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2회말 수비를 마친 KIA 올러가 이범호 감독의 격려를 받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가 포스트시즌 탈락을 확정한 가운데, 이범호 KIA 감독이 가장 아쉬웠던 순간으로 선발 아담 올러와 윤영철 부상을 꼽았다.
KIA는 시즌 초반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다 5월 이후 조금씩 분위기를 바꿨다. 오선우, 김석환 등 2군에서 올라온 야수들이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KIA에 위기가 찾아온 건 6월 말이었다.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지던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가 6월 2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당시 이 감독은 "올러가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6월 25일)에서 던진 뒤 (팔꿈치에) 묵직한 느낌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상 정도가 심각하진 않다는 게 사령탑의 이야기였다. 이범호 감독은 "(지금 상태에서) 올러를 며칠 더 놔뒀다가 한 번 더 던졌을 때 혹시나 상태가 안 좋을 수 있으니까 그럴 것 같으면 지금 좀 뻐근하고 무겁다고 느낄 때 한 번 빼는 게 낫겠다 싶었다"고 얘기했다.
KIA는 올러가 빠르게 돌아올 것으로 내다봤지만, 생각보다 올러의 공백이 길어졌다. 그러면서 올러는 7월 한 달간 단 한 경기도 소화하지 못했다. 8월 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복귀전을 치렀지만,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다. 올러의 8월 성적은 5경기 23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6.26이었다.

8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1회말 KIA 선발투수 윤영철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여기에 7월 초 또 한 명의 선발 자원인 윤영철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7월 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꼈고, 병원 검진 결과 굴곡근 부분 손상 소견을 받았다. 더 이상 무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후반기에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고,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이후 왼쪽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재건술을 진행했다.
27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올러가 빠지고 난 뒤 (윤)영철이가 빠지면서 선발 싸움에서 지고 들어가는 경기가 많았고, 불펜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지면서 힘든 시즌이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야수가 한 명 빠지면 여러 선수가 함께 힘을 합쳐서 잘 막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올러가 빠졌을 때 열흘이면 될 줄 알았던 게 6주가 걸렸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선수가 빠졌을 때 대체 선발이 잘 버텨줬는데, 올해는 (대체 선발이) 잘 버텨줬으나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불펜이 무너지면서 올 시즌에 실패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경기 전 KIA 이범호 감독이 국민의례를 위해 그라운드로 나와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는 7월 8~10일 한화전, 22~24일 광주 LG 트윈스전, 25~2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모두 패배하면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8월 이후에도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고, 결국 지난 25일 트래직 넘버가 소멸됐다. 잔여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이범호 감독은 "어떻게 하면 선발투수가 풀타임으로 시즌을 소화할 수 있을지 더 연구해야 할 것 같다. 그 때만 잘 넘어갔다고 하면 올해도 충분히 좋은 싸움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1~3위 팀과 9경기를 하면서 밀렸던 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고 전했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이 감독은 "팬들께 죄송한 감정이 가장 큰 것 같다. 올 시즌 실패를 발판삼아 내년에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