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오른쪽)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 수비 중 선발투수 최원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대체 불가' 안방마님 강민호가 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를 이끈 최원태를 치켜세우며 뜻밖의 벌금을 요구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에서 SSG 랜더스를 5-2로 이겼다.
삼성은 이날 선발투수로 출격한 최원태가 게임을 지배했다. 최원태는 6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SSG 타선을 봉쇄했다. 최고구속 149km/h를 찍은 투심 패스트볼을 비롯해 주무기인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SSG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어놨다.
삼성은 객관적인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부 예측에서 SSG에 열세였다. 2025시즌 페넌트레이스를 4위로 마치고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5위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고전했다. 1승의 어드밴티지를 안고도 지난 6일 1차전 패배로 7일 2차전까지 치르면서 체력 소모가 컸다. 원투펀치 아리엘 후라도, 원태인은 물론 3선발 가라비토까지 소진했다.
박진만 감독은 올해 SSG 상대 5경기 28⅓이닝 2승1패 평균자책점 3.18로 강했던 최원태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내세우는 승부수를 던졌다. 최원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무시무시한 투구로 삼성의 승리를 견인했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에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사진 김한준 기자
최원태의 준플레이오프전 승리는 선수 본인의 '가을야구 잔혹사'를 끊어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최원태는 2015년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됐다. 올해까지 1군 통산 86승을 거뒀음에도 가을야구 통산 17경기(6선발) 25이닝 승리 없이 2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1.16을 기록했던 아픔도 털어냈다.
최원태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일단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 강민호 형이 사인을 잘 내줬다. 고개를 한 번도 안 흔들고 던졌는데, 좋은 결과 있었던 것 같다"며 "그냥 스트라이크 많이 던지자고 생각했다. 맞더라도 존 안에 던지자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 코너웍이 잘 됐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민호도 "최원태가 오늘 전체적으로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았다. 내 사인을 믿고 고개를 흔들지 않고 따라와줬다"며 "나도 더 책임감을 가지고 리드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강민호는 그러면서 최원태가 자신에게 벌금을 내야 한다는 얘기도 꺼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얘기를 나눴던 게임 플랜을 최원태가 어겼다는 입장이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에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사진 김한준 기자
강민호는 "최원태에게 경기 전 '직구 구속이 147km/h 이상 나오면 벌금이다'라고 했다. 힘을 빼고 던질 것을 주문했다"며 "147km/h 이상 찍힌 공이 2~3개 있었던 것 같다. 최원태에게 벌금으로 3만원 정도를 받아야 한다"고 특유의 입담을 뽐냈다.
또 "최원태가 오늘 힘을 빼고 던진 게 좋은 투구로 이어졌다. 나도 (스트라이크 존에서) 빠지는 볼을 요구 안 했다. 일부러 더 공격적으로 리드했다. 최원태도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으로 던지려고 하지 않고 2스트라이크 이후 곧바로 승부했다"고 돌아봤다.
최원태는 2024시즌 종료 후 LG 트윈스에서 삼성으로 FA 이적, 화제를 모았다. 옵션 포함 4년 총액 70억 원의 초대형 계약이었기 때문에 삼성이 거는 기대감이 컸다.
최원태는 삼성 유니폼을 입고 2025시즌 124⅓이닝 8승7패 평균자책점 4.92로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 6일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불펜으로 투입됐지만 첫 타자에 몸에 맞는 공을 내준 뒤 곧바로 교체되는 등 마음고생이 컸다.
강민호는 "최원태 본인도 언론에서 (비판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까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난 것 같았다"며 "나는 경기 전에 최원태에게 '너무 힘으로 던지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오늘은 초구에 144km/h짜리 직구가 오길래 되겠다 싶었는데 잘 던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