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에서의 이강인과 국가대표팀에서의 이강인은 존재감부터 다르다.
PSG에서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이강인이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주는 존재감은 말 그대로 절대적이다. 출전 시간이 급감했다고 하더라도 이강인을 국가대표팀에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이강인의 영향력은 이번 9월 A매치 2연전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미국전에서 교체로, 멕시코전에서는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평소처럼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이 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핵심 전력이라는 것을 또다시 증명했다.
이강인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는 지난 10일(한국시간) 치러진 멕시코와의 경기였다.
앞서 미국전에서 후반 19분경 이동경 대신 교체 투입돼 30여분을 소화하며 몸을 끌어올린 이강인은 멕시코전에 선발 출전해 한국의 공격을 지휘했다. 미국전에 출전한 이재성이나 이동경처럼 높은 활동량을 앞세워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는 못해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특유의 번뜩이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인상을 남겼다.
특히 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들과 싸우는 것보다 오프 더 볼 움직임으로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능력이 좋은 오현규와의 합이 잘 맞았다.
수비라인 사이를 오가며 공을 받기 위해 움직이는 오현규와 적재적소에 정교한 패스를 찔러넣는 이강인의 조합은 수차례 멕시코를 위협했다. 한국이 손흥민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춘 이후 후반 30분경 두 선수가 합작한 역전골은 오현규와 이강인의 진가가 드러난 결과물이었다.
이날 이강인은 후반 35분 교체되어 나가기 전까지 긴 패스 성공 3회(100%)와 키 패스 성공 3회, 그리고 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이 75%(18/24)로 높지는 않았지만, 이강인의 도전적인 패스가 있었기에 한국이 강호 멕시코를 상대로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이강인은 9월 2연전, 그중에서도 멕시코전을 통해 자신을 향한 우려를 지웠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소속팀 PSG 내 주전 경쟁에서 밀려 로테이션 자원으로 전락하면서 출전 시간이 급격하게 줄어든 이강인의 입지는 여전히 좁은 상태다.
내년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주축 선수인 이강인이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을 늘리지 못해 경기 감각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자연스럽게 대표팀의 걱정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강인의 출전 시간 문제는 이번 소집을 앞두고도 홍명보호의 걱정거리 중 하나로 지적됐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이강인의 발끝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오히려 이강인이 아니었다면 만들지 못했을, 이강인이기에 연출이 가능했던 장면들도 있었다. 출전 시간이나 감각에 대한 우려와 관계없이 이강인이 대표팀에서는 여전히 대체 불가 자원이라는 것을 모두가 다시 한번 확인했다.
물론 이제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이강인이 지금의 경기력을 내년 월드컵 때에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하기는 힘들다. 월드컵만이 아니라 이강인 본인을 위해서라도 소속팀에서의 출전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필수다.
또한 홍명보 감독이 백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전술을 플랜A로 채택한다면 이강인의 주전 자리가 보장된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홍 감독은 미국전에서 활동량이 좋은 이재성과 이동경을 2선에 배치해 가능성을 봤다. 두 선수 모두 이강인과는 다른 유형의 2선 자원들이다. 이강인이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번 시즌에는 충분한 출전 시간을 확보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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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