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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프리즘] 27. 샌안토니오 스퍼스

기사입력 2007.12.10 23:56 / 기사수정 2007.12.10 23:56

박수열 기자




'아이스 맨(Ice Man)'의 시대

원래는 지금의 연고지인 샌안토니오와 가까운 텍사스州의 댈러스를 연고로 한 댈래스 채퍼럴스(Chaperals)로 창단해 ABA에서 활약하다가 1969년 팀명을 텍사스 채퍼럴스로 바꿨다. 이후 1973년 연고지를 오늘날의 샌안토니오로 옮겨 샌안토니오 스퍼스로 다시 교체한 뒤, ABA가 재정난으로 해체되고 NBA로 흡수되면서 1976년 NBA에 가입했다.

팀명 '스퍼스(Spurs)'는 연고지를 샌안토니오로 옮기면서 팀명 공모를 통해 결정됐다. 말을 빨리 달리게 하기 위해 카우보이들의 신발 뒤에 다는 별 모양의 '박차'를 뜻하는 것으로 서부 개척시대의 텍사스를 상징한다. 또한, 팀이 박진감 있고 힘찬 전진을 하자는 의미가 있다.

스퍼스의 초창기 스타는 역시 '아이스맨' 조지 거빈을 들 수 있다. 위대한 50인 중 한 명이며 all nba 팀 7회(퍼스트 5회, 세컨드 2회), all aba 팀 2회(세컨드 2회), 올스타 선정 12회(ABA 3회, NBA 9회), 올스타 MVP(1회 1980년), 평균 26.2득점(ABA 통합 25.1득점), 통산 20708득점(ABA 통합 26595득점).

1973년 ABA의 버지니아 스콰이어스로 데뷔를 한 그는 트레이드를 통해 스퍼스 유니폼을 입었다. 거빈은 ABA에서 데뷔를 했지만, NBA에 입성한 이후 기량이 만개했다. 현역시절 동안 샌안토니오를 5번이나 지구 1위에 올렸고 그 자신 역시 1977/78시즌 이후 3연속 포함 총 4번의 득점왕을 수상했다. 거빈보다 많은 득점왕 타이틀은 월트 체임벌린과 마이클 조던뿐이며, 그와 동률은 앨런 아이버슨이다.
 
조지 거빈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그의 또 다른 별명인 '핑거롤 마스터' (레이업의 일종으로 손가락으로 튕기듯이 공을 올려놓는 슛. 포물선이 일반 레이업보다 크게 나타난다.) 그의 핑거롤은 1970년대 NBA 최강의 무기인 카림 압둘 자바의 '스카이 훅슛'에 비견될 만한 특기였다.

스카이 훅슛이 상대 수비가 도저히 쳐낼 수 없는 포물선을 그리며 림에 꽂힌다면, 거빈의 핑거롤은 아슬아슬하게 포물선을 그리며 상대가 쉽게 쳐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왠지 쳐내지 못하는 마력의 슛이었다. 이해를 쉽게 하자면 90년대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열광케 했던 슬램덩크에서 정우성이 강백호를 상대로 시도하는 '개똥슛'을 생각하면 될 듯. 물론 그런 비슷한 원리라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의 스퍼스를 생각한다면 이해할 수 없는 허약한 인사이드진으로 인해 거빈 혼자서 우승권으로 올린다는 것으로 힘든 일이었다. 결국, 1985년 거빈은 시카고 불스로 트레이드되고 조용히 은퇴를 하게 된다.

'제독(Admiral)'의 시대

허약한 인사이드진으로 골머리를 앓으며 또한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거빈을 보내고, 몇 년간 하위권을 맴돈 스퍼스는 198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그들의 숙원을 풀게 된다. 바로 이미 대학무대를 평정해버린 '해군제독' 데이비드 로빈슨.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흑인 농구선수는 대부분 힙합이나 갱의 이미지가 떠오르거나  '불우한 성장기를 보내고, 공부보다는 농구로 먹고살기 위해 일찍 프로에 뛰어든다'는 이미지. 그러나 이런 이미지와 전혀 반대의 선수가 데이비드 로빈슨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성실한 품성을 지녔으며 타의 모범이 될만한 학생이었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항상 학창시절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 학구파 선수였고, 예술 쪽에도 재능이 있어 지금도 재즈 색소폰 연주를 즐기는 선수였다.

게다가 국가에 대한 무한한 애국심을 보이며 자진해서 '농구선수로서는 최악의 선택'이라 할 수 있는 해군사관학교로 진학했다. 사관학교생활 동안 대학무대의 No.1센터를 놓치지 않았고, 비록 1988년 구(舊)소련과 舊유고에 밀려 동메달에 그치긴 했지만 장교신분의 농구선수로서 미국대표팀의 에이스로 서울올림픽에도 참가했다. 의무 군복무 기간을  마치고 2년이 지난 1989년에 입단했고 거기에 명장 래리 브라운 감독의 지도력까지 더해져 샌안토니오는 하위권에서 단숨에 서부의 강팀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탁월한 신체조건, 엄청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단련된 탄탄한 근육질 몸, 가드를 무색케 하는 광속 스피드로 무장한 90년대 초반 4대 센터의 한 명이었지만, 그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게 있었다. 바로 플레이오프(PO)무대에서의 부진과 리더십에 관해서였다.

