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4차전 경기, 9회초 2사 1루 LG 문보경이 2루타를 날린 후 3루까지 진루에 성공하며 기뻐하고 있다. 대전,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유민 기자) "처음부터 이기고 있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LG는 3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9회 막판 대역전극을 써 내려가며 7-4 승리를 거뒀다.
선발투수로 나선 요니 치리노스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이 상대 선발 라이언 와이스의 7⅔이닝 117구 역투에 묶여 좀처럼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8회초 와이스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나서야 김현수가 따라가는 타점을 올렸는데, 그마저도 8회말 한화가 한 점을 더 달아나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그렇게 1-4로 밀리던 9회초 LG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선두타자 오지환의 볼넷에 이은 박동원의 투런홈런이 시작이었다. LG는 이후 박해민의 볼넷과 홍창기의 안타, 신민재의 진루타로 차근차근 기회를 만들었고, 김현수의 2타점 역전 우전 적시타가 터져나왔다.
이후 문보경의 우측 라인선상 적시 2루타, 오스틴 딘의 좌측 행운의 적시타가 연달아 나오면서 LG가 7-4로 경기를 뒤집었다. 9회말 마무리 유영찬이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하면서 LG가 시리즈 전적을 3승1패로 만들었다.

3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4차전 경기, 9회초 2사 1루 LG 문보경이 2루타를 날리고 있다. 대전, 김한준 기자
LG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순간, 그 중심엔 문보경이 있었다.
시즌 막판 타격 부진으로 4번타자 자리에서 밀려난 문보경은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5번 타순에 출전하며 12타수 7안타 1홈런 7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리고 이날 오스틴의 타순 조정으로 다시 4번에 복귀했고,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여전히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다. 시리즈 타율은 0.588(17타수 10안타)로 5할 이상을 사수했다.
그러나 수비에서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팀이 0-1로 끌려가던 7회말 1사 1루에서 손아섭의 땅볼 타구에 송구 실책을 범했다. 이는 결국 문현빈의 2타점 적시타로 이어지면서 추가점을 내주는 계기가 됐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문보경은 당시 상황을 돌아보며 "정확히만 던졌으면 됐는데 그냥 막 던졌다. (이겨서)다행이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9회초 마지막 타석을 두고는 "저는 (김)현수 형이 칠거라고 믿고 있었다. 혹여나 (김현수가)고의4구로 나가더라도 차라리 그런 기회가 저한테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 실수로 인해 분위기를 넘겨줬기 때문에 더 해결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3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4차전 경기, 7회말 1사 1루 LG 문보경이 한화 손아섭의 내야땅볼때 송구실책을 하고 있다. 대전, 김한준 기자
문보경은 "마지막에만 이기면 되는 거 아니겠나, 처음부터 이기고 있을 필요 없는 것 같다. 저희가 어제(29일) 당한 것도 있고, 오늘 이렇게 뒤집은 걸 보면 진짜 끝날 때까지 모르는 것 같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솔직히 이길 줄은 몰랐다. 그런데 흐름이라는 게 그 점수 차에서 뒤집히면 넘어오기 때문에 거기서 이기겠다고 생각했다"고 승리를 직감한 순간을 회상한 문보경은 "오늘 좋은 분위기 그대로 모아서 내일(31일)까지 끌고 가겠다. 내일 끝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는 각오를 덧붙였다.
사진=대전, 김한준 기자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