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손흥민이 가짜뉴스 희생양이 될뻔했다.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수비수 미키 판더펜의 환상적인 단독 드리블 골이 6년 전 손흥민의 번리전 70m 드리블 골 장면을 떠올리게 하며 화제를 모은 가운데, 실제 거리와 기록을 분석한 결과 손흥민이 더 긴 거리를 질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흥민이 60m를 질주했는데 판더펜이 80m를 달렸다"는 주장은 거짓이었다.
판더펜은 5일(이하 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페이즈 4차전 FC 코펜하겐전(4-0 승리) 후반 19분 골을 기록했다.
그는 수비 진영에서 공을 탈취하자마자 폭발적인 속도로 전방을 향해 달렸고, 그대로 다섯 명의 수비수를 돌파, 골문 앞까지 홀로 질주한 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장은 열광에 휩싸였다. 해당 장면 이전에 브레넌 존슨이 퇴장을 당하면서 10명이 뛴 토트넘은 그의 득점을 기점으로 수적 열세 속에서도 분위기를 완전히 장악했고, 결국 4-0 대승을 거뒀다.
경기 후 해당 골 장면은 손흥민의 푸스카스 수상 골 장면과 직접 비교됐다.
토트넘 구단 공식 SNS는 "믿기 어려울 만큼 놀라운 일이다. 판더펜의 골은 손흥민의 푸스카스상 수상 골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고 전하며 두 장면을 나란히 공개했다.
영상에는 2019년 12월 7일 번리전 당시 손흥민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아 6명을 제치고 골을 넣는 모습과, 판더펜이 코펜하겐 수비를 뚫고 질주하는 장면이 교차 편집돼 있었다.
구단은 "두 선수 모두 거의 같은 위치에서 질주를 시작했다. 손흥민은 베르통언의 패스를 받아 여유 있게 공간을 확인했고, 판더펜은 팔리냐의 짧은 패스를 받은 뒤 본능적으로 돌파를 택했다"고 전했다.
이어 "두 장면 모두 다섯 명 이상의 수비가 에워쌌지만, 이들은 속도와 집중력으로 벽을 뚫었다. 하프라인을 넘는 순간부터 골문만 바라본 점도 같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손흥민도 직접 반응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공식 계정이 공개한 영상을 보고 "Wow… just wow(와… 그저 와)"라고 댓글을 남겼다.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경기 후 SNS에서는 손흥민과 판더펜 중 누가 더 멋진 골을 넣었는지에 대한 논의가 확산됐다.
일각에서는 수비 진영에서부터 시작된 판더펜의 드리블이 더 먼 거리를 달렸다며, 그의 승리를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통계 전문 매체 '옵타'는 6일 정확한 거리를 공개하며 정리했다. 손흥민의 승리였다.
매체는 "판더펜은 코펜하겐전에서 첫 터치부터 득점까지 10초 동안 67.7m를 드리블했다. 이는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2024년 10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에서 기록한 64.9m 드리블 골을 넘는 챔피언스리그 최장 기록"이라고 밝혔다.
다만 "손흥민보다 더 긴 거리를 달렸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옵타는 "손흥민은 2019년 번리전에서 72.3m를 공과 함께 달려 골을 넣었다"며 "판더펜의 기록보다 약 5m 더 길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 토트넘 홋스퍼 / SNS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