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국 여자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지소연이 3년 만에 잉글랜드 무대로 전격 복귀했다.
영국 여자 프로축구 2부리그에 해당하는 여자슈퍼리그(WSL)2의 버밍엄 시티는 5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시애틀 레인 소속 지소연을 단기 임대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우리는 지소연을 영입하게돼 기쁘게 생각한다. 국제이적허가와 WSL2의 승인을 전제로 한다"고 덧붙였다.
시애틀도 "지소연이 2025년 말까지 버밍엄 시티에 임대된다. 지소연이 베테랑으로서 구단에 미친 영향에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경쟁적인 환경에서 꾸준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고자 하는 지소연의 의지가 반영됐다. 지소연이 버밍엄 시티에서 계속해서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거라 확신한다"고 배웅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또한 "버밍엄 시티가 시애틀의 지소연을 임대 영입했다. 이적시장 막바지 흥미로운 영입을 성사시켰다"며 "지난 시즌 WSL 승격에 실패했던 버밍엄 시티에게는 중요한 영입이다"라고 소개했다.
이로써 지소연은 지난해 9월 버밍엄으로 이적한 대표팀 후배 이금민과 한솥밥도 먹게 됐다.
지소연은 이미 잉글랜드 무대에서 모든 것을 이룬 레전드다. 2014년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WSL에 진출한 지소연은 첼시 위민에서 8년간 공식전 210경기에 출전해 68골을 터뜨렸다.
그 기간 동안 리그 6회, FA컵 4회 등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첼시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이후 2022년 여름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을 위해 대부분이 WK리거인 대표팀 선수들과 더욱더 호흡을 맞추고 WK리그 흥행을 이끌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1월에는 여자축구 최고 리그인 미국 NWSL의 시애틀 레인으로 이적하며 도전을 이어갔다.
국가대표로서도 지소연은 남녀를 통틀어 A매치 최다 출전(169경기) 및 최다 득점(74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동아시안컵에서는 20년 만의 우승에 힘을 보태는 등 여전한 클래스를 과시했다.
이처럼 정상의 자리에서 뛸 수 있는 기량이 충분함에도 지소연이 2부 리그를 택한 이유는 새로운 동기부여와 도전 때문으로 보인다.
지소연은 버밍엄 시티 구단을 통해 "잉글랜드에서 다시 뛰는 게 기대된다. 구단의 야망이 마음에 든다. 버밍엄 시티의 1부 승격 여정을 도우며 팬들에게는 흥미진진한 축구를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는 우승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덧붙이며 승격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1991년생으로 34세가 된 지소연이 영국 리그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개인의 영광 뿐만 아니라 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는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준다.
한국 여자축구 레전드인 지소연이 잉글랜드 2부 리그에서 또 다른 성공 신화를 써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시애틀,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