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팀을 떠난 지 불과 5개월 만에 이리저리 표류하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가 토마스 프랭크 감독 경질 초읽기에 들어갔다.
성적 부진과 팬들의 신뢰 상실로 더 이상 동행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 소속 기자로 축구계 공신력 1티어 기자로 꼽히는 데이비드 온스테인은 18일(한국시간) NBC 스포츠 중계에서 "토트넘이 프랭크 감독을 경질하는 것은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언제 하느냐'의 문제"라고 밝혔다.
프랭크 감독의 경질이 사실상 확정적이며, 시기 조율만 남았다는 의미다.
프랭크 감독의 입지는 지난 18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 1-2 패배 이후 벼랑 끝으로 몰렸다. 강등권 팀을 상대로 홈에서 무기력하게 패하자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경기 전부터 약 100명의 팬들이 '토트넘을 위한 변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던 터라 경기 후 분위기는 더욱 험악했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는 "내일 아침이면 너는 해고될 것"이라는 굴욕적인 구호가 울려 퍼졌고, 경기장 밖에서는 팬들 간의 충돌까지 벌어졌다.
성적표는 처참하다. 토트넘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14위까지 추락했다. 리그 22경기에서 단 7승에 그쳤고, 최근 8경기 성적은 1승뿐이다. 이미 FA컵과 리그컵에서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전술적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프랭크 감독의 수비적이고 소극적인 전술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전 감독 시절의 공격적인 색채와 대비되며 팬들의 불만을 샀다.
온스테인은 "구단 내부에서 프랭크가 나쁜 감독은 아니지만 토트넘에는 맞지 않는 인물이라는 판단이 내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경기 막판 롱 스로인 전술을 위해 특정 선수를 투입하는 방식은 그가 '빅 클럽'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의 근거가 됐다.
선수단 내부에서도 방향성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온스테인은 "여러 선수들 역시 팀의 방향성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쿠두스, 히샬리송 등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악재까지 겹치며 팀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쿠두스와 히샬리송은 각각 3개월, 2개월 동안 장기 결장이 확정됐다.
토트넘 경영진은 이미 '포스트 프랭크' 체제를 준비 중이다. 영국 중계 방송사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 수뇌부가 웨스트햄전 패배 직후 긴급 회담을 가졌으며, 이미 대체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역시 "프랭크 감독은 부임 7개월 마에 지휘봉을 내려놓을 위기에 있다. 구단 내부에서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일부 관계자는 최근 몇 주간 프랭크 감독과 갈라서야 한다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다"고 전했다.
프랭크 감독이 경질될 경우 아약스 출신인 욘 헤이팅아 수석코치가 임시 감독으로 남은 시즌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차기 정식 감독 후보로는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현 미국 대표팀 감독이 1순위로 거론된다. 포체티노 감독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토트넘을 이끌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달성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사비 에르난데스 전 바르셀로나 감독 등이 후보군에 올라 있다. 최근까지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었던 사비 알론소도 토트넘 감독 후보에 올랐으나 알론소 감독이 직접 토트넘행을 부인하면서 포체티노와 사비 2파전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한편, 오는 21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프랭크 감독의 운명을 결정할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보도에 따르면 프랭크 감독은 주중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토트넘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웨스트햄전 패배 이후 프랭크 감독의 경질이 예상됐지만 최소 한 경기 더 감독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도르트문트전 승리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프랭크 감독은 직후 곧바로 경질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도르트문트를 이기더라도 감독직은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프랭크 감독이 마지막으로 토트넘 사령탑 자격을 증명할지, 그대로 지휘봉을 내려놓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