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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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의 꼬치꼬치] 백민정에게 들려주고픈 말 '만초손 겸수익'

기사입력 2013.07.22 14:51 / 기사수정 2013.07.22 14:55



▲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백민정, 임혜영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한가로운 주말 온라인을 들끓게 한 백민정 페이스북 사건은 '만초손 겸수익'이란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한다. 만초손 겸수익(滿招損 謙受益). 거만하면 손해를 부르고 겸손하면 이익을 얻는다는 뜻이다.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일테지만 그중 '공인'이라 불리는 연예인들이 가장 눈여겨봐야 할 명언인 듯 싶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들에게 겸손이란 절대 잊어선 안 되는 중요한 마음가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민정의 발언은 아쉽기 그지없다.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에 출연 중인 백민정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인회 싫어, 사인회 싫어. 공연 끝나고 피곤한데 방긋 웃음 지으며 '재미있게 보셨어요? 성함이?' 방실방실 얼굴 근육에 경련난다고! 아이고 귀찮다"라고 적었다. 이와 함께 뮤지컬 배우 임혜영과 함께 사인회에 억지로 끌려가야하는 심정을 표현하는 듯한 표정과 포즈를 취한 사진을 올렸다.

논란이 거세지자 그는 같은 날 오후 트위터에 "어제 공연 후 체력적으로 너무 지쳐있는 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제 경솔한 표현으로 인해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며 사과했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뮤지컬 팬들과 대중들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배우도 사람이기에 2시간이 훌쩍 넘는 공연으로 지칠 수 있고 피곤할 수 있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스스로가 뮤지컬 배우라고 인지한다면 그런 '경솔한' 글이 대중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 건지 잠깐이라도 생각해봤어야 한다.

사인회는 공연 외적인 행사이지만 공연을 보러 온 관객에 대한 팬서비스 차원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공연의 일부나 마찬가지다. 한 마디로 프로의식이 결여돼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것을 '귀찮다'고 표현한 것은 자신이 출연하는 뮤지컬을 보기 위해 고가의 티켓을 구입해 극장을 찾아준 관객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번 일은 팬과 대중이 없다면 배우로서의 자신의 존재 이유도 무의미해진다는 것을 깨닫지 못해 일어난 일이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팬들이 없다면 뮤지컬 배우로서의 명성도, 그로 인한 자부심도 얻을 수 없다. 프로라면 적어도 자신의 행동이 어느 정도의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을지 정도는 알아야했다.

백민정의 사과에도 대중의 분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까닭은 그가 많은 이들이 보는 공개적인 SNS에 경솔한 글을 남겼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중들이 실망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가 팬들의 인기를 누리고 사는 연예인으로서의 본분과 직업 의식을 잊어서일 것이다.

이번 일이 그가 많은 관객 앞에서 무대의 주역이 돼 공연하는 자신의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겸손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지금 이 순간도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뮤지컬 배우 지망생들과 주연 배우 뒤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앙상블들, 시간을 내서 공연을 관람하는 팬들을 생각해서라도 말이다. 그래야만 "뮤지컬을 아끼는 분들의 마음을 가벼이 여긴 것이 결코 아님을 헤아려주시고"라는 당부의 말이 진심으로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백민정 ⓒ 백민정 페이스북]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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