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펼쳐진 '코리안 더비'의 승자는 백승호였다.
버밍엄 시티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백승호는 경기 초반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고, 반면 포츠머스의 양민혁은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교체로 물러났다.
버밍엄 시티는 2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세인트 앤드루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챔피언십 13라운드 홈경기에서 포츠머스를 4-0으로 완파했다.
이 승리로 버밍엄은 리그 11위(승점 18)로 도약했으며, 포츠머스는 20위(승점 13)로 추락했다. 경기 전까지 홈에서 약 한 달 넘게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버밍엄은 이날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홈팀 버밍엄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제임스 비들이 골문을 지킨 채, 이와타 도모키, 필 노이어먼, 크리스토프 클라레, 알렉스 코크레인이 백4를 구성했다. 3선에는 토미 도일과 백승호가 배치됐고, 2선에는 패트릭 로버츠, 제이 스탠스필드, 데메라이 그레이가 출격했다. 최전방 원톱으로는 마빈 두크슈가 선발로 나섰다.
이에 맞서는 포츠머스 역시 4-2-3-1로 나섰다. 조셉 부르시치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조던 윌리엄스, 레건 풀, 말론 팩, 존 스위프트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후방 미드필드에는 헤이든 매튜스와 이바인 보와트가 나란히 섰고, 2선에는 마크 코스즈노프스키, 안드레 도즐, 양민혁이 배치됐다. 최전방 원톱으로는 매켄지 커크가 나서며 상대 골문을 노렸다.
버밍엄은 경기 시작과 함께 강한 압박과 공격 템포로 포츠머스를 몰아붙였다.
전반 1분 두크슈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부르시치에게 막히며 포문을 열었고, 전반 5분 로버츠의 패스를 받은 도일이 페널티 지역에서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스탠스필드의 킥은 골대를 맞고 나왔다.
결정적인 순간은 전반 9분 코너킥 상황에서 찾아왔다. 코크레인의 크로스를 토모키가 뒤로 흘렸고, 이를 백승호가 주저하지 않고 몸을 날려 다이빙 헤더로 공을 밀어 넣으며 팀에 귀중한 선제골을 안겼다.
이는 백승호가 지난 8월 23일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전에서 시즌 첫 골을 넣은 이후 약 두 달 만에 터진 리그 2호골로, 이후 버밍엄은 기세를 완전히 잡았다.
아후 포츠머스는 전반 23분 스위프트의 프리킥 등으로 반격을 시도했으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백승호의 선제골 이후 버밍엄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전반을 1-0으로 마쳤다.
버밍엄은 전반을 1-0으로 마친 뒤 후반전 들어 더욱 날카로운 공격력을 선보였다.
후반 11분 코너킥에서 토모키가 근거리 포스트에서 방향을 바꾸는 헤더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이어 후반 16분에는 코크레인의 프리킥을 클라러가 높이 뛰어올라 헤딩골로 연결하며 점수는 3-0으로 벌어졌다.
후반 43분, 교체 투입된 앤더슨까지 골을 넣으며 이 날 경기를 4-0 완승으로 마무리지었다. 앤더슨은 직접 얻어낸 프리킥 상황 이후, 이와타의 패스를 받아 먼 거리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수비수를 맞고 굴절된 공이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승리로 버밍엄은 지난 9월 20일 이후 약 6주 만에 홈에서 승리를 거뒀다. 최근 리그 6경기에서 단 1승도 없었던 버밍엄은 이날 완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리그 상위권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버밍엄은 이제 리그 중위권에서 안정세를 찾으며 승격 경쟁을 이어갈 수 있는 희망도 되살아났다.
이날 버밍엄의 네 골 모두 정교하게 준비된 세트피스에서 나왔고, 선수들이 조직적인 움직임과 집중력으로 상대 수비를 완전히 붕괴시켰다.
이번 경기에서 버밍엄은 코너킥 8개, 프리킥 12개를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반면 포츠머스는 단 한 차례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 종료 후 크리스 데이비스 버밍엄 감독은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이기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집중력과 함께 공격적으로 시작하려 했고, 이번 경기는 올 시즌 가장 완벽한 경기였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몇 주간 세트피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오늘 그 결과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승호는 이날 풀타임 출전하며 중원에서 활발히 움직이며 팀의 승리를 도왔다.
축구 전문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그는 90분 동안 슈팅 3회, 유효 슈팅 1회, 패스 성공률 81%(27회 중 22회 성공), 파이널 서드 지역 패스 5회, 수비 행동 5회 등 공수 양면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버밍엄 지역지 '버밍엄 라이브'는 경기 후 백승호에게 평점 8.5를 부여하며 "중원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경기 전 데이비스 감독이 백승호의 최근 폼에 대해 받은 질문에 대한 답을 경기력으로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백승호의 평점은 이날 멀티골 기여자인 이와타(9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높았다.
반면 토트넘 홋스퍼에서 포츠머스로 임대 생활을 떠난 한국 공격수 양민혁은 왼쪽 윙으로 선발 출전했으나 공격 전개 과정에서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슈팅 시도는 한 차례도 없었으며, 공중볼 경합 5회 중 승리 0회, 패스 성공률도 70% 미만에 머물렀다. 결국 팀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8분 결국 조쉬 머피와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양민혁이 속한 포츠머스는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 2패)에 빠지며 강등권 바로 위인 20위에 머물렀다. 수비 불안과 공격진 침묵이 겹친 가운데, 팀 분위기는 급격히 가라앉았다.
사진=버밍엄 / 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