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의 귀화 선수가 신태용 감독을 내쫓으려고 했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등장했다.
인도네시아 매체 '덱틱'은 16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하원의원 안드레 로시아드는 귀화 선수가 신태용 감독의 퇴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다 지난 1월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와의 계약이 해지됐다.
매체에 따르면 로시아드 의원은 신 감독이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난 이유는 대표팀의 귀화 선수가 신 감독의 경질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로시아드 의원은 "일부러 참았다. 에릭 토히르(PSSI 회장)의 지시에 따라 국가대표팀 경기 준비에 어떤 방해도 해서는 안 됐다"라며 "이제 평가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가대표팀의 실패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진행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평가해야 할 한 가지는 선수들이 국가대표팀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느끼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라며 "이는 의사 결정권자들에게 자의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귀화 선수 중 한 명이 '신태용 감독이 떠나지 않으면 내가 떠나겠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PSSI는 이 발언을 거의 부인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또 "이 이야기는 며칠,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아직까지 부인되지 않았다"라며 "이것이 신태용을 해임하려는 움직임의 시작이었다. 그것이 계기 중 하나였다"라고 전했다.
신 감독은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에 부임한 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면서 인도네시아 축구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재임 기간 동안 신 감독은 2020 미쓰비시전기컵 아세안축구연맹(AFF) 축구선수권대회(AFF컵) 준우승,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진출, 2024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4강 진출 등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그러나 PSSI는 2024 AFF컵 때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지난 1월 신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신 감독의 후임은 네덜란드의 레전드 공격수 출신 파트리크 클라위베르트 감독이 선택됐다.
AFF컵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하지만 5년 동안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 신 감독을 경질한 이유엔 인도네시아의 귀화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인도네시아는 전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귀화 정책을 펼치면서 인도네시아 혈통의 네덜란드 태생 선수들에게 여권을 발급했다. 이들을 지휘하기 위해 사령탑도 네덜란드 출신인 클라위버르트 감독을 택했다.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현역 시절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와 세계적인 구단인 바르셀로나 등에서 활약했던 전설적인 공격수였지만, 지도자로 데뷔한 이후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네덜란드의 AZ알크마르에서 수석코치직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클라위버르트는 FC트벤테 2군 감독과 퀴라소 축구대표팀 감독 대행을 거쳐 지난 2023년 6월 아다나 데미르스포르(튀르키예)의 사령탑에 앉으면서 처음으로 정식 감독직을 수행했다.
당초 클라위버르트 감독과 데미르스포르는 2년 계약을 맺었지만, 2023년 12월 계약을 상호 해지하면서 6개월 만에 결별했다.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기에 신 감독을 경질한 뒤 클라위버르트 감독을 선임하기로 한 PSSI의 결정은 많은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는데, 결국 PSSI는 신 감독을 내친 대가를 치렀다.
클라위버르트 감독과 2027년까지 유효한 2년 계약을 맺었지만,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PSSI가 원하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본선 진출 티켓을 가져오지 못했다.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4차 예선 B조에서 사우디아라비아(2-3), 이라크(0-1)에 연달아 패하면서 예선 탈락이 확정됐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자 PSSI는 16일 클라위버르크 감독과의 계약을 상호 해지했고, 결국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인도네시아에 부임한지 약 9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클라위버르트 감독을 조기 경질하면서 PSSI는 신 감독을 내친 것에 대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인도네시아의 귀화 선수가 신 감독의 경질을 요구했다는 주장까지 등장하면서 엄청난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