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는 지난 10년 간 아시아 투어에 열을 올렸다. 가장 최근 미국을 방문한 지 무려 8년이 다 되어 간다.
손흥민이 지금 미국에 있더라도 토트넘과 재회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이 12일(한국시간) 토트넘이 북미 대륙 투어에 나서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토트넘이 가장 마지막으로 미국 투어를 진행한 건 지난 2018년 여름으로 당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뒤 이루어졌다. 손흥민도 당시 러시아 월드컵 이후 토트넘으로 복귀해 로스앤젤레스를 방문, 현재 소속팀 LAFC의 핵심이 되는 한인 커뮤니티와 연을 맺기도 했다.
최근 토트넘은 2024년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호주 찾기로 결정하고 투어 일정을 발표했다.

토트넘은 현지시간 기준 내년 7월 29일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시드니 FC와 붙는다. 8월 1일에는 런던 라이벌 첼시와 아코르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지난 2024년에는 2023-2024시즌 직후인 5월 멜버른에서 투어를 진행했다.
이보다 1년 전인 2023-2024시즌 프리시즌 투어에선 호주 서부 도시 퍼스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친선 경기를 치르며 호주를 방문했다.
이번엔 시드니를 방문한다. 지난 2015년 시드니 FC와 맞붙은 뒤 11년 만이다.
토트넘은 "구단은 이번 투어에서도 전통에 따라 선수단과 스태프가 팬들과 교류하고, 자선 활동을 지원하며, 현지 문화를 체험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오랜 역사를 잘아하는 오즈 스퍼스 시드니 지부를 포함해 호주 전역 11개 지부 대표들과 만남도 포함된다"라고 밝혔다.
토마스 프랑크 감독은 “시드니는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스포츠 도시 중 하나다. 특히 가장 큰 라이벌인 첼시와의 경기를 포함해 두 경기를 그곳에서 치르게 돼 매우 기쁘다. 호주에 열정적인 팬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왔고, 그 점을 클럽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직접 그 열기를 경험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인 2020년대 들어서 줄곧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주로 프리시즌 투어 장소로 고르고 있다. 반대로 미국은 2018년 이후 7년째 선택하지 않고 있다.
매체는 이 점에 주목해 "토트넘의 11년 간 다섯 번째 방문이며 이 시장이 토트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명백한 신호이며 호주 프로모터와도 강력한 관계를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남아시아 시장이 토트넘에게 매우 매우 중요한 것이 비밀이 아니다. 올 시즌도 토트넘은 홍콩을 갔다. 손흥민은 자신의 홈(한국)에서 토트넘 소속 마지막 기념 경기를 펼친 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이적한 한국 투어를 갔다. 그 이전에도 토트넘은 일본과 한국을 방문했었고 2023년에는 싱가포르, 태국도 갔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코로나19 대유행 후 첫 해외 투어로 한국을 선택했고 그 이전인 2019년 투어는 싱가포르와 중국 상하이를 선택했다.
매체는 "토트넘은 2018년에 마지막으로 미국에 왔다. 그 이전에도 미국은 올랜도와 뉴저지, 테네시를 방문해 경기했다. 2015년 여름에는 콜로라도, 2014년 여름에는 시애틀과 시카고에서 경기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토트넘이 미국으로 가지 않는 이유를 전하면서 "미국은 프리미어리그 팀에게 중요한 시장이다. 토트넘도 미국에서 꽤 인기 있는 팀이다. 미국 도시에서 토트넘 서포터스 클럽을 찾을 수 있다"라며 "구단 고위층도 미국 팬들에게 무언가 하고 싶다. 전통적으로 미국과 아시아 사이에서 여름 투어를 대체하고 싶어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번갈아 가고 싶지만, 로테이션 정책이 코로나19로 흐트러졌다. 그 이후 한국 투어가 미국 투어보다 여행 제한으로 인해 계획하기 더 쉬웠다. 상황이 미국 복귀를 어렵게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올해도 여름에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미국 방문이 어려운 이유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때문이다. 대회가 48개국 참가로 확대되면서 대회 일정이 6월 대부분과 7월로 확대됐다.
미국의 초대형 경기장들이 월드컵으로 인해 에드 시런 콘서트와 같은 여러 행사가 뒤로 밀려났다.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미국에서 하던 '서머시리즈'를 아시아에서 진행하는 옵션도 고려하고 있다.
매체는 '최근 들어 구체적인 요소들이 토트넘의 핵심 시장이 북미 대륙보다 동남아시아와 호주로 이동하도록 했다. 홍콩 기반 보험 회사인 AIA생명과 장기간 파트너십을 맺어 구단이 그들의 시장에서 팬과 파트너들과 협력하도록 한다. 다음 시즌은 AIA가 구단 훈련복 스폰서가 되지만 메인 스폰서로서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손흥민의 존재감도 있었다. 매체는 "손흥민이 지난 10년간 구단의 국제적 위상을 끌어 올렸고, 토트넘이 2022년과 2024년, 그리고 올해 한국을 찾은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이 투어들은 대부분 손흥민에 대한 것이었고 정말 많은 관중을 경기장과 이벤트로 불러 모았다. 안지 포스테코글루도 호주 투어를 추진하는 이유였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재정적 요소가 컸다.
매체는 "토트넘은 여름 투어로 프로모터나 잠재적 대회로부터 수많은 제안을 받을 것이다. 재정적 고려가 항상 이런 결정에 중요하다. 단순히 보자, 얼마나 많이 벌지, 수익 공유일지 보장된 금액을 받을지, 비용이 얼마나 들지 등이 고려된다"라고 밝혔다.
토트넘은 선수단뿐만 아니라 구단 전 직원이 투어에 동행하기 때문에 이동과 숙박에 상당한 비용이 든다. 이것이 문제가 된다.
매체는 "수익 공유 모델을 사용하는 미국 투어를 보면 구단이 스스로 이동과 숙박에 비용을 대야 한다면 그 비용은 상당히 올라간다. 비행편과 훌륭한 호텔과 식비를 지출할 경우 말이다. 충분히 지원받는 프리미어리그 구단도 포화된 시장에서 여름 투어로 수익을 얻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 호주로 오는 것도 싸지 않다. 서울의 좋은 호텔에서 100명 이상이 묵으면 엄청난 비용이 든다. 하지만 이 투어들이 적은 비용과 더 나은 대진료를 받는다면 여전히 더 수익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미국의 물가와 한국 및 호주의 물가 차이가 현실적으로 토트넘이 미국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되고 있다. 현재 LAFC에서 활약하는 손흥민과 토트넘의 미국 현지 맞대결이 당분간 성사되기 어려워 보이는 이유기도 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토트넘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