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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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리포트] 영국 단일팀에게 없었던 한가지

기사입력 2012.08.05 15:09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카디프, 진정규 런던특파원] 2012 런던올림픽에 참가한 영국 축구대표팀은 1960년 로마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구성한 ‘영국 단일팀(Team GB)’이다. ‘잉글랜드 대표’가 아닌 ‘영국’의 이름 아래 팀을 구성한 것이다. 비록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며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없이 잉글랜드와 웨일즈만이 참가했으나 ‘영국 단일팀’이라는 이름이 주는 상징적 의미만큼은 상당했다.

하지만 메달을 목표로 했던 영국 단일팀은 4일(현지시간) 카디프의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고 말았다. 압도적인 홈 관중들의 응원과 함께 두 개의 페널티킥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동원의 환상적인 중거리슈팅과 끈끈한 팀워크로 뭉친 홍명보를 상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영국 단일팀은 승부차기에서 이범영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4강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

선수 면면을 살펴보면 객관적 전력은 당연히 영국 단일팀의 우위였다. 데이비드 베컴(LA갤럭시)의 합류가 마지막에 불발되긴 했지만, 라이언 긱스(맨유)를 비롯해 톰 클레벌리(맨유), 아런 램지(아스날), 다니엘 스터리지(첼시), 크레이크 벨라미(리버풀) 등 화려한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고 조별 예선에서 2승 1무의 좋은 성적을 거두며 메달에 대한 기대를 높여왔다. 하지만 이날 열린 8강 경기는 축구가 왜 팀 스포츠인지를 보여주었던 단적인 예가 됐다. 팀을 위해 희생하고, 팀의 일원이 되어 녹아든 한국 대표팀과 달리 기량에 의존한 개인 플레이에 의존한 영국 대표팀의 희비는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영국 선수들은 기회마다 개인기와 스피드에 의존한 플레이를 시도했으며, 이는 58%의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데 분명 방해가 됐다. 영국은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페널티킥 두개를 제외하면 단 하나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반면 한국은 선수들간 움직임을 읽고 활용하며 찬스를 만들어냈다.

수비에서는 몸을 아끼지 않았다. 김영권은 정면으로 날라오는 강력한 슈팅을 헤딩으로 막아냈고, 윤석영은 크로스를 저지하기 위해 몸을 날렸다. 기성용은 다리에 쥐가 날 때까지 멈추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볐으며 정성룡 골키퍼는 리차즈와 충돌해 부상을 당하는 순간에도 공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한국 선수들은 쉬는 시간이 끝날 때마다 한데 모여서 '화이팅'을 외치며 하나의 팀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기장에 나가는 선수들을 격려할 때에는 스태프까지도 하나가 됐다. 반면 영국은 철저히 개인이었다. 한국 대표팀이 투지를 표출할 때 그들은 각자 자리에서 경기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7만 관중은 이러한 한국 선수들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으나 그들은 혼자가 아님을 알고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Team GB’에 없었던 것, 그것은 바로 ‘Team’이었다.

[사진=밀레니엄 스타디움의 소녀 팬 (C) 카디프, 진정규 런던특파원]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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