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과거 잉글랜드 역대 최고의 재능으로 평가받으며 손흥민, 해리 케인 등과 함께 토트넘 홋스퍼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미드필더 델레 알리가 코모 1907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아스널, 바르셀로나, 첼시 등에서 활약했던 세스크 파브레가스 감독의 도움을 받아 재기하기 위해 이탈리아 세리에A의 코모에 입단한 지 약 반 년 만이다. 지난 3월 코모와 계약을 맺었던 알리는 AC밀란전에서 데뷔전을 치렀으나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뒤 스쿼드에서 사라졌고, 새 시즌에 앞서 팀을 떠나게 됐다.
코모는 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코모 1907과 델레 알리는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며 "알리는 꾸준한 출전 기회를 원했지만, 그가 구단의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적시장이 마감되기 전 결별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양측 모두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알리는 지난 3월 코모와 18개월 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으나, 결국 온전히 한 시즌을 보내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게 됐다.
한때 잉글랜드 역대 최고 수준의 재능이라는 평가와 함께 '제2의 프랭크 램파드'라는 별명까지 갖고 있었던 알리의 몰락은 이제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알리는 토트넘에서 뛰던 시절만 하더라도 차기 잉글랜드 축구를 이끌어갈 유망한 자원으로 여겨졌으나, 짧은 전성기가 이후 수년간 재기하지 못하고 있다. 에버턴 이적과 베식타스 임대는 월드컵 진출의 꿈을 꾸고 있던 알리에게 큰 도전이자 마지막 희망이나 다름없었으나, 결국 알리는 다른 팀에서도 실패를 겪으며 무너졌다.
지난 2023년 알리가 직접 밝혔던 어린 시절 겪었던 성추행으로 인한 트라우마, 그리고 그에 따른 후유증을 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알리는 6세 때 어머니의 지인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이로 인해 7세 때부터 담패를 피우기 시작했으며 8세 때 마약을 팔았다고 고백해 팬들의 동정을 샀다.
그러나 알리는 결국 코모에서도 에버턴 때와 같은 수순을 밟았다.
지난해 6월 에버턴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에버턴에서 개인 훈련을 하다 코모에 입단, 파브레가스 감독의 배려 속에 컨디션 회복에 집중한 알리는 리그 29라운드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나 교체 출전한 밀란전에서 루벤 로프터스-치크에게 거친 백태클을 시도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알리가 그릴 수 있는 최악의 복귀 시나리오가 실현된 것이다.
당시 파브레가스 감독은 "알리는 팀을 어려움에 빠뜨렸고, 알리의 퇴장은 밀란전에서 좋지 않았던 일"이라며 알리를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파브레가스 감독으로서는 경기력 복구에도 실패했고, 어처구니없는 태클로 퇴장까지 당한 선수를 굳이 기용할 이유가 없었다. 파브레가스 감독의 눈 밖에 난 알리는 밀란전 이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 코모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일각에서는 알리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할 거라는 추측도 제기됐으나, 루머와 달리 알리는 코모 이후의 클럽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손흥민이 뛰고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앤젤레스FC(LAFC)가 알리 영입에 관심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조규성과 이한범의 소속팀인 덴마크의 미트윌란이 알리를 영입하려 한다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지만 막상 지금은 구체적인 행선지로 거론되는 곳은 없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