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중국 축구가 계속되는 추락에 결국 '공개 구인이라는 최후의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그동안 감독 선임에 난항을 겪었던 중국 축구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국가대표팀 감독을 공개 모집하는 이례적 행보에 나섰다.
중국축구협회는 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석인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공개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지원 마감일은 오는 20일이다.
지난 6월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 경질 이후 후임 감독을 찾지 못해 임시 감독 체제로 동아시안컵을 치렀던 중국 축구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3개월 가량 중국을 이끌 명장을 선임하려고 노력했던 중국이 감독직을 맡으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자 결국 공개 구인 공고라는 방식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축구협회가 내건 조건은 이렇다. 국적은 무관하지만 연령은 원칙적으로 60세 이하여야 한다.
프로급 지도자 자격증을 소지해야 하며,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대륙 연맹이 주관하는 공식 대회의 결승 라운드를 지휘해 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 혹은 유럽이나 아시아 상위 리그 감독 경험이 있어야 한다.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기본이고, 사회적 이미지가 우수해야 하며 범죄 기록이 없어야 하는 등 인성적 측면까지 고려했다.
국가대표팀 감독 관련 업무의 정상적인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도핑법 위반 등 법적 문제도 없어야 할 것을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목표로는 대표팀 경기력과 FIFA랭킹의 지속적 향상, 2030 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을 명시했다. 다만 현재 중국 축구가 처한 현실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달성 불가능한 목표에 가까운 과제다.
이반코비치 감독 경질 후 유력 후보들이 연이어 고사하는 상황에서 절박해진 중국축구협회의 고뇌가 느껴진다.
중국 현지에서는 그동안 수많은 이름들이 거론돼 왔다. 마르첼로 리피 전 감독을 비롯해 파비오 칸나바로, 파울루 벤투, 심지어 지난해까지 한국을 이끌었던 위르겐 클린스만이나 서정원, 최강희 등 한국인 감독도 후보에 오르내리곤 했다.
하지만 중국 축구는 이러한 비공개적인 접촉을 통해서는 더 이상 세계적인 명장을 데려오기 어렵다고 판단해 공개 모집이라는 방식으로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문을 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까다로운 조건들을 충족하면서 실패 위험이 큰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에 매력을 느낄 지도자가 나타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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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