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시즌 종료 후 두산 베어스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 타 구단으로 이적 협상을 진행 중인 김재환.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가 팀의 약점인 타선 보강을 위해 두산 베어스를 나온 김재환과 만난다.
만족할 만한 외국인 타자를 찾지 못한 가운데 일단 김재환과 접촉, 협상 테이블을 차릴 방침이다.
SSG 구단 관계자는 2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재환 측과 조만간 만날 예정이다. (김재환 영입을 놓고) 다양하게 내부 검토를 진행했다"며 "우리 팀은 스토브리그에서 투수력과 장타력 보강을 우선 순위에 놓고 투 트랙 보강을 생각했는데 생각처럼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SSG는 2025시즌 페넌트레이스 75승65패5무, 승률 0.536으로 3위에 올랐다. 지난해 KBO리그 사상 첫 5위 결정전 끝에 6위에 머무르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아쉬움을 털고 당당히 가을야구 무대에 복귀했다.
SSG는 2025시즌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5강 후보로 분류되지 않았다. 주전 야수들의 연령대가 높았던 데다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준 유망주도 보이지 않았다. 외부 FA(자유계약) 영입 등 뚜렷한 보강도 없었다.
하지만 SSG는 세대교체에 성공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상위권 안착에 성공했다.
팀 평균자책점은 3.63으로 리그 2위, 불펜 팀 평균자책점은 3.36으로 1위였다. 노경은-김민-이로운 등 3명이 30홀드 이상을 기록하면서 10개 구단 최강의 필승조를 구축했다. 조병현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과 함께 30세이브를 기록, 뒷문을 단단히 걸어잠갔다.

2025시즌 종료 후 두산 베어스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 타 구단으로 이적 협상을 진행 중인 김재환.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다만 SSG는 타선의 화력이 아쉬웠다. 팀 타율은 0.256으로 리그 7위, 득점(609)은 9위에 그쳤다. 팀 홈런도 127개로 5위에 머무르는 등 장타자에게 유리한 홈 구장의 이점도 크게 활용하지 못한 편이었다.
SSG는 이 때문에 2026시즌 준비 과정에서 외국인 타자 교체 및 외부 영입을 모두 검토했다. 외국인 타자의 경우 시장에서 매력적인 선수를 찾지 못한 가운데 김재환 영입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김재환은 2008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뒤 올해까지 1군 통산 1486경기, 타율 0.281, 276홈런 982타점을 기록한 좌타 거포다. 2025시즌을 끝으로 두산과 4년 총액 115억 원의 FA 계약이 종료된 뒤 2차 FA를 신청하지 않았다.
김재환은 2021시즌을 마치고 두산과 첫 FA 계약 당시 4년 계약 기간을 채운 뒤 다시 FA 자격을 취득할 경우 FA 권리 행사 없이 두산과 우선 협상을 진행, 계약이 결렬될 경우 보류선수명단 제외로 시장에 나오는 옵션을 요구했다. 두산 경쟁이 붙었던 김재환 잔류를 위해서 이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2025시즌 종료 후 두산 베어스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 타 구단으로 이적 협상을 진행 중인 김재환.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재환은 두산과 협상이 결렬된 뒤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 이적에 따른 보상금이나 보상선수 없이 9개 구단 어느 팀과도 협상할 수 있는 몸이 됐다. SSG 입장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다.
잠실을 홈으로 썼던 김재환이 전형적인 타자 친화 구장 랜더스필드에서 좋은 궁합도 기대해볼 수 있다. 김재환의 통산 랜더스필드 성적은 81경기 타율 0.288, 80안타, 24홈런, OPS 0.981이다.
문제는 김재환의 기량이다. 김재환은 2025시즌 103경기 타율 0.241(344타수 83안타) 13홈런 50타점 OPS 0.759에 그쳤다.
2024시즌 136경기 타율 0.283(474타수 134안타) 29홈런 92타점 OPS 0.893으로 부활한 듯했지만 1년 만에 다시 슬럼프에 빠졌다.
1988년생으로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김재환에게 SSG가 대형 계약을 안겨주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2025시즌 종료 후 두산 베어스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 타 구단으로 이적 협상을 진행 중인 김재환.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SSG는 2026시즌 종료 후 외야수 최지훈, 2027시즌을 마친 뒤에는 내야수 박성한이 FA 자격을 취득한다. 매년 천정부지로 치솟는 FA 선수의 몸값과 두 선수의 현재 기량 및 시장 가치를 고려하면 거액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김재환에게 마냥 큰 돈을 쥐어줄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다.
SSG가 김재환을 데려온다면 포지션 교통정리도 숙제다. 이숭용 SSG 감독은 올 시즌 중 수차례 고정 지명타자 운영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1987년생 최정의 체력 관리와 다른 야수들의 고른 기용을 위해서도 선발 지명타자를 고르게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김재환이 주 포지션 좌익수로 선발출전한 경기는 2022시즌 104경기, 2023시즌 55경기, 2024시즌 43경기, 2025시즌 35경기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