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미국에서 컨디션을 되찾은 손흥민이 생애 처음으로 정규리그 5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전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도 이어지는 정규리그 5경기에서 골을 전부 넣은 적은 없다.
프리미어리그와 손흥민이 현재 뛰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수준 차는 감안하더라도 정규리그 5경기 연속골은 기념비적인 수치가 될 수 있다.
손흥민 소속팀인 MLS LAFC는 6일 오전 10시 미국 LA BMO 경기장에서 2025 MLS 33라운드 애틀란타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를 치른다.
LAFC는 손흥민이 지난 8월 초 입단한 뒤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가을축구'로 불리는 MLS컵 플레이오프(PO) 우승 후보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LAFC는 애틀랜타전 포함 4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15승8무7패(승점 53)를 기록, 서부콘퍼런스 15개팀 중 4위를 달리고 있다.
MLS는 동·서부 콘퍼런스 각각 15개팀씩 총 30개팀 중 정규시즌 최다 승점을 올린 팀에 '서포터스 실드'를 시상하지만 미국 스포츠답게 두 콘퍼런스에서 각각 8개팀씩 참가하는 MLS컵 플레이오프를 통해 최종 우승팀은 가린다.
LAFC는 동부 콘퍼런스 1위인 필라델피아 유니언(승점 66)을 따라잡을 수 없어 '서포터스 실드' 수상은 불가능하지만 11월에 열리는 MLS컵 PO에선 트로피에 도전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LAFC가 올가을 마지막 항해에서 웃을 것으로 미국 현지에서 분석되는 가장 큰 이유가 시즌 도중 입단한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LAFC 입단 직후부터 기존 간판 공격수 드니 부앙가와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새 팀을 다른 구단에 공포의 존재로 바꿔놓았다.
둘은 앞서 지난달 28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에너자이저 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시티SC와의 2025 MLS 원정 경기에서 3골을 합작하며 LAFC 3-0 승리를 이끌었다.
아프리카 가봉 국가대표인 부앙가가 전반 15분 부앙가가 선제 결승포를 터트리자 손흥민이 전반 추가시간과 후반 15분 잇달아 골 맛을 보며 멀티골로 화답했다.
특히 둘은 최근 6경기에서 LAFC가 뽑아낸 17골을 모두 터트렸다.
지난달 24일 댈러스전(1-1무·손흥민 1골), 9월 1일 샌디에이고전(1-2패·부앙가 1골), 14일 새너제이전(4-2승·손흥민 1골·부앙가 3골), 18일 솔트레이크전(4-1승·손흥민 3골·부앙가 1골), 22일 솔트레이크전(4-1승·손흥민 1골·부앙가 3골), 28일 세인트루이스전(3-0승·손흥민 2골·부앙가 1골)까지 6경기에서 손흥민이 8골, 부앙가가 9골을 넣었다.
현지시간으로 9월 활약만 한정하면 부앙가는 8골 1도움, 손흥민은 7골 2도움이다.
이런 이유로 둘은 리오넬 메시(9월 5골 4도움)와 함께 MLS 9월 '이달의 선수' 후보에 올라 부앙가가 수상했다.
손흥민 입장에선 오자마자 '이달의 선수' 탈 수 있는 기회를 팀 동료에게 내줬으나 부앙가의 수상 자체로도 자신의 기량을 축구 신대륙 미국에서 입증한 셈이다.
MLS 사무국은 지난달 말 '역사적인 듀오! 손흥민, 드니 부앙가가 MLS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둘의 활약을 조명했고, 손흥민 입단 효과가 LAFC에 어떤 영향 미쳤는지도 설명했다.
MLS에선 손흥민과 부앙가의 콤비네이션을 과거 프리미어리그에서 47골 합작한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손케 콤비'와 비교할 정도다.
MLS는 "리그 역사상 가장 비싼 이적료로 LAFC에 합류한 손흥민이 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며 "토트넘의 레전드인 손흥민은 데뷔 후 8경기에서 8골을 터트리며 단숨에 MLS 최고 공격수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내친 김에 정규리그 5경기 연속골 역사에 도전한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정규리그 4경기 연속골을 넣은 적은 있다. 2016년 4월1일 번리전부터 15일 본머스전까지 4경기에서 5골을 넣었다. 2021년 12월2일 브렌트퍼드전부터 같은 달 26일 크리스털 팰리스전까지 연속으로 4경기에서도 경기당 한 골씩 터트렸다.
하지만 정규리그 5경기 연속골은 없었는데 미국에 오자마자 자신의 커리어 신기록에 도전하게 됐다.
손흥민이 애틀랜타전을 통해 5경기 연속 득점포를 쏘아올릴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는 분석이다. 애틀랜타가 동부 콘퍼런스 15개팀 중 14위에 그치는 등 전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반면 손흥민은 부앙가와의 콤비네이션이 절정에 달해 공격수보다 수비수들의 수준이 낮은 MLS에서 애틀랜타가 흔들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