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박근형·차화연의 중년 로맨스에도 장밋빛 미래가 찾아올까. 드라마 속 중년 남녀의 사랑이 순탄치만은 않다. 한 고비를 넘겼는가 싶더니 또 다른 고비가 찾아왔다.
23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극본 최현경, 연출 김남원 최병길)에서는 재민(이상엽 분)의 가족사를 들은 미주(홍수현)가 재민에게 부모님의 행복을 위해 과거 관계를 모른 체 해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결혼식 없이 혼인신고만 하기로 한 현수(박근형)와 순애(차화연)는 미주와 재민이 과거에 사귀었던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여느 때처럼 데이트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예고편에서 순애가 미주와 재민의 관계를 알게 되는가 하면, 현수가 단순한 감기가 아닌 큰 병에 걸린 것이 암시돼 다가올 큰 시련을 짐작케 했다.
소소한 갈등을 중심으로 잔잔하게 흘러가던 극은 이를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앞서 오래 전 바람난 남편과 이혼한 순애와 5년 전 상처한 현수는 여생을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기로 결심했지만 자식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두 사람의 진심을 깨달은 양가 자녀들은 이기심을 버리고 이들의 재혼을 찬성했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던 두 사람의 관계는 미주와 재민의 꼬일대로 꼬인 악연 때문에 다시 위기에 처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며느리가 될 미주와 자신의 회사에 근무하는 재민이 연인 사이였던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긴 혜신(유지인)이 재민을 북경지사로 발령 내려 하면서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을 조짐을 보였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진 않는다해도 과거 연인 지간이었던 두 사람이 하루 아침에 남매가 되는 설정은 비현실적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흔한 막장드라마의 틀을 따르는 대신 가족 간의 화합을 진정성있게 담아내며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여느 드라마들이 그렇듯 '사랑해서 남주나'에도 이복 남매, 삼각관계, 이혼, 불륜으로 이뤄진 가족 같은 자극적 요소가 꽤 있다. 하지만 이들이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을 나름 밀도있게 그려냈다. 그간 현수의 두 딸 유진(유호정)과 유라(한고은), 이들의 배다른 동생 재민이 서로에게 준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 겉은 완벽하지만 거리감이 있었던 유진-성훈(김승수) 부부가 완전히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 등이 그러했다. 하림(서지석)과의 잦은 충돌로 가족들과 서먹해진 혜신이 아들의 삶의 방식을 인정하면서 화해를 이룬 에피소드 역시 담담하지만 진지하게 담겼다.
위기에 닥친 순애와 현수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드라마들처럼 이 작품에도 젊은 남녀 주인공의 러브라인과 삼각관계가 등장한다. 그러나 중심이 되는 것은 두 사람의 황혼 로맨스고 이들을 통해 가족애를 그린다. 결국 이 드라마의 화두이자 핵심 주제는 '가족의 화합'이다.
50부작 중 40회까지 달려온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등장 인물들이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 시청자들의 이해와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느냐 아니냐다. 드라마에서 반복되는 갈등은 재미를 높일 수 있어 필연적인 장치로 여겨지지만 시청자들을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막장드라마로 흘러갈 여지가 있다.
재혼을 하는데 있어 갈등과 균열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다. 때문에 양가 자녀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꿋꿋하게 사랑을 이어나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개연성있게 그려내는 것이 관건이다. 그래야 황혼 로맨스를 조명하면서 나아가 가족의 의미까지 되짚어보는 따뜻한 가족드라마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사랑해서 남주나 이상엽 홍수현 신다은 박근형 차화연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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