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금메달로 대회 초반 분위기를 끌어올렸던 이탈리아 대표팀이 내부 분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피문이 상상 외로 커지자 당사자들이 해명 및 진화에 나섰다.
발단은 남자 대표팀 간판인 피에트로 시겔의 인터뷰 발언이었다.
시겔은 훈련 뒤 언론 인터뷰에서 여자 대표팀 에이스이자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을 이어가던 아리안나 폰타나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의 대표팀 내 위치와 팀워크를 언급하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폰타나가 지난 수년간 해외에서 훈련해왔다는 점을 거론하며, 대표팀이 함께 훈련한 시간이 제한적이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나아가 대표팀이 그 기간 동안 자체적으로 팀 정체성과 결속력을 만들어 성장해왔다는 식의 설명도 덧붙였다. 시겔은 "폰타나는 우리가 같이 레이스를 하는 2분30초 정도만 같은 팀"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발언은 곧바로 현지 언론을 통해 확산됐고, 곧바로 팀 내 분란 논란으로 번졌다.
특히 폰타나가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추가하며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쇼트트랙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세우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대표팀 동료의 공개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논란이 커지자 폰타나도 공식 석상에서 입장을 밝혔다.
14일 이탈리아 전국 단위 일간지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 보도에 따르면 폰타나는 밀라노 트리엔날레에 마련된 한 행사에 참석해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남편이자 코치인 앤서니 로벨로와 미국 가족들이 동행한 자리에서 그는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지만, 이어질 경기 일정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선 시겔의 발언에 대한 질문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폰타나는 "지금 읽어봤는데 솔직히 내 관심을 받을 가치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내가 팀의 일원이 되고 싶지 않았다면, 계주 준비를 위해 보르미오에서 그들과 함께 훈련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해외에 남아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계주 준비를 위해 대표팀과 함께 국내에서 훈련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팀에 헌신해왔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파장이 커지자 시겔은 몇 시간 뒤 자신의 SNS를 통해 장문의 글을 올려 해명에 나섰다. 자신이 잘못을 인정하고 폰타나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그는 "최근 며칠 동안 내 발언 일부가 크게 논쟁을 일으켰고, 특히 아리안나에 관한 부분이 문제 됐다"며 "분명히 하고 싶다. 내 발언은 더 넓은 맥락에서 팀의 기술적 성장 과정을 설명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저 아리안나가 오랫동안 해외에서 훈련하며 대표팀과 함께한 시간이 제한적이었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뿐"이라며 "그 과정 속에서도 우리 선수들은 정체성과 단단함을 만들어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 공격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겔은 "누구를 깎아내리려는 의도도, 개인적인 공격도 아니었다"며 "아리안나는 챔피언이며 이탈리아 쇼트트랙 역사를 만든 선수다. 그녀의 메달은 종목 전체에 가시성과 신뢰를 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것은 사실이며, 그(아리안나)는 어젯밤 13번째 올림픽 메달로 다시 증명했다. 그런 성과를 이룬 선수는 박수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내 말이 보도된 방식만 보면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 그러나 결코 무례하려던 것은 아니다"라며 "빙판 위에서는 우리는 프로이고, 밖에서는 각자의 길을 간다. 하지만 이탈리아를 위해 경쟁할 때는 모두 같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트랙 위에서 이탈리아와 팀을 위해 모든 것을 쏟는다는 걸 안다. 내일은 내가 가장 잘하는 일, 즉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사진=연합뉴스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