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에서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강호 도미니카공화국과 맞붙게 된 가운데, 한국의 선발 투수로 류현진(38)이 등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해외 야구 팬들 사이에서 조롱 섞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은 오는 14일 오전 7시30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리는 2026 WBC 8강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맞붙는다. 이번 경기는 준결승 진출을 가르는 단판 승부로 치러지며, 류지현 감독은 베테랑 좌완 류현진을 선발 카드로 꺼내 들었다.
류현진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오랜 기간 활약한, 한국 야구 역대 최고의 투수 중 하나로 꼽히는 선수다.
2013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진출한 그는 특유의 정교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팀의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졌다. 메이저리그 통산 10시즌 동안 186경기에 등판해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적을 남겼다.
특히 2019년은 류현진 커리어의 정점으로 평가된다. 그는 그해 29경기에서 182⅔이닝을 던지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해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이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내셔널리그 올스타전 선발 투수로 나섰고,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2위에 오르며 아시아 투수 역사상 손꼽히는 성과를 남겼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어깨와 팔꿈치 등 잇따른 부상과 나이로 인한 구위 저하가 겹치며 전성기 때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2024년 KBO 리그 한화 이글스로의 복귀 이후 여전히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군림하던 전성기 시절과는 기량에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이 막강한 타선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류현진의 선발 등판을 두고 해외 팬들의 반응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과 중남미 야구 팬들이 다수 활동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구 트위터)에서는 한국 선발이 류현진이라는 소식이 퍼지자 곧바로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상당수는 기대보다는 조롱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한 팬은 "우리 할머니가 마이애미에 사시는데, 날아오는 야구공에 맞지 않도록 조심하시라고 말씀드려야겠다"며 도미니카 타선이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을 쏟아낼 것이라는 식의 농담을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는 "도미니카공화국이 WBC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을 세울 수도 있겠다"고 비꼬았다.
류현진 개인을 향한 동정 섞인 반응도 있었다. 한 팬은 "류현진은 참 좋은 선수였는데 왜 이런 시련을 겪어야 하느냐"라며 도미니카 타선과의 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다른 글에서는 "이럴 거면 한국 대표팀이 마이애미까지는 뭐 하러 왔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확인됐다.
이 같은 반응이 나오는 배경에는 도미니카공화국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막강한 공격력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미니카는 MLB 정상급 타자들이 대거 합류한 '초호화 라인업'을 구축하며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중심 타선에는 후안 소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훌리오 로드리게스 등 MLB 올스타급 타자들이 즐비하다.
실제 조별리그에서도 도미니카의 타선은 압도적인 화력을 과시했다. 이들은 니카라과, 네덜란드, 이스라엘, 베네수엘라를 상대하며 도합 41득점을 뽑아내는 엄청난 화력을 드러낸 바 있다.
물론 SNS 반응이 곧 경기 결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단판 승부로 치러지는 WBC 특성상 예상 밖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 과거 WBC에서 여러 차례 강팀을 상대로 이변을 연출하며 국제 대회 경쟁력을 보여준 경험이 있다.
조롱 섞인 전망 속에서도 변수는 분명 존재한다. 단기 국제대회에서는 투수 한 명의 호투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풍부한 경험을 지닌 류현진이 노련한 경기 운영과 정교한 제구를 앞세워 도미니카의 강타선을 상대로 예상 밖의 투구를 펼친다면, 현재 SNS에서 쏟아지고 있는 비관적인 전망과 조롱섞인 반응 역시 단숨에 뒤집힐 수 있다.
한국이 세계 야구 강국을 상대로 또 한 번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그리고 한국 야구의 중심을 지켜온 베테랑 좌완 류현진이 그 중심에 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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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