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쿄, 김근한 기자) 체코전 대승으로 대회 첫 승을 거둔 한국 야구대표팀 류지현 감독이 한일전을 앞두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제 한일전 맞대결을 앞둔 가운데 구체적인 전략이나 선발 투수 공개는 끝까지 말을 아꼈다.
한국 대표팀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체코를 상대로 장타력을 앞세워 11-4 대승을 거뒀다.
이날 한국은 선발 투수 소형준이 3이닝 4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친 가운데 1회말 문보경의 선제 만루 홈런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후 셰이 위트컴의 연타석 홈런과 저마이 존스의 솔로 홈런까지 더해 체코 마운드를 폭격했다.
2009년 대회 이후 17년 만에 대회 1차전 승리를 거둔 류 감독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첫 경기는 상대를 떠나 항상 긴장감이 있다"며 "다행히 1회 만루 홈런이 나오면서 조금 더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류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좋은 과정 속에 오사카 평가전까지 이어졌고, 그 흐름이 도쿄에서도 이어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긍정적인 신호가 오는 것 같다"고 첫 승의 의미를 덧붙였다.
이날 대표팀 마운드 운영과 관련해선 큰 틀의 계획 속에서 움직였다고 밝혔다. 한국 벤치는 두 번째 투수로 예고했던 정우주를 소형준 바로 뒤에 붙이지 않고 5회에 투입했다.
류 감독은 "정우주는 선발 뒤에 바로 붙일 수도 있었고, 준비도 충분히 하고 있었다"며 "4회가 4번 타자부터 시작되는 타순이었기 때문에 노경은을 먼저 넣고, 한 템포 쉬었다가 정우주가 5회 하위 타선부터 시작하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우주가 2이닝 정도를 끌어주길 바랐는데 그 부분이 조금 흐트러진 것 외에는 투수진 운영은 괜찮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한국계 타자들의 장타력이 돋보였다. 류 감독은 오랜 기간 고민한 결과물이 나왔다고 반색했다.
류 감독은 한국계 두 타자의 활약을 두고 대표팀 구성 과정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팀 라인업을 보면 좌타자가 많은 구조"라며 "2023년 대회 때 수석코치로 참가하면서도 우타자가 부족한 부분이 가장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난해 2월 감독 선임 이후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위트컴과 존스 같은 선수들이 포함됐다. 대표팀 구성을 다양하게 하려는 노력 속에서 좌우 밸런스가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며 "예전에는 상대 벤치에서 투수들을 비교적 편하게 운영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고민하면서 들어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오는 7일 열리는 한일전으로 쏠린다. 일본 언론에서도 한일전 대비 전략과 선발 투수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하지만, 류 감독은 끝까지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한일전 선발 투수를 묻는 일본 매체의 질문에 "일본 선발 투수가 누군지 지금 알려주시면 나도 말씀드릴 수 있다"며 우문현답을 날렸다.
이어 "내일 하루 시간이 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모든 걸 결정할 수는 없다"며 "숙소로 돌아가 전략을 세우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일전 선발 라인업 역시 고민이 더 필요하다다. 류 감독은 "내일 하루 휴식일이 있기 때문에 훈련을 진행하면서 문보경의 사구 상황과 김주원의 파울 타구 이후 몸 상태 등을 확인한 뒤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류 감독은 "오늘 좋은 흐름의 공격력이 나왔다"며 "내일 하루 재정비를 하고 전략을 잘 준비해 모레 한일전을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 최대 빅매치로 꼽히는 한일전. 첫 경기 승리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한국 대표팀이 어떤 전략으로 일본을 상대할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도쿄, 김한준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