를 짊어지고 가실 분들이 많다. 그러나 역사상 올림픽에 나가서 동메달을 딴 감독은 없다. 홍명보 감독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 이런 감독들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비록 실패를 했지만 져본 사람이 승리할 줄도 안다. 모든 비판을 수용하면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될 것이다.
- 홍명보 감독은 사퇴 의사를 철회했나.
처음에는 본인의 책임을 통감하고 완강하게 사퇴 의견을 내비쳤다. 그러나 회장님이 설득한 결과 한국 축구를 위해서 책임감을 가지고 헌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협회에서 책임질 사람이 있나.
책임론으로 이어가는데 정확한 분석이 나오지 않았다. 지금 이 시점에서 누가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단장으로 이끌었던 나부터 책임을 통감한다. 무엇이 최선의 방법인지 따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검토 후에 비전을 내놓겠다.
- 단장 입장에서 본 월드컵은 어땠나.
홍명보 감독은 준비하는 기간이 짧았다. 이런 부분을 볼 때 모든 면에서 미흡한 점도 많았고 준비상태도 흡족하지 않았다. 경기 내용도 부족했다. 반성하고 있다.
- 조광래 전 감독 때처럼 스폰서의 외압은 없나.
당시에 특수한 상황이 있지않았나 싶다. 전 집행부에 대해 잘 모르겠다. 외압이 있었는지 어떤 경우가 있었는지 아는 바가 없다.
- 홍명보 감독의 후임 대안이 없다는 얘기가 많은데.
처음 홍명보 감독을 선임할 때부터 대안이 없어서 막무가내로 선임하지 않았다. 각급 대표팀 지도자 선임 때는 시야를 넓혀서 그에 대한 대안을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나가는 정책을 노력하고 있다. 그런 것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기에 조금 시간을 두고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 아시안컵에서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시안컵에서 실패가 없도록 준비하겠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8 러시아월드컵이 중장기 계획이다. 어떤 방향으로 갈 지가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골든 에이지 프로그램과 유소년 육성 방안에 중점을 두겠다.
- 홍명보 감독에게 책임이 없다는 말인가.
면밀히 검토해서 책임질 일이 있다면 질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고 반성하고 있다. 실패에 대한 원인을 연구하고 있다. 한 번 실패했다고 물러나는 것도 문제라 본다. 이번 실패를 거울 삼아 앞으로 교훈이 되고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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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