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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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김신욱, 거액 외국인 안부러운 그 이상의 토종

기사입력 2012.11.10 21:26 / 기사수정 2012.11.10 21:50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울산, 조용운 기자] 흔히 아시아 축구는 외국인 선수의 능력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K리그만 봐도 각 팀 전력의 반은 외국인 선수들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시아 전역으로 눈을 돌리면 더 뚜렷하다.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은 지금도 충분히 유럽에서 뛸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들을 부르는 데 혈안이 되어 있고 중국도 외국인 선수 투자에 적극적이다. 아시아 최고 수준의 한국 선수들도 거액의 연봉을 받고 중동과 일본에 진출해 팀의 핵심 외국인 선수로 활약하곤 한다.

이에 반해 K리그 팀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외국인 선수 투자에 적극적이지 못하다. 물론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많지만 중동과 중국에서 불러모으는 선수들에 비하면 이름값 면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K리그는 지난해 이 부분을 뼈저리게 느꼈다. 아시아 전역에 '닥치고 공격'을 전파하던 전북 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지배하고도 카데르 케이타와 나디르 벨하지를 앞세운 알 사드에 패한 것도 모조리 외국인 선수의 기량 차이였다. 에닝요와 루이스 등 K리그 정상급의 선수들도 유럽을 경험하고 자국 A대표 출신의 알 사드 외국인 진용과는 기량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올해는 머니 싸움이 더 심해져 K리그 팀들이 챔피언스리그 무대서 고전하리라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울산 현대 한 팀만 8강에 오르면서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대표팀 수준의 진용을 꾸린 울산은 거액의 외국인 선수로 무장한 팀들을 보기 좋게 부수고 다녔다. 특히 이근호를 영입하며 김신욱과 구축한 빅&스몰의 울산 공격진은 유럽에서 뛰고 온 공격수들의 파괴력을 능가했다. 울산 특유의 유기적인 역습에 최적화된 이근호와 힘과 높이로 한방을 해결해주는 김신욱의 존재는 철퇴축구를 더 빠르고 묵직하게 발전시켰다.

이들의 활약은 결승전에서도 빛났다. 울산은 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열린 '2012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를 3-0으로 대파하며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근호는 90분 내내 쉴 새 없이 알 아흘리의 진영을 휘저었다. 평소에 비해 몸이 무거워보였으나 상대 수비를 흔들기에 충분했고 후반 30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후 김승용에 정확한 크로스를 연결해 3번째 골을 도왔다.

김신욱도 2m에 육박하는 큰 키로 철퇴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신욱은 팀이 1-0으로 앞서가던 후반 22분 에스티벤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정확하게 상대 문전으로 연결해 하피냐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며 이근호의 활약에 맞장구를 쳤다.

이근호와 김신욱은 울산을 결승으로 이끌면서 스스로 해결했던 것과 달리 결승전에서는 도우미로 나섰다. 그러나 이들의 존재는 울산의 파괴력 넘치는 공격의 모든 것이었고 아시아 전역을 휩쓰는 돈의 콧대를 보기 좋게 꺾는 활약이었다.

[사진 = 이근호, 김신욱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김성진 기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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