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홍명보호 수비진을 초토화시킨 이유가 있었다.
한국과의 친선 경기에서 멀티골을 뽑아내며 세계 최고 명문 구단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이유를 증명한 공격수 호드리구가 대승을 거둔 뒤 "오늘 경기를 월드컵 결승전이라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출신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A매치 친선 경기에서 전반 2골, 후반 3골을 퍼부어 5-0 대승을 거뒀다.
브라질은 지난 1995년 첫 대결부터 한국과 9번을 격돌했다. 이날 5골 차 승리가 역대 한국전 최다골 차 승리다.
브라질은 2026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부진했다. 8승4무6패를 기록하며 남미 10개팀 중 5위에 그쳐 본선 티켓을 간신히 잡았다.
하지만 이날 한국전에선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선수 개개인의 환상적인 개인기와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를 앞세워 백3 들고 나온 홍명보호를 탈탈 털었다.
브라질은 전반 13분 첫 골을 뽑아냈다. 터졌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에서 뛰는 중앙 미드필더 기마랑이스가 한국 미드필드 한가운데에서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뿌렸다. 이를 한국 수비 뒷공간 파고든 프리미어리그 첼시 소속 18세 공격수 이스테방이 오른발로 차 넣었다.
브라질은 이후 한국의 공격 의지를 분쇄한 뒤 전반 41분 두 번째 골을 넣었다. 호드리구가 주인공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비니시우스가 가운데로 집어넣은 볼을 호드리구 흘렸다. 이를 카세미루가 잡아 바로 앞으로 밀어줬는데 이 때 호드리구가 다시 나타나 오른발 대각선 슛을 날렸고 득점이 됐다. 태극전사들이 카세미루에 잠깐 시선을 빼앗긴 사이 호드리구가 나타나 골을 넣었다.
브라질은 후반 초반 한국 선수들의 실수를 두 차례 골로 완성했다.
후반 2분 김민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컨트롤 미숙으로 볼을 놓쳤다. 이를 이스테방이 잡은 뒤 왼발 감아차기로 득점해 이날 멀티골을 뽑아냈다.
2분 뒤 후반 4분엔 백승호가 패스미스를 범하자 브라질이 재빠르게 역공을 취했다. 호드리구가 득점하면서 역시 멀티골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선수 교체를 대거 단행해 한 골이라도 뽑아내고자 했으나 후반 32분 공세 뒤 볼을 빼앗겨 기어코 5번째 실점을 했다.
비니시우스에게 30여m 드리블에 이은 단독 찬스 때 한국 골키퍼 조현우를 페인트로 완벽하게 농락하고는 자신의 이날 경기 첫 골을 넣었다.
실력 차가 너무 커 태극전사들도 멘털이 붕괴된 듯한 모습이었다.
브라질은 실력도 좋았지만 공격 기회 때마다 악착 같이 달려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야말로 '봐 주는 게' 없었다.
호드리구가 그 이유를 밝혔다. 11일 브라질 유력 매체 '글로부'에 따르면 호드리구는 "한국전을 월드컵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임했다. 그런 마음을 그라운드에서 실행하려고 했는데 잘 됐다. 내 퍼포먼스, 팀의 퍼포먼스에 모두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어 "견고한 수비는 항상 중요하다. 전원 공격, 전원 수비를 했다. 서서히 공격이 제 기능을 발휘했다"며 남미 예선과는 다른 브라질의 퍼포먼스를 내년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월드컵 본선에서 약속했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박지영 기자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