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미국으로 떠난 지 두 달 가까이 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트넘 홋스퍼에서는 여전히 손흥민의 유니폼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년 동안 토트넘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였고,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방점을 찍으면서 토트넘 레전드 반열에 오른 손흥민은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로 이적한 이후에도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 여전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떠난 뒤에도 손흥민 덕을 보고 있는 셈이다.
영국 매체 'LWOS'는 지난 25일(한국시간) 지금까지도 토트넘에서는 손흥민의 유니폼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LWOS'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구단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유니폼을 조사한 결과, 토트넘에서는 여전히 손흥민의 이름과 등번호 7번이 새겨진 유니폼이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며 "손흥민이 올여름 미국으로 떠났지만, 손흥민은 여전히 유니폼이 가장 많이 팔리는 선수로 남아 있다"고 했다.
손흥민이 팀에 없기 때문에 팬들은 이번 시즌 토트넘 유니폼에 손흥민의 이름과 등번호를 마킹하지 못하지만,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한정판 유니폼이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 스페셜 에디션 유니폼으로 불리는 이 품목은 현재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스페셜 에디션 유니폼을 판매하기 위해 '손흥민 컬렉션' 카테고리까지 따로 만들어놨다. 이번 시즌 토트넘의 홈 유니폼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유니폼의 뒷면에는 손흥민의 이름과 그가 토트넘에서 착용했던 등번호 7번이 새겨졌으며, 등번호 밑에는 유로파리그 우승과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토트넘 소속 출전 및 득점 기록 등 손흥민의 주요 약력이 적혀 있다.
또한 오른쪽 소매에는 손흥민을 상징하는 세리머니인 '찰칵 세리머니'를 하는 손흥민의 모습이 담긴 패치가 부착되어 있어 팬들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현재 이 유니폼은 일반 유니폼과 비슷한 수준인 한화 약 20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유니폼 외에도 손흥민의 이름과 등번호가 마킹된 티셔츠나 스웨트 셔츠, 후드 티셔츠, 응원 머플러, 비니, 주장 완장, 양말, 볼캡, 컵, 태극기 문양이 박힌 배지 등 수년간 손흥민의 마케팅적 가치를 증명했던 '손흥민 아이템'들을 손흥민 컬렉션 카테고리에서 만날 수 있다.
토트넘이 손흥민이 떠난 이후에도 손흥민 관련 굿즈를 판매하는 것은 단지 재고 처리를 위한 게 아니라, 지금 손흥민과 관련된 상품들을 판매해도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넘어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아시아의 아이콘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달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 MLS의 로스앤젤레스FC(LAFC)로 이적했을 당시 보도를 통해 "가레스 베일과 해리 케인에 이어 손흥민까지 토트넘을 떠난 지금 토트넘에는 더 이상 세계적인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며 현재로서는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뛰었던 마지막 아이콘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손흥민이 떠나더라도 크리스티안 로메로, 제임스 매디슨 등 구단을 대표하는 스타 선수들이 있기는 하나, 이 선수들은 단지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 혹은 리그 수준에서 스타로 여겨지는 선수이지 세계적 레벨에서는 손흥민과 같은 수준의 인기를 구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디 애슬레틱'은 "손흥민은 단순히 동아시아의 스타가 아니"라며 "그는 전 세계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모으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다.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토트넘의 홈구장)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관중석의 사람들 구성이 바뀌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이 지난 10년 동안 누렸던 '손흥민 효과'는 이제 LAFC가 그대로 누리고 있다.
LAFC는 손흥민 영입 직후 유니폼과 티켓 판매량이 급증했다. 홈 유니폼의 경우 이미 구하기 어려워진 상태이며, 원정 유니폼도 주문 후 한참이 지나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흥민을 영입한 LAFC의 존 토링턴 단장은 손흥민이 리오넬 메시, 르브론 제임스 등 미국 프로스포츠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들보다 더 많은 유니폼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자신했다.
또한 이전에는 매진되는 일이 거의 없었던 LAFC의 홈 경기 티켓은 이제 웃돈을 얹어야 구매할 수 있을 정도다. 한인 커뮤니티가 잘 구축되어 있는 LA의 한인들이 경기장을 찾고 있는 것은 물론, 과거 손흥민이 토트넘에 있을 때처럼 단지 손흥민의 경기를 보기 위해 LAFC의 홈구장인 BMO 스타디움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손흥민 효과'는 유니폼 판매나 티켓 파워에서 그치지 않는다.
LAFC는 손흥민 합류 후 치른 7경기에서 5승1무1패를 거두며 상승세에 올라탔다.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으며, 현지에서는 LAFC가 손흥민과 그의 파트너인 드니 부앙가의 활약을 앞세워 2022년 이후 3년 만에 MLS컵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도 있을 거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LAFC의 새 공격 콤비인 손흥민과 부앙가는 LAFC가 3연승을 달린 최근 3경기에서 무려 12골을 터트리며 LAFC의 공격을 이끄는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 토트넘 홋스퍼 / 엑스포츠뉴스DB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