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미국 무대 적응을 마친 손흥민이 또다시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팀의 대승을 견인했다.
손흥민의 소속팀 로스앤젤레스FC(LAFC)는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로 이뤄진 '흥부 듀오'의 활약을 앞세워 최근 3경기 연속으로 4득점을 뽑아내며 연승을 질주,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은 뒤에도 흔들리지 않고 파죽지세의 흐름을 이어갔다.
LAFC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솔트레이크와의 2025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정규리그 31라운드 홈 경기에서 손흥민과 부앙가의 활약에 힘입어 4-1 대승을 거뒀다.
3연승을 내달리며 또다시 승점 3점을 획득한 MLS 서부 콘퍼런스 4위 LAFC는 승점 50점(14승8무7패) 고지를 밟으며 3위 미네소타 유나이티드(승점 54)와의 승점 차를 4점으로 좁혔다.
LAFC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일정 때문에 미네소타보다 2경기 덜 치른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경기 결과에 따라 두 팀의 순위가 뒤바뀔 여지는 충분하다.
이날도 4골을 터트리며 화력쇼를 펼친 LAFC의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이 꺼낸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손흥민은 직전 경기에서 솔트레이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솔트레이크 격파의 선봉에 섰다. 손흥민의 해트트릭 달성을 도왔던 새로운 공격 파트너 부앙가가 손흥민과 함께 출전해 해트트릭에 성공, 손흥민과 함께 LAFC의 득점을 책임졌다.
'흥부 듀오'는 전반전 초반부터 날카로운 공격으로 솔트레이크 골문을 수차례 위협했다. LAFC는 두 선수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며 상대를 압박했다.
전반 7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찌른 침투 패스를 부앙가가 받아 슈팅까지 연결했으나 상대 골키퍼에게 막힌 게 아쉬웠다.
그러나 앞서간 쪽은 솔트레이크였다. 직전 LAFC에 패배하며 고개를 숙였던 솔트레이크는 칼을 갈고 나온 것처럼 매섭게 반격해 LAFC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전반 14분 솔트레이크의 코너킥 상황이었다. 노엘 칼리스칸의 패스를 받은 브라얀 베라가 먼 거리에서 강력한 중거리슛을 쏜 것이 LAFC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LAFC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또다시 손흥민과 부앙가였다. 전반 25분 부앙가가 공을 흘려준 것을 손흥민이 왼발 슈팅으로 이어갔으나 솔트레이크의 하파엘 마르티노 골키퍼가 막아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손흥민이 올려준 공이 은코시 타파리의 헤더로 이어졌지만 골대를 때리고 말았다.
LAFC의 공세가 계속됐다. 전반 31분 부앙가가 솔트레이크 수비진을 뚫어내는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부앙가는 이어진 코너킥에서도 곧바로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것 역시 골대 위로 벗어났다.
전반 38분에는 손흥민의 절묘한 패스가 다비드 마르티네스 모랄레스에게 향했지만, 모랄레스가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면서 무산됐다.
계속해서 두드리던 LAFC는 전반전 막바지 마침내 동점을 만들었다. 손흥민과 부앙가의 합작골이었다.
전반 45분 손흥민이 가볍게 내준 공을 부앙가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1-1이 됐다. 손흥민의 리그 2호 도움이자 부앙가의 이번 시즌 20호 골. 부앙가는 이 득점으로 카를로스 벨라(93골)를 넘어 LAFC 역대 최다 득점자(94골)로 등극했다.
LAFC는 전반전이 끝나기 전 기어코 경기를 뒤집었다. 부앙가의 동점골을 도운 손흥민이 이번에는 해결사로 나섰다.
손흥밍는 전반 추가시간 모랄레스가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내준 공을 잡은 뒤 예리한 왼발 슈팅을 쏴 공을 골문 구석에 꽂아 넣었다. 손흥민의 시즌 6호 골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부앙가와 손흥민의 연속 득점 덕에 LAFC는 전반전을 2-1로 리드한 채 마무리했다.
솔트레이크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카드를 꺼내며 반전을 꾀했지만, 후반전 초반도 LAFC의 흐름이었다. 후반 6분 손흥민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걸렸고, 코너킥에서는 티모시 틸만의 슈팅이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전 중반 이후에도 경기 주도권을 쥐고 솔트레이크를 압박한 LAFC는 후반 27분 세 번째 골을 만들어내며 격차를 벌렸다. 손흥민을 기점으로 시작된 공격에 부앙가가 마침표를 찍었다.
손흥민이 내준 공을 받은 앤드류 모런이 공간으로 패스를 찔렀고, 이것을 부앙가가 잡아 일대일 찬스에서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한 골 추가했다.
손흥민이 빠진 뒤 후반 42분 부앙가가 결국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부앙가는 제레미 에보비세의 패스를 정교한 슈팅으로 연결해 또다시 솔트레이크의 골네트를 흔들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부앙가의 득점을 끝으로 더 이상의 골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는 LAFC의 4-1 대역전극으로 막을 내렸다.
손흥밍는 솔트레이크전 득점으로 최근 3경기 연속골에 성공하면서 절정의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과 멕시코를 상대한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기록까지 포함하면 최근 5경기에서 손흥민이 올린 공격포인트는 7골 2도움이다. 4년 전 세계 최고의 리그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전성기에 도달했던 손흥민의 '제2의 전성기'가 왔다고 이야기해도 이상할 게 없는 수준이다.
이제는 미국 무대 적응을 완벽하게 마친 모습이다. 지난달 뉴 잉글랜드 레볼루션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첫 MLS 공격포인트를 작성한 손흥민은 이어진 FC 댈러스전에서 MLS 데뷔골을 기록, 이후 산 호세 어스퀘이크전과 레알 솔트레이크와의 2연전에서 무려 5골 1도움을 올렸다.
손흥민의 활약에 LAFC도 웃고 있다.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은 LAFC는 손흥민을 앞세워 가레스 베일이 뛰었던 2022년 이후 3년 만에 MLS컵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이다. 현지에서도 손흥민을 LAFC 우승 도전의 키 플레이어로 꼽는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