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대한골프협회의 황당한 판정이 결국 해외까지 전해지며 망신을 샀다.
지난 3일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벌어진 허인회 스코어 번복 사태를 두고 외신들은 올해 골프계에서 가장 기이한 이야기 중 하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건의 발단은 3라운드 7번 홀이었다. 허인회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휘었고, 현장 포어캐디는 아웃오브바운즈(OB)로 보고 공을 집어 들었다.
그러나 이후 허인회를 응원하던 갤러리들이 "공이 인바운드였다"고 항의했고, 대회는 약 30분 넘게 중단됐다. 뒤 조가 먼저 플레이할 정도로 혼란이 길어졌다.
문제는 대한골프협회와 대회 관계자들이 원구를 복원해 판단해야 할 상황에서 허인회에게 잠정구를 사실상 벌타 없이 계속 치게 했다. 허인회는 그 홀을 파로 마쳤고, 3라운드 69타로 경기를 끝냈다.
이상한 장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허인회는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7언더파 64타를 몰아치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연장전을 준비하던 순간 대한골프협회 규정팀은 전날 7번 홀 원구가 OB였다고 뒤늦게 결론 내리고 2벌타를 추가했다.
허인회의 3라운드 스코어는 69타에서 71타로 정정됐고, 최종 성적은 공동 선두에서 공동 3위로 떨어졌다. 공동 선수였던 허인회는 플레이오프에 나서지도 못했다.
이번 사태는 해외에서도 '기이한 사건'이라며 크게 주목 받았다.
영국 기반 골프 계정이자 현장 취재 내용을 전한 플러싱잇은 이 사건을 두고 "실패한 멀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40분간의 논쟁, 엇갈리는 판정, 그리고 막판에 부과된 페널티가 플레이오프가 될 뻔한 경기를 올해 골프계에서 가장 기이한 이야기 중 하나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미국 골프위크도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다뤘다. 골프위크는 "아시안 투어의 황당한 판정으로 골퍼가 하루 뒤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허인회가 4라운드에서 우승 퍼트 기회까지 잡았지만, 하루 전 7번 홀 판정이 뒤집히면서 연장 기회 자체를 잃었다고 설명했다.
현장 판정이 하루가 지나서야 수정됐고, 그것도 선수가 이미 최종 라운드를 마친 뒤 통보됐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경기 운영으로 보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미국 골프 매체 골프매직 역시 "매경 오픈은 우승자보다 규칙 논란으로 더 많이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회가 끝난 뒤까지 허인회 지지자들과 관계자들 사이에 충돌이 이어졌고, 허인회 아내가 SNS를 통해 영상 증거와 설명을 요구한 점도 함께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투어 측은 사후 입장문에서 판정 시기와 전달 방식에 유감을 표했다.
투어 측은 "최종적으로 대회 결과에 영향을 미친 판결의 시기와 전달 방식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초기 판정을 하루 뒤 정정하고 스트로크 앤드 디스턴스 페널티를 적용한 결정이 선수, 언론, 팬들의 비판을 불러온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허인회가 초기 판정 과정에서 심판의 조언에 따라 행동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대한골프협회 또한 4일 "GS칼텍스 매경오픈 3라운드와 최종 라운드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7번 홀 허인회 선수의 원구를 OB라고 최종 판단했으나 결정이 나오는 과정에서 몇 가지 실수가 있었다"면서 "대회 관계자 및 선수, 선수 가족, 팬 등 모든 분께 죄송하다. 본 사건을 계기로 경기 운영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사고 수습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 매뉴얼을 보완하겠다"고 전했다.
사진=대한골프협회 /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