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홈구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런던에서 하지 못한 고별 인사를 할 예정이다.
손흥민이 최근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에 출연해 토트넘 홋스퍼 레전드 동상 프로젝트 추진 소식에 대해 얘기하면서 토트넘 복귀를 직접 입에 올렸다.
손흥민은 "그동안 이야기할 타이밍이 없었는데 이제는 말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땐 이적과 관련된 일이 진행 중이었다. 한국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지만 팬들에게 직접 작별 인사를 하지는 못했다"면서 "런던으로 돌아가 팬들 앞에서 작별 인사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팬들도 날 직접 보고 인사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날이 오면 감정적으로 매우 특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흥민 전 소속팀 토트넘은 최근 구단 전설들을 기리는 레전드 동상 건립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스퍼스웹은 지난 19일(한국시간) 토트넘이 구단 전설들을 기리는 동상 건립 게획을 준비 중이며, 팬 자문위원회와 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비나이 벤카테샴 토트넘 CEO는 최근 팬 포럼 자리에서 "동상 설치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첫 번째 동상 주인공은 팬들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팬들 사이에서는 여러 의견이 오가고 있다.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으로 꼽히는 빌 니콜슨을 시작으로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 지미 그리브스 등 레전드 후보들이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니콜슨 감독은 토트넘을 잉글랜드 최초의 시즌 2관왕 팀으로 이끌었고, 그리브스는 누구도 넘보기 힘든 득점 기록을 남겼다.
손흥민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2015년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이적한 토트넘은 지난 시즌까지 10년간 토트넘에서 뛰며 454경기 173골 101도움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남겼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국제축구연맹(FIFA)가 선정하는 한 해 최고의 골인 푸스카스상도 수상했다. 토트넘 구단 최초의 비유럽인 주장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명실상부 21세기 최고의 레전드 중 한 명으로 거듭났다.
특히 지난 5월 주장 완장을 차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17년간 지긋지긋하게 이어져오던 토트넘의 '무관' 딱지를 뗐다.
때문에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떠난 후에도 팬들은 손흥민의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꾸준히 요구했다.
지난 5월 유로파리그 우승 직후에는 팬들이 만든 손흥민 동상 합성 사진이 큰 화제를 모았고, 팀 동료였던 브라질 국가대표 공격수 히샬리송도 자신의 SNS에 합성 사진을 게시하며 "토트넘, 제발"이라고 손흥민 동상을 세워달라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구단 역사 전체를 고려해 니콜슨이나 그리브스가 첫 번째 동상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팬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구단 방침과 손흥민을 향한 압도적인 팬심을 감안하면 손흥민의 동상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앞에 세워지는 역사적인 순간을 기대해볼 만하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은 일단 토트넘에 복귀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지난 8월 초 LAFC로 이적하기 전, 한국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프리시즌 친선 경기를 치렀다. 이후 토트넘 경기를 뛰지 않았기 때문에 뉴캐슬전이 고별전이 됐다. 토트넘 홈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넬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바로 다음 경기인 바이에른 뮌헨과의 홈 친선 경기를 통해 고별 인사를 할 수도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손흥민은 서울에서 곧장 LA로 날아가 입단했다.
최근 손흥민이 '데이비드 베컴 조항'을 이용해 겨울 이적시장 때 토트넘으로 단기 임대될 수 있다는 소식까지 나왔다.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토트넘 복귀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만으로도 많은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선수로 복귀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지만 손흥민은 어떻게든 런던으로 돌아가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언제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날이 오면 손흥민의 말대로 손흥민에게나 팬들에게나 감정적으로 특별한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