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가 적지에서 준플레이오프 2연승을 노린다. '미운 오리' 헤르손 가라비토가 백조로 거듭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삼성은 지난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에서 SSG 랜더스를 5-2로 이겼다. 10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까지 잡는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삼성의 1차전 승리 요인은 이견의 여지 없이 선발투수 최원태의 완벽투였다. 최원태는 6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SSG 타선을 잠재웠다.
삼성은 2025시즌 페넌트레이스를 4위로 마치고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1승의 어드밴티지를 안고 5위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를 때만 하더라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은 타선 침체 여파로 지난 6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졌다. 7일 2차전 승리로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손에 넣었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1차전 아리엘 후라도, 2차전 원태인이 선발투수로 나서며 원투펀치를 모두 소모한 데다, 가라비토까지 2차전에 구원등판하면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박진만 감독은 SSG에 강했던 4선발 최원태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낙점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최원태가 예상을 뒤엎는 퍼포먼스를 펼치면서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이제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진행의 향방은 가라비토의 어깨에 달렸다. 가라비토가 2차전에서 삼성을 승리로 이끈다면 삼성은 2승을 안고 기분 좋게 안방 대구로 돌아갈 수 있다.
가라비토는 2025시즌 중 대체 외국인 선수로 삼성에 합류, 15경기 78⅓이닝 4승4패 평균자책점 2.64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4회뿐이었고, 선발 평균 이닝도 5이닝에 그쳤다. 확실하게 1경기를 책임져 주는 맛이 부족했다.
퀵모션이 길다보니 그와 붙는 상대팀은 도루를 굉장히 많이 시도한다. 성공률도 높은 편이어서 한국 특유의 '뛰는 야구'에 가라비토 적응하는 게 숙제다. 가라비토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박진만 감독은 이 때문에 시즌 중 "가라비토가 실점은 많지 않은데 우리 팀 불펜 사정상 외국인 투수가 선발등판 때 조금 긴 이닝을 던져주길 바란다"며 "가라비토는 항상 이닝 수가 짧다. 이 부분이 아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라비토는 일단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7일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구원등판, 1⅓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틀의 휴식 기간 동안 얼마나 체력을 회복했느냐가 중요하다.
박진만 감독은 "가라비토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투구수나 이런 건 제한이 없다. 갈 수 있을 때까지는 다 해려고 한다"며 "가라비토는 워낙 최원태와 비슷한 성향이다. 오늘 최원태처럼 자기 공을 믿고 적극적으로 자신 있게 던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진만 감독이 가라비토의 2차전 선발등판에 앞서 최원태를 언급한 이유는 명확하다. 최원태 역시 좋은 구위를 가졌음에도 제구 문제 속에 2025시즌 27경기 124⅓이닝 8승7패 평균자책점 4.92에 그쳤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의 반전투구는 이전과는 다른 공격적인 피칭의 결과였다.
박진만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로 기선을 제압한 만큼 2차전 역시 승부를 걸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타선이 살아난 만큼 마운드만 버텨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입장이다.
박진만 감독은 "단기전이기 때문에 밀어붙일 수 있는 상황 생기면 밀어붙이려고 노력하겠다"며 "오늘 김태훈이 홈런을 맞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때부터 불펜진이 잘해주고 있다. 선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타격 사이클 올라왔기 때문에 투수들이 더 편하게 투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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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