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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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콜',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놈 목소리', 상담원이 추격

기사입력 2013.06.04 17:06 / 기사수정 2013.06.04 17:0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긴급 구조 전화를 하루종일 받는 '콜 센터 상담원'이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

영화 '더 콜'에서 인명을 살리는 이는 현장에 투입된 경찰들이 아니다. 이 영화는 피해자와 범인의 목소리를 직접들은 미국의 '911 콜센터 요원'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 피해자의 위급한 상황을 가장 피부로 가깝게 느끼는 이들이 바로 '911 콜센터 요원'들이다. '더 콜'은 콜센터 요원이 위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피해자를 위로하고 현명하게 상황을 대처하게 하는 지를 생생하게 다루었다.

유능한 911 콜센터 요원인 조던 터너(할 베리 분)는 납치 위기에 몰린 한 소녀의 전화를 받는다. 조던은 상담자를 능숙하게 대처시키며 위기를 모면시키지만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 만다. 그리고 끝내 소녀는 사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조던은 깊은 죄책감을 느낀다.

이 일을 계기로 조던은 직접 전화 받는 일을 그만 둔다. 6개월 후, 콜센터 요원들을 교육시키는데 열중하지만 우연하게 신참 요원이 당황해하는 전화를 대신 받는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케이시 웰슨(아비가일 브레스린 분)이라는 10대 소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납치범의 차 트렁크에 갇힌 케이시는 조던에게 구조 요청을 전하지만 위치 확인이 파악되지 않는다.

조던은 공포에 떨고 있는 케이시를 위로하며 상황 대처를 하나 둘씩 알려준다. 하지만 뜻밖의 사건이 하나 둘씩 닥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된다. 케이시는 간신히 생명을 부지하지만 죽음의 그림자는 서서히 다가온다. 한편 조던은 수화기 너머로 들린 범인의 목소리를 듣고 6개월 전 자신이 통화를 한 소녀를 죽인 범인이라는 것을 포착한다.

'더 콜'의 특징은 연쇄살인범의 범죄의 과정이 전화 통화로 인해 생중계 된다는 점이다. 납치된 소녀와 911 콜센터 요원의 지속적인 통화를 극은 매우 긴장감 넘치게 진행된다. 또한 고속도로에서 뜻하지 않게 발생하는 사건들이 맞물리며 영화에 대한 몰입은 점점 높아진다.



그동안 경찰들을 중심에 둔 영화들은 많았지만 콜센터 요원들을 전면으로 내세운 작품은 드물었다. 이러한 점에서 '더 콜'은 기존 납치 영화와는 다른 색다른 긴장감을 제공한다. 가장 긴장감이 넘치는 장면 중 하나는 차 트렁크 속에 갇힌 케이시가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여러 가지 표식을 남기는 행동들이다. 범죄자를 쫓기 위해 조던은 케이시에게 차 트렁크에 구멍을 뚫고 밖으로 손을 꺼내 구조요청을 보내라고 주문한다. 또한 케이시는 구멍 밖으로 페인트를 흘리며 범인의 차량이 지나간 흔적을 남긴다.

케이시는 낭떠러지에서 지푸라기라도 부여잡듯이 끈질기게 발버둥치지만 끝내 구조로 이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들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열쇠가 된다.

'더 콜'은 범죄 스릴러 물이 갖춰야할 다양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10대 금발 소녀들만 골라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 마이클 포스터(마이클 애크런드 분)는 어린 시절 아픈 상처로 인해 범죄의 늪에 빠지게 된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공간을 보여주는 소품은 관객들의 소름을 돋게 만든다. 긴장감이 넘치는 범인 추격전 외에 연쇄살인범의 심리와 이를 추격하는 조던의 집념은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그러나 콜센터 요원인 조던이 범인을 직접 쫓게 되는 과정이 설득력 없이 그려졌다. 또한 극 중반부까지 팽팽하게 이어졌던 긴장감은 2% 부족한 결말로 인해 금세 풀린다.

주인공 조던은 '몬스터 볼'(2001)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할 베리가 맡았다. 최근작인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출연한 그녀는 스릴러 영화에 새롭게 도전했다. 연쇄살인범에게 납치된 소녀 케이시를 연기한 아비가일 브레스린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수줍음 많고 얌전했던 케이시는 납치라는 엄청난 일을 겪으면서 점점 강해진다.

두 여배우의 캐릭터는 나름 괜찮았지만 사이코패스다운 강렬한 인상을 받을 수 없었던 범죄자 캐릭터는 이 영화의 약점이다. '더 콜'은 스릴러 영화의 '수작'이 되지는 못했지만 관객들이 시종일관 긴장감을 가지고 볼 수 있는 흡입력을 갖췄다. 또한 대배우 할 베리와 신예 아비가일 브레스린의 연기 호흡도 볼거리다. 청소년 관람불가, 20일 개봉 예정.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더 콜 영화 포스터, 스틸컷 ⓒ NEW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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