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N '특종세상' 캡처
(엑스포츠뉴스 이유림 기자) 배우 정호근이 무속인의 길을 걷게 된 배경과 함께 가슴 아픈 가족사를 털어놨다.
5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드라마 '왕초', '상도', '정도전' 등에서 강렬한 악역으로 얼굴을 알린 정호근이 무속인의 길을 걷게 된 사연을 밝혔다.
정호근은 한창 연기 활동을 이어가던 중 약 12년 전 신내림을 받고 무속인의 삶을 선택해 대중에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신내림 이후 10년째 신당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의 근황도 함께 전해졌다.
정호근은 "신당을 운영한 지도 벌써 10년이 돼 간다. 여기서 자리를 잡고부터는 제 집이 신당이 됐다. 거의 이곳에서 먹고 자고, 빨래도 여기서 하고 잠도 여기서 잔다. 모든 일상을 신당에서 시작하고 신당에서 끝낸다"며 신당이 삶의 중심이 됐음을 전했다.
신내림을 받기 전 겪었던 고통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맨 처음에 몸이 많이 아팠다. 몸이 그냥 이곳저곳이 아픈 거다. 특히 배가 너무 아팠다. 근데 병원 가면 아무 이상 없다더라. 그리고 무언가 자꾸 귀에서 소리를 낸다"며 "어떤 때는 벌이 나는 소리가 들린다. '웨엥' 소리가 하루 종일 들려서 너무 괴로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비인후과를 갔더니 모른다더라. 분명히 뭐가 보이는 것이 있고, 귀에 들리는 것이 있으니까 정신병인가 싶어서 굉장히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당시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고백했다

MBN '특종세상' 캡처
정호근은 가족을 지키기 위한 선택으로 무속인의 길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그가 신내림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오랜 시간 이어진 집안의 깊은 아픔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저와 가장 가까운 제 친할머니께서 신의 제자셨다. 저희 집안은 신의 환란으로 인해서 굉장히 시련이 많았던 집안이다. 맨 처음엔 누나, 그 다음엔 여동생, 그 다음이 저다. 신의 환란이 한 사람만 되더라도 집안이 난리 법석이 되는데 우리는 세 사람이 그랬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여동생을 떠올리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호근은 "걔가 너무 힘들었다. 다음 생에 좋은 몸 받고, 또 건강하고 좋은 집안에 가서 이승에서 못 이루어졌던 본인의 원일 꼭 이루게 해달라고 기도한다"며 여동생을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여동생 역시 신내림을 받았다고 밝힌 그는 "허나 허리를 못 쓰게 되고, 못 걷게 되고, 목까지 못 가누게 되니까 신체 활동이 원할하지 않아 신장을 하나 적출했다. 그 이후부터도 몸이 계속 쇠약해져서 10년 버티다 작년에 갔다"며 여동생의 고된 삶을 전했다.
그는 "죄의식이 생기더라. 모든 것이 다 후회스럽고, 모든 것이 다 제 탓이라는 생각"이라며 동생의 죽음을 떠올리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며칠 뒤 동생의 납골당을 찾은 정호근은 "너무 서러워하지 말고 오빠가 항상 얘기했듯이 거기서는 편안해라"라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MBN '특종세상' 캡처
또한 정호근은 가족과 떨어져 살아온 세월과 함께, 두 자녀를 먼저 떠나보낸 아픔도 담담히 털어놨다.
그는 "막내까지 5남매였다. 우리 애는 폐동맥 고혈압이었다. 그러다가 심장까지 안 좋아졌다. 살더라도 명이 그다지 길지 못했을 것이고, 일반인처럼 살 수 없었던 병을 갖고 태어난 아이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첫 아이 잃어버리고 막내아들은 낳은 지 3일 만에 내 품에서 갔다. 가끔 제 큰딸하고 막내아들이 보고 싶어진다. 그 일이 있은 지 벌써 20년이 지났는데 그래서 부모들은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는 것"이라며 쉽게 가시지 않는 상실의 아픔을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진=MBN '특종세상'
이유림 기자 reason1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