그는 정규시즌에서는 최고의 활약을 했지만, 정작 PO무대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1993/94시즌 유타의 칼 말론, 1994/95시즌 휴스턴의 하킴 올라주원에게 완전히 밀리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그의 '유약함'에 관한 가십거리를 제공했다.

그러나 그의 PO성적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전체적으로는 괜찮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할까. 그것과 연관되어 로빈슨의 '부드러운 리더십'은 팀원과의 불화를 낳게 된다. 디트로이트로부터 영입한 최고의 리바운더이자 수비수, 데니스 로드맨이 대놓고 불만을 토로한 것. 'BAD BOYS' 출신에 '보스' 빌 레임비어를 농구 스승으로 둔 그에게 온화함과 헌신의 상징인 로빈슨은 도저히 같이 할 수 없는 인물. 결국,

팀 사상 첫 전체 승률 1위와 60승 시즌을 달성케 했던 로드맨 - 로빈슨의 슈퍼 골밑은 해체되고 만다.

이후 로빈슨은 등부상에도 불구하고, 그의 끈기와 팀에 대한 헌신을 바탕으로 에이버리 존슨 , 션 엘리엇 등과 함께 팀을 이끌지만 여전히 PO무대에서 미끄러지고 만다. 그리고 1996/97시즌 드디어 그가 등 부상으로 완전히 시즌 아웃을 하고, 팀은 로빈슨 입단 이후 20승 62패라는 10년 만에 가장 처참한 성적표를 쥐고 만다.

'미스터 기본기(Timmy)'의 시대

1997년 드래프트. 보통 드래프트가 다가오면 오프시즌에는 온갖 추측과 '누가 최고네'하는 말들이 오가고, '1번픽은 누구다'라고 저마다 예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해의 드래프트만큼 조용했던 드래프트도 없다. 이미 시즌 전부터 드래프트 로터리 추첨 날 1번픽이 결정되리라 생각하는 분위기.

그것은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 출신의 4학년 팀 던컨이 드래프트에 나왔기 때문이었다. 조용하면서도 효과적인 수비, 탁월한 기본기, 쉽게 경기를 풀게 하는 좋은 시야를 갖춘 근래 보기 드문 빅맨이었다. 스퍼스는 로빈슨의 '개점휴업'으로 인해 얻은 행운의 1번픽으로 인하여 당연히 팀 던컨을 지명했다. 그리고 탄생한 '트윈타워'.

1997/98시즌을 끝으로 시카고 불스 왕조가 막을 내리자 그 뒤를 이어 1998/99시즌 '8번시드의 기적' 뉴욕 닉스를 4승 1패로 꺾고 프랜차이즈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단축시즌 우승이라는 혹평도 있었지만, 스퍼스의 앞날은 밝았다. 참고로 2005년까지 이후 서부컨퍼러스의 파이널 진출은 스퍼스와 레이커스가 나누어 갖는다. 1998/99 스퍼스, 1999/00 ~ 2001/02 레이커스, 2002/03 스퍼스, 2003/04 레이커스, 2004/05 스퍼스.

2002/03시즌 우승을 마지막으로 데이비드 로빈슨이 은퇴하면서 스퍼스는 완전히 팀 던컨의 팀이 된다. 프랑스에서 온 탁월한 스피드의 PG 토니 파커, 아르헨티나의 영웅 SG 마누 지노빌리, 블루워커 수비의 달인 SF 브루스 보웬과 함께 팀을 이끈 팀 던컨은 2004/05, 2006/07시즌 우승을 차지하면서 통산 4번의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다.

07/08 샌안토니오의 현안

1. 주전들의 나이

 당장에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시즌이 진행되고, 다음 시즌이 되면 분명 스퍼스도 팀에 변화를 주어야 할 것이다.

개선 방안: A - 보웬과 베리, 핀리를 대신할 SF를 영입
                   B - 이번에 영입한 우도카가 잘 해주길. 그러나 이 선수가 주전감이라 하기엔 부족한 게 현실.

2. 마누의 기복

잘 될 때의 마누는 마이클 조던이 무색할 만한 슈퍼플레이를 보이지만, 안 될 때의 마누는 최악도 그런 최악이 없다. 지난 시즌과 PO에서 마누에 의해 팀이 죽었다 살아났다 하는 모습을 보았으리라.

개선 방안: A - 식스맨으로 활용. 그의 이런 모습은 주전으로 쓰기엔 너무 불안하다.
                   B - 선수들의 몸값이 폭등하는 지금 상황에서 마누의 몸값(6년 52mil)이면 적당한 수준. 마누로 1번 현안을 해결할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어떨까.

3. 약해진 인사이드

올 시즌 인사이드는 근래 스퍼스의 인사이드 중 최하가 아닐까 한다. 비록 던컨이 있지만 로버트 호리는 이미 나이가 많이 들었고, 엘슨과 오베르투를 주전 센터로 쓰기엔 성에 차지 않는다.

개선 방안: A - 그동안 좋은 움직임을 보여준 프런트를 한번 더 믿어볼밖에
                   B - 인제 그만 던컨을 센터로 쓰고(현재도 센터로 많이 뛰지만) 리그에 상대적으로 풍부한 파워포워드(PF) 선수를 영입하는 게 어떨지.



박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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