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 경기장이 텅텅 비었던 것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정 회장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은 이유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월드컵을 잘 준비해서 국민들께 기쁨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 회장은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어워즈 2025'에 참석했다.
이날 한국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이강인(PSG)이 올해의 국제선수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행사장을 찾은 정 회장은 이강인의 수상에 대해 "당연히 받아야 한다. 여러 성취가 있었지 않나"라며 "내년 월드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정 회장은 "이강인 선수도 잘하고, (이강인의) 소속팀 PSG(파리 생제르맹)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는 등 여러 성취가 있었다"며 "이번 수상으로 이강인 선수의 발전에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축구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강인 선수가 지난 A매치에서 잘했다. 파라과이전에서 멋진 어시스트를 해줬다. 이강인 선수의 활약 여부는 북중미 월드컵 성과에 중요한 변수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파라과이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이강인이 내년 열리는 2026 월드컵의 키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홍명보호는 지난 14일 파라과이와의 경기에서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한 엄지성의 선제골과 이강인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아 침착한 마무리로 상대 골네트를 흔든 오현규의 추가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파라과이전 당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2만2천여 명에 불과했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를 비롯한 유럽파들의 총출동이 예고됐고, 특히 주장 손흥민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최다 A매치 출전 기록(137경기) 경신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한 것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에 관중이 3만명이 되지 않은 건 2015년 10월 13일 자메이카와의 평가전(2만8105명) 이후 10년 만이다.
이를 두고 정 회장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브라질전과 파라과이전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경기 순서가 바뀌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긴 연휴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짚었다.
회장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이 흥행에 악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물음에는 "그런 것도 있을 수 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정 회장은 "한두 가지 이유는 아닐 것"이라면서 "앞으로 더 잘하겠다. 팬들의 관심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 잘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월드컵 잘 준비해서 국민 여러분을 기쁘게 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정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의 천안축구종합센터 이전으로 인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이야기에 "누구나 처음에는 변화를 싫어한다. 조금씩 익숙해질 것"이라며 "막상 가서 느끼는 것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세종으로 이전했을 때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몇 년 동안은 '절약 모드'로 있어야겠지만, 잘 설득해 나가겠다. 천안센터는 한국 축구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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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