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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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하지 않은 42위' 박인비, 도전은 위대했다

기사입력 2013.08.05 07:19 / 기사수정 2013.08.05 07:3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모두가 기대했던 한 시즌 4대 메이저대회 우승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누구도 도전하지 못한 4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을 향한 전진은 위대했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인 박인비(25, KB금융그룹)는 지난 4일 (이하 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골프장 올드코스(파72, 6672야드)에서 열린 2013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여자오픈(총상금 275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는 2개와 보기 6개 더블 보기 1개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6언더파 294타로 이 대회를 마감했다.

박인비의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시즌 4대 메이저대회 우승)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남녀골프 역사상 누구도 이룩하지 못한 과제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63년 만에 메이저대회 한 시즌 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만약 이번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경우 전례가 없었던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63년 만에 찾아온 기회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가 박인비의 샷 하나하나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도전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번 대회를 앞둔 박인비는 자신에게 쏠리는 뜨거운 관심에 대해 "부담감을 극복하는 것도 과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것을 즐기면서 경기를 할 예정"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1라운드 전반홀에서 박인비는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쓸어 담는 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상승세는 여기까지였다. 이후 아이언 샷과 어프로치 샷이 급격히 흔들리면서 타수를 잃기 시작했다. 2라운드에서는 1타를 잃으며 공동 22위로 추락했다.

스스로 컨디션이 좋았다고 평가한 3라운드에서는 4번홀까지 경기를 치른 뒤 강풍으로 경기가 중단됐다. 이러한 결과는 박인비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 4일 열린 3라운드 잔여 경기와 최종 4라운드에서 그는 급격히 무너지며 42위로 추락했다.

평소 강인한 멘탈로 유명한 박인비는 "압박감이 없다"며 평정심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랜드슬램 달성이라는 부담감은 만만치 않았다. 골프사에 새로운 업적을 써야한다는 무게감은 그의 어깨를 짓눌렀고 결국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대회를 마친 박인비는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는데 많은 것을 배웠다"라며 부담감이 있었음을 털어놓았다. 스스로가 지적했듯이 그린에 적응하지 못한 점과 강풍에 대처하지 못했던 점도 패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박인비는 "이 모든 것을 즐기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우승이라는 최상의 결과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누구도 근접하지 못한 과제에 도전하는 점도 뜻 깊다. 한 시즌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은 현대 골프 이후 처음 나온 기록이다. 또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이룩하지 못한 업적이다.

박인비는 "올 시즌 메이저대회에서 세 번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놀라운 시즌을 보냈다. 정말 좋은 경험을 얻었고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박인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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