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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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V] '캡틴' 한송이, 박수 받아 마땅한 이유

기사입력 2012.09.04 15:16 / 기사수정 2012.09.04 17:0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현재 (한)송이의 몸 상태는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계속해서 경기를 뛰다보니 체력적으로 매우 지쳐있어요. 하지만 올림픽 4강 진출팀의 자존심을 걸고 이번 AVC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여자배구는 '김연경 사태'로 시끌벅적하다. 해외 진출을 놓고 원 소속 구단인 흥국생명과 마찰을 빚으면서 사태는 장기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림픽 4강 진출의 업적을 이룬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다시 국제대회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은 '제3회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오는 7일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한다.

런던올림픽 4강행을 이끈 김형실 감독 대신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홍성진 감독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이번 대표팀에는 올림픽에 출전한 5명의 선수가 합류했다. 레프트는 한송이(28, GS칼텍스)와 한유미(30, 인삼공사)가 이끌 예정이고 중앙에는 양효진(22, 현대건설)이 버티고 있다. 김희진(20, IBK기업은행)은 라이트를 책임진다. 그리고 리베로인 김해란(28, 도로공사)도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4월 초부터 대표팀에 합류해 올림픽예선전과 그랑프리 대회 그리고 런던올림픽에 출전했다. 아깝게 메달 획득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36년 만에 올림픽 4강에 진출하는 업적을 세웠다. 올림픽을 마치고 난 뒤 곧바로 '2012 프로배구 수원컵 대회'에 출전했고 오는 10일부터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리는 AVC컵 출전을 위해 7일 출국길에 오른다.

한송이는 이번 대회에서 팀의 에이스는 물론 주장까지 맡았다. 올림픽예선전과 런던올림픽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그는 수원컵 여자부 MVP로 선정됐다. 팀의 리시브와 수비는 물론 공격까지 도맡으면서 소속 팀인 GS칼텍스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림픽 4강 진출과 소속 팀 우승에 큰 기여를 했던 그는 휴식 대신 경기 출전을 선택했다. 비록 김연경을 포함한 올림픽 멤버들이 상당수 빠졌지만 해보자는 열의는 식지 않았다.

홍 감독은 "송이는 물론 유미도 예전에 당한 부상과 피로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다. 희진이도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 것은 마찬가지다. 쉬지 않고 계속 경기를 뛰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물론 올림픽에 출전했던 대부분의 나라는 정예멤버들을 국제대회에 출전시키지 않고 있다. 이번 AVC컵에 출전하는 일본도 1.5군이나 2군을 출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역시 올림픽 멤버 5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 7명을 교체했다. 이러한 상황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가장 중요한 세터 포지션이 홍 감독의 고민이다.



홍 감독은 "대표팀에 합류한 (시)은미나 (이)소진이는 소속 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았다. 이들이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제대로 맞추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에 제대로 된 콤비플레이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세터가 불안정한 상황이라 서브리시브의 중요성은 매우 높다. 결국 리시브와 공격을 책임질 한송이의 비중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홍 감독은 이번 AVC컵 대회 목표를 '4강 진출'로 맞췄다. 홍 감독은 "팀의 대들보인 김연경이 없고 새로운 세터와 짧은 시간에 호흡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이 아니다. 4강을 목표로 잡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예상했다.

홈팀인 카자흐스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진출한 정예 멤버들이 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약팀으로 간주되던 대만마저 최근 전력이 급상승했다. 실제로 한국은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올림픽예선전에서 대만과 경기를 치를 때 고전했다. 김연경과 주전 세터인 김사니(31, 흥국생명)를 빼고 경기를 치를 때 대만은 한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결국 김연경이 다시 코트로 들어서면서 대만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홍 감독은 "대만은 일본 지도자를 영입하는 등 배구에 투자를 많이 하면서 전력이 급상승했다. 3~4년 전만해도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김연경과 주축 선수들이 빠졌지만 올림픽 4강 진출팀의 자존심은 버릴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송이는 이번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획득의 주역인 조혜정(59) 대한배구협회 이사는 "김연경의 활약은 말할 것도 없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런던올림픽 4강 진출의 최고 수훈갑으로 한송이를 꼽고 싶다. 한송이는 자신에게 서브가 끊임없이 올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느낄 것이다. 이러한 공포심을 이겨내고 잘해준 점은 대단한 일이다"고 평가했다.

박미희 KBSN 배구해설 위원도 "큰 물에서 많이 경기를 하다 보니 한송이가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모두가 잘해줬지만 이번 런던올림픽의 수훈 선수로 한송이를 빼놓을 수 없다"고 칭찬했다.

체력적으로 많이 지친 상황이지만 한송이는 올해 마지막 국제대회에 합류했다. 주장의 임무까지 맡은 그는 '올림픽 4강 진출국'의 명예를 위해 '휴식'을 버리고 코트에 뛰어들었다.



[사진 = 한송이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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