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김태연이 다친 상황에서 더 집중하고, 세리머니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2위 한화 이글스는 지난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14차전을 10-5 승리로 장식했다. 3연승을 내달리고 1위 LG 트윈스를 2.5경기 차로 뒤쫓았다.
한화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에이스 코디 폰세가 6이닝 6피안타 6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 완벽투로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시즌 17승을 수확, 다승왕 타이틀 경쟁에서 한 걸음 더 앞서갔다.
한화 타선도 일제히 폭발했다. 외국인 타자 루이스 리베라토는 부상 복귀 후 첫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다. 문현빈, 노시환, 하주석 등 주축 타자들도 나란히 멀티 히트를 기록하면서 키움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하지만 한화는 기분 좋은 대승에도 마냥 기쁨을 누릴 수 없었다. 팀 동료 김태연이 이날 경기 중 얼굴에 사구를 맞는 아찔한 상황을 겪고 병원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김태연은 이날 7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 했다. 한화가 1-0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 희생 번트 동작을 취하던 중 키움 선발투수 하영민이 던진 초구 140km/h짜리 직구에 얼굴을 맞으면서 쓰러졌다.
그라운드 분위기는 순식간에 굳어졌다. 한화 트레이너진은 김태연의 몸에 맞는 공 직후 곧바로 외야 펜스 뒤쪽에 대기 중인 앰뷸런스를 향해 야구장 안으로 진입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키움도 주장 송성문을 비롯해 선수들이 일제히 걱정 가득한 표정을 보였다. 하영민의 경우 사구 직후 곧바로 김태연에 다가가 미안하다는 뜻을 밝혔다. KBO리그 규정에 따라 헤드샷 사구 퇴장 조치가 내려져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까지 김태연 곁에 머무르며 수차례 사과의 제스처를 보였다.
김태연은 부축 없이 스스로 일어나 더그아웃으로 복귀했다. 정확한 부상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곧바로 충남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이동, 정밀 검진을 실시했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김태연은 CT 촬영 검진 결과 특이사항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입술 안쪽 상처 봉합 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다.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었다.
한화 선수들은 경기 종료 전까지 김태연의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없어 무거운 마음으로 경기를 뛰었다. 5회말 6득점을 뽑아내면서 7-0 리드를 잡았지만 이재원 등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경기 중 짧은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통상 경기 중 단체 미팅은 게임이 잘 풀리지 않거나 분위기가 어수선할 때 베테랑들이 소집한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이재원은 팀이 크게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동료가 다쳐 빠진 가운데 선수들에게 더 집중력 있는 플레이, 과도한 세리머니 자제를 당부했다.
하주석은 "이재원 형이 김태연이 다쳤고, 어떻게 결과가 나올지 모르니까 조금 더 집중해서 플레이하자고 말씀하셨다"며 "세리머니 같은 부분들은 조금 더 자세했으면 좋겠다고 짚어 주셨다"고 설명했다.
또 "김태연이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하더라. 치아 부분은 괜찮은 것 같다고 들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폰세도 시즌 17승을 따낸 직후 "사구를 맞은 김태연이 하루빨리 다시 함께 그라운드에 설 수 있기를 응원하겠다"며 동료의 쾌유를 기원했다.
사진=한화 이글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