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전 세계 손흥민 팬들의 화력이 또 한 번 위력을 발휘하게 될까. LAFC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올해의 골 경쟁에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겨루게 됐다.
MLS 사무국은 20일(한국시간) 2025시즌 '올해의 골' 후보를 발표하며 팬 투표 시작 알렸다. 손흥민의 리그 데뷔골이었던 환상적인 프리킥 골이 전성기 바르셀로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메시의 드리블 골과 함께 나란히 후보에 올랐다.
손흥민이 후보에 올린 골은 지난 리그 30라운드 댈러스와의 홈 경기에서 터진 그림 같은 프리킥 골이다.
박스 앞 왼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손흥민은 수비벽을 넘기는 아름다운 궤적으로 골망을 흔들며 자신의 MLS 데뷔골이자 리그 두 번째 경기 만의 득점을 신고했다.
이 골은 곧바로 '이주의 골'에 선정됐다. MLS 공식 채널도 "손흥민의 프리킥은 예술 그 자체"라며 "단순한 스타 영입 아니라 MLS 새로운 시대 상징하는 월드클래스"라고 극찬한 바 있다.
MLS 데뷔골이었던 만큼, 상징성과 스토리도 담긴 골이었다.
손흥민은 2015년부터 올해 여름까지 10년 동안 활약한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지난달 LAFC로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16-2017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활약한 손흥민은 리그 통산 333경기 127골 71도움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손 꼽히는 레전드 중 한 명이 됐던 손흥민이 유럽 생활을 청산하고 미국 MLS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국이라는 생소한 무대에서도 빠르게 적응했다. 시카고 파이어를 상대로 후반 16분 교체 투입돼 MLS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은 후반 32분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2-2 무승부를 이끌어내는 등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두 번째 경기였던 뉴잉글랜드 레볼루션 원정을 떠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당시 활약으로 손흥민은 MLS 매치데이 29 이주의 팀에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댈러스와의 경기에서는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으로 MLS 데뷔 3경기 만에 데뷔골의 기쁨을 맛봤다.
산호세 어스퀘이크스전에서 킥오프 52초만에 골을 터뜨리더니 솔트레이크 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MLS 이적 후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어진 솔트레이크와의 리턴 매치에서도 1골 1도움을 올린 손흥민은 최근 세인트루이스 시티를 상대로 2골을 넣었고, 10월 A매치를 치르고 돌아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엄청난 득점력을 보여줬다.
이 득점행진의 시작이 되는 골이 댈러스전 프리킥 골인 만큼, 1위를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메시는 22라운드에서 터뜨린 환상적인 득점이 올해의 골 후보에 올랐다. 상대 수비 4명을 단독 돌파로 무너뜨린 후 골키퍼까지 제치고 득점에 성공했다. 전성기 바르셀로나 시절을 연상시키는 환상적인 득점이었다.
메시는 이번 시즌 리그 29골로 이미 득점왕 수상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MVP 수상도 유력하다. 올해의 골까지 가져가면 MLS 개인상을 싹슬이하게 된다.
객관적인 득점 기록이나 리그 내 영향력에서는 메시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의 골에 올라온 득점도 난이도 면에서는 손흥민이 메시에 비빌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올해의 골 투표는 팬들의 투표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손흥민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
손흥민은 최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이 진행한 '역대 최고의 골잡이' 팬 투표에서 앨런 시어러, 엘링 홀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티에리 앙리 등 레전드를 압도적으로 제치고 1위에 오른 바 있다.
이때 손흥민은 자신의 팬덤이 아시아에 국한된 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규모와 화력을 갖추고 있다는 걸 증명했다. EPL 역대 최고의 선수들을 제치고 1위에 오른 손흥민의 팬덤이라면 MLS 올해의 골 팬 투표에서도 메시와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
이번 MLS 올해의 골 투표에서도 손흥민의 막강한 글로벌 팬덤이 위력을 발휘해 메시의 3관왕(MVP-득점왕-올해의 골)을 저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MLS,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