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미야자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80억 유격수' 박찬호가 2026시즌 등번호 7번을 새롭게 달 전망이다.
원래 등번호 7번 주인공이었던 투수 이교훈이 박찬호와 전화 협상을 통해 양보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맨입'으로 양보받는 그림은 아니다. 등번호 재테크가 제대로 성공했다.
박찬호는 4년 최대 총액 80억원에 두산으로 FA 이적을 결정했다. 지난 18일 공식 발표가 나온 박찬호는 오는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곰들의 모임에 참석해 두산 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넬 예정이다.
박찬호가 두산에서 달 등번호에도 관심이 쏠렸다. 박찬호는 KIA 타이거즈 시절 등번호 1번을 달고 뛰었다. 두산에선 투수 박치국이 등번호 1번을 달고 있다. 박치국에게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번호라 박찬호는 다른 등번호인 7번을 원했다.
박찬호는 구단을 통해 이교훈의 연락처를 얻어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 있는 등번호 7번 주인에게 연락을 취했다.
20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구장에서 만난 이교훈은 "(박)찬호 형이 전화를 주셔서 축하드린다고 먼저 말씀드렸다. 고맙다고 하시더니 갑자기 우리끼리 이제 협상이 필요할 듯싶다고 등번호 얘기를 꺼내시더라(웃음). 너에게 중요한 번호라서 조심스럽다고 하시길래 형이 달고 싶으면 드릴 의향이 있다고 답해드렸다. 나도 7번은 어렸을 때 단 번호 정도의 의미였을 뿐"이라고 등번호 관련 에피소드를 설명했다.
이어 "형이 계속 싫으면 싫다고 하라고 강요하는 게 아니라고 하셔서 괜찮다고 다시 말씀드렸다. 그러더니 '도장 찍어 땅땅땅'이라고 하시더라(웃음). 선물을 주시겠다길래 괜찮다고 했더니 무조건 가치 있는 선물을 주겠다고, 받으라'는 말을 하셨다"고 덧붙였다.
박찬호는 이교훈에게 가방을 선물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교훈은 "찬호 형이 가방을 선물해주고 싶다고 하셔서 좋아하는 브랜드를 고민하고 있으라고 하셨다. 그런데 내가 명품을 잘 모른다. '루이XX'이나 '구X' 이 정도만 안다. 등번호를 그리 오랫동안 달지 않았는데 이런 선물을 받게 돼 기대된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교훈은 2024시즌 1군 33경기 등판,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 7.39를 기록한 뒤 2025시즌 10경기 등판에 그쳤다. 이교훈은 김원형 감독이 부임해 처음 지휘하는 마무리 캠프에 합류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교훈은 "감독님 조언 아래 투구 메커니즘 수정을 시도했는데 결과가 좋은 듯해 다행이다. 실전 등판 때도 그런 부분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 기뻤다. 감독님의 메시지 하나하나가 정말 나에게 큰 힘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교훈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오랜 기간 1군에 붙어 있으면서 팀 성적에 도움을 주고 싶다. 그게 내 유일한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미야자키, 김근한 기자 / 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