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중국 언론들이 구단을 흔드는 와중에도 청두 룽청의 서정원 감독은 성적으로 증명했다.
8월 중국 슈퍼리그 5경기에서 4승1무를 거두며 청두의 슈퍼리그 선두 질주를 이끈 서 감독이 8월 이달의 감독으로 선정됐다. 서 감독의 청두는 지난달 산둥 타이샨전 2-1 승리를 시작으로 다롄 잉보(2-0 승), 칭다오 하이난(0-0 무), 윈난 위쿤(5-1 승), 그리고 상하이 포트(4-1 승)를 만났으나 단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았다.
기세가 오른 청두는 이달 들어 창춘 야타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고, 리그 3위 상하이 선화와 1-1로 비기면서 선두 자리를 지켰다. 2위 상하이 포트와의 승점은 동률이지만, 청두는 득실차(31골)에서 상하이 포트(24골)에 앞서 리그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사상 처음으로 출전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는 절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K리그1 챔피언 울산HD에 덜미가 잡혔지만, 리그에서는 꾸준히 좋은 흐름을 유지하며 우승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중국 스포츠 신문 '체단주보(타이탄 스포츠)'는 25일 "중국 슈퍼리그가 발표한 8월 최고의 감독으로 청두 룽청의 서정원 감독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체단주보'는 "서정원 감독은 8월 청두 룽청을 이끌고 리그 4경기에서 3승1무를 기록했고,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9골을 넣고 단 2골만 실점했다"며 서 감독이 슈퍼리그 8월 이달의 감독으로 선정될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체단주보'에 따르면 다롄 잉보와 칭다오 웨스트 코스트의 리그 23라운드 경기가 연기됐기 때문에 8월 이달의 감독 선정 작업은 19, 20, 21, 22라운드 성적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서 감독은 상하이 포트와의 23라운드 경기 결과를 제외하고도 8월 최고의 감독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번 성과는 서 감독이 여름 내내 중국 언론들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만든 것이기 때문에 더욱 값지다.
중국 언론들은 서 감독 사단이 지나치게 많은 연봉을 받는다고 주장하면서 청두가 곧 서 감독 사단을 내칠 거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유명 언론인 리핑캉은 서 감독이 청두를 떠나 윈난 위쿤으로 이적할 거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격분한 서 감독은 지난 7월 톈진 진먼후와의 리그 경기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금 우리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 우리는 6개월 동안 구단을 위해 참았지만, 나는 감독으로서 현재 상황을 참을 수 없고 방관할 수도 없다"며 "구단은 겨울부터 우리 코치진을 믿지 않았다. 나중에는 의무팀과 통역사를 해고했고, 모든 코치진의 계약은 3월이 되어서야 체결됐다"고 분노했다.
그는 "선수단을 보강해야 하는데 구단은 나와 아무런 소통도 하지 않았다. 나는 선수들의 임대 이적을 포함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다. 감독으로서 이런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며 "분명히 말한다. 만약 코칭 스태프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우리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빨리 말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단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서 감독은 8월 리그에서 무패를 질주하며 청두를 리그 선두에 올려놓았다.
'체단주보'는 "청두는 강력한 공격력과 훌륭한 수비로 이미 중국 슈퍼리그에서 우승할 만한 잠재력을 보유했다"며 "서정원 감독은 이전에도 중국 슈퍼리그 이달의 감독으로 수차례 선정됐으며, 그의 이번 선정은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청두는 8월에 산둥 타이산과 상하이 포트를 꺾었다. 베이징 궈안과의 승점 차가 4점, 상하이 선화전 결과까지 더해지면서 청두는 리그 우승을 위한 탄탄한 기반을 갖추게 됐다"며 청두가 충분히 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사진=체단주보 / 청두 룽청 / 청두 웨이보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