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의 활약을 지켜본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사무국이 깜짝 놀랐다.
MLS 사무국은 손흥민을 두고 "차원이 다른 선수"라며 치켜세웠다. A매치 기간 동안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차출됐다가 소속팀 로스앤젤레스FC(LAFC)로 돌아오자마자 환상적인 슈팅으로 자신의 시즌 9호 골을 터트린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위치한 딕스 스포팅 굿즈 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래피즈와의 2025시즌 MLS 정규리그 34라운드 최종전에서 전반 42분경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전 중반부터는 LAFC에 기회가 더 많았지만, 콜로라도가 탄탄한 수비를 유지한 탓에 균형이 깨지지 않고 있었던 전반전 막바지 해결사로 나선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LAFC가 내세운 4-3-3 전형에서 드니 부앙가, 티모시 틸만과 함께 공격진을 구성한 손흥민은 전반 42분 공격 파트너 부앙가가 수비 사이로 찔러준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수비수의 타이밍을 빼앗는 드리블로 수비 압박을 벗겨낸 뒤 강력한 왼발 대각선 슛을 쏴 콜로라도의 골네트를 출렁였다.
LAFC 합류 후 리그 최고 수준의 득점 페이스를 선보이던 손흥민은 이날 득점으로 시즌 9호 골을 기록, 10경기 9골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자신이 왜 MLS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지 다시 한번 증명했다. 손흥민은 LAFC 유니폼을 입고 소화한 10경기에서 9골 3도움을 올렸다.
기세가 오른 LAFC는 전반전 막판까지 공세를 펼쳤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정교한 크로스로 라이언 포르테우스의 추가 득점을 도울 기회가 있었지만, 포르테우스의 헤더가 골대를 강타하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LAFC는 후반전 중반 팀의 주장이자 베테랑 수문장인 위고 요리스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17분 골킥으로 경기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라이언 홀링스헤드의 패스를 받은 요리스가 공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해 뒤로 흘렀고, 요리스를 압박하기 위해 달려들던 콜로라도의 공격수 팩스턴 애런슨이 이를 놓치지 않고 낚아채 골문 안으로 밀어 넣으며 1-1을 만들었다.
요리스는 공을 놓친 직후 깜짝 놀라면서 공을 잡기 위해 발을 뻗어봤지만 소용없었다. 요리스가 공을 놓친 위치가 골문 바로 앞이었기 때문에 이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진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요리스의 실책이 나온 뒤 LAFC의 분위기는 급격하게 꺾였다. 반대로 상대팀 베테랑의 실수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콜로라도는 교체카드를 통해 변화를 주면서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결국 LAFC는 후반 42분 콜로라도에 역전골을 허용하며 무너지는 듯했으나, 후반 45분 앤드류 모런이 동점골을 뽑아내며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를 2-2 무승부로 마쳤다.
승점 60점(17승9무8패)으로 서부 콘퍼런스 3위를 유지한 채 정규 리그를 끝낸 LAFC는 이제 플레이오프 모드에 들어간다. LAFC의 플레이오프 첫 상대는 서부 콘퍼런스 6위 팀이자 콜로라도전에 앞서 정규 리그 33라운드에서 LAFC에 패배를 안기며 팀의 연승을 끊어냈던 오스틴 FC다.
아쉬운 무승부에도 스포트라이트는 손흥민에게 향했다.
MLS 공식 중계사 '애플TV'는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을 경기 최우수선수(MOM)으로 선정했다. 경기의 균형을 깨뜨린 손흥민의 환상적인 선제골이 MOM 선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터트린 득점 상황의 기대득점(xG)은 0.04에 불과했다.
MLS 사무국도 경기 후 공식 채널에 손흥민의 득점 장면을 편집해 업로드하면서 "손흥민은 차원이 다르다"며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손흥민의 콜로라도전 선제골은 LAFC 구단 정규 리그 통산 500호 골이기도 했다.
LAFC는 콜로라도전이 끝난 뒤 공식 채널을 통해 "오늘 선제골로 우리는 MLS 역사에서 가장 빠르게 정규 시즌 500골을 달성한 팀이 됐다. 우리는 단 260경기 만에 이 기록을 달성하면서 종전 기록을 35경기 차이로 넘어섰다"며 손흥민의 득점이 팀의 정규 리그 500호 득점이었다고 밝혔다.
손흥민과 LAFC가 이 흐름을 플레이오프로 이어가 3년 만에 MLS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가레스 베일이 활약하던 지난 2022년 MLS컵 정상에 오른 LAFC는 현재 유력한 포스트시즌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매체 '라스트 워드 온 스포츠'는 "손흥민은 LAFC에 합류한 첫 시즌에 MLS컵 우승에 도전한다. LAFC는 손흥민의 합류 후 MLS컵 우승 후보가 됐다"면서 "10경기에서 9골 3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24골을 터트린 드니 부앙가와 함께 엄청난 호흡을 자랑하는 중"이라며 MLS 포스트시즌 시작에 앞서 손흥민을 주목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