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SSG 랜더스가 시리즈 첫 경기를 놓치면서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숭용 감독이 이끄는 SSG는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2-5로 패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미치 화이트가 2이닝 6피안타(2피홈런) 3사사구 3실점으로 부진했다. 화이트가 내려간 뒤에는 7명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민(1이닝 무실점), 박시후(⅓이닝 2실점), 문승원(1⅔이닝 무실점), 이로운(1이닝 무실점), 전영준(1이닝 무실점), 노경은(1이닝 무실점), 조병현(1이닝 무실점)이 차례로 구원 등판했다.
선발뿐만 아니라 타선도 기대 이하였다. 이날 SSG의 득점은 7회말 고명준의 2점 홈런이 전부였다. 경기에 출전한 SSG 타자 중 한유섬(3타수 2안타 1볼넷)만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SSG는 치열한 순위 경쟁 끝에 정규시즌을 3위로 마무리했다. 지난 4일 NC 다이노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소화한 뒤 나흘간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주축 선수들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이번 시리즈에 돌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1차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던 드류 앤더슨이 장염 증세 때문에 준플레이오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결국 SSG는 1차전 선발로 앤더슨이 아닌 화이트를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화이트는 올해 정규시즌 24경기 134⅔이닝 11승 4패 평균자책점 2.87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다만 삼성전에서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올 시즌 화이트의 삼성전 성적은 4경기 20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3.92다.
특히 화이트는 후반기 들어 삼성과 만났을 때 어려움을 겪었다. 7월 22일(대구) 경기에서 5이닝 9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4실점을 올렸고, 9월 11일(대구) 경기에서 4⅔이닝 7피안타(2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화이트 선수의 공을 경험하면서 약점을 파고들었던 게 (후반기 맞대결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화이트 선수를 처음 상대하는 게 아니라 몇 번 경험했으니까 약점이 무엇인지 안다. (약점을) 잘 파고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계획대로 경기 초반부터 SSG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1회초 이재현이 선두타자 초구 홈런으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3회초 무사 1루에서 김영웅의 2점 홈런이 터지면서 두 팀의 격차는 3점 차로 벌어졌다. 화이트가 경기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SSG는 3회초가 끝나기도 전에 불펜을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단 1점도 얻지 못한 SSG는 7이닝 만에 첫 득점을 올렸다. SSG가 0-5로 끌려가던 7회말 1사에서 최정이 9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1사 1루에서는 고명준이 삼성의 두 번째 투수 김태훈의 초구를 노려 2점 홈런을 쳤다. 두 팀의 거리는 3점 차로 좁혀졌다.
SSG는 8회말에도 득점 기회를 마련했다. 2사에서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한유섬이 안타를 쳤고, 최정의 볼넷이 나왔다. 하지만 2사 만루에서 등장한 고명준의 3루수 땅볼 때 2루주자 한유섬이 포스아웃되면서 그대로 이닝이 끝났다.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SSG는 9회말에도 점수를 뽑지 못했다. 최지훈, 류효승, 이지영이 차례로 1루수 땅볼, 삼진, 좌익수 뜬공에 그치면서 경기가 종료됐다.
SSG는 2차전 선발투수로 좌완 영건 김건우를 예고했다. 삼성의 선발투수는 헤르손 가라비토다.
김건우는 2021년 1차지명으로 SK(현 SSG)에 입단했으며, 올해 1군에서 35경기 66이닝 5승 4패 2홀드 평균자책점 3.82를 올렸다. 삼성전 성적은 6경기 9⅓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6.75였다.
시즌 내내 불안한 제구가 문제였지만, 김건우는 9월 이후 안정감을 찾았다. 지난달 23일 문학 KIA 타이거즈전에서 5⅓이닝 1피안타 2사사구 1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고,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9월 3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4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당연히 최상의 시나리오는 김건우가 최대한 길게 끌고 가는 것이지만, 불펜이 일찍 움직일 수 있다. 이숭용 감독은 "뒤에 (최)민준이가 준비할 수 있다. 내일(10일) 김건우의 투구와 상황을 살펴보면서 마운드를 운영할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SSG가 대구로 이동하기 전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인천, 김한준 박지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