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로스앤젤레스FC(LAFC)의 새 공격 콤비 '흥부 듀오'가 같은 날 함박웃음을 지었다.
손흥민이 미국 무대 진출 후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한 날, 손흥민의 해트트릭을 도와준 그의 새 공격 파트너 드니 부앙가도 대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의 해트트릭을 완성시킨 그의 세 번째 득점을 어시스트한 부앙가는 경기 막바지 팀의 네 번째 골을 터트리며 자신의 LAFC 소속 94호 골을 기록, LAFC의 레전드이자 전 멕시코 국가대표 공격수 카를로스 벨라를 넘어 LAFC 역대 최다 득점자로 등극했다.
LAFC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위치한 아메리카 퍼스트 필드 경기장에서 열린 레알 솔트레이크와의 2025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의 해트트릭과 부앙가의 추가골을 앞세워 4-1 대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확보한 LAFC는 승점 47점(13승8무7패)을 마크, 시애틀 사운더스(승점 45)를 제치고 MLS 서부 콘퍼런스 4위로 올라서면서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LAFC는 전반 3분과 전반 16분 터진 손흥민의 연속 득점 덕에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손흥민은 전반 3분 티모시 틸만이 경합 상황에서 밀어준 공을 직접 페널티지역까지 몰고 올라간 뒤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에서 오른발로 툭 차 넣으며 자신의 시즌 3호 골을 뽑아냈다.
이어 전반 16분에는 페널티지역 바깥쪽에서 라이언 홀링스헤드의 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로 공을 상대 골문 오른쪽 하단 구석에 꽂아 넣으며 멀티골을 기록했다.
열이 오른 손흥민의 득점포는 후반전에도 불을 뿜었다. 후반 37분 손흥민이 마침내 해트트릭을 달성한 것이다.
손흥민은 역습 상황에서 부앙가가 내준 공을 미끄러지며 슈팅으로 연결해 자신의 세 번째 골이자 시즌 5호 골 득점에 성공, MLS 진출 후 처음으로 해트트릭에 성공했다. 손흥민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23년 9월 번리전 이후 약 2년 만이다.
손흥민의 해트트릭을 완성시킨 것은 부앙가의 패스였다. LAFC의 주포이자 뛰어난 골게터인 부앙가는 직접 마무리할 수도 있었지만, 옆에서 뛰어 들어오는 손흥민을 슬쩍 본 뒤 슈팅 대신 패스를 선택했다. 손흥민도 부앙가에게 감사를 표하듯 득점 직후 부앙가를 끌어안았고, 두 사람은 함께 세리머니를 펼쳤다.
부앙가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득점이 아닌 손흥민의 해트트릭을 먼저 신경 썼다는 점은 그가 한 골만 더 넣었을 경우 LAFC 역대 최다 득점자로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부앙가는 자신이 베푼 친절을 돌려받았다. 그는 후반 43분 팀의 네 번째 골이자 자신의 시즌 19호골, 그리고 그의 이름을 LAFC 역대 최다 득점자 명단 최상단에 올려놓는 득점을 터트렸다. 손흥민이 교체되어 나간 직후였기 때문에 손흥민과 함께 축하할 수는 없었지만, 부앙가는 앞돌기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결국 LAFC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흥부 듀오'가 모두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운 것이다. LAFC는 두 선수의 활약을 앞세워 최근 6경기에서 3승2무1패라는 성적을 거두며 서부 콘퍼런스 4위까지 올라섰다.
점점 발이 맞고 있는 손흥민과 부앙가의 뛰어난 케미스트리 덕에 현지에서는 LAFC가 현재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론 2022년 이후 3년 만에 MLS컵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중이다. LAFC는 토트넘 홋스퍼에서 잠시 손흥민과 뛰기도 했던 가레스 베일이 활약하던 2022시즌 MLS컵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미국의 유력 스포츠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손흥민이 LAFC와 부앙가를 이끈다"면서 "부앙가의 새 역사가 다가오고 있지만, '블랙 앤 골드'에게는 큰 그림에서의 희망이 남아 있다. 손흥민과 부앙가가 팀을 이끌어 2022년 가레스 베일이 주도했던 이후 두 번째 MLS컵 우승을 꿈꾸고 있다"며 LAFC가 손흥민과 부앙가 듀오를 앞세워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