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송성문이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팀 간 15차전에서 9회초 결승 득점을 기록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 '캡틴' 송성문의 순간적인 센스가 선두 LG 트윈스를 무너뜨렸다. 의도했던 플레이는 아니었지만 작은 판단 하나가 승부처를 지배했다.
설종진 감독 대행이 이끄는 키움은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팀 간 15차전에서 6-5로 이겼다. 전날 패배를 설욕하고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챙겼다.
키움은 이날 타선이 LG 선발투수 좌완 영건 손주영 공략에 성공했다. 1회초 선취 득점을 올린 뒤 4회초 송성문의 1타점 2루타, 임지열의 2타점 2루타가 터지면서 리드를 잡았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도 6회까지 6이닝 6피안타 4탈삼진 2실점을 기록, 쉽게 게임을 풀어갔다.
키움은 2-5로 쫓긴 7회말 무사 1, 2루에서도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좌완 윤석원이 오지환을 삼진, 이주헌을 인필드 플라이, 구본혁을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승기를 굳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1위팀 LG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LG는 8회말 무사 1, 3루에서 문성주의 2타점 2루타, 문보경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순식간에 3점을 얻었다. 키움의 리드는 사라졌고, 경기 흐름은 LG에 유리한 쪽으로 흐르는 듯했다.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송성문이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팀 간 15차전에서 9회초 결승 득점을 기록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그러나 키움은 9회초 선두타자 송성문이 볼넷 출루로 반격의 물꼬를 텄다. 송성문이 후속타자 임지열의 헛스윙 삼진 때 2루 도루까지 성공시키면서 득점권에 주자가 놓여졌다.
LG 벤치는 1사 2루에서 이주형을 자동 고의사구로 거르는 승부수를 던졌다. 키움 벤치도 주성원의 타석 때 대타 김태진을 내세우면서 맞불을 놨다.
김태진은 LG 마무리 유영찬을 상대로 노볼 2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135km/h짜리 포크볼을 받아쳤다. 타구가 LG 유격수 오지환 쪽으로 향하는 땅볼이 되면서 병살타로 이닝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전을 만든 건 2루 주자 송성문이었다. 송성문은 3루로 스타트를 빠르게 끊지 않고 잠시 동안 오지환의 시야를 방해했다. 오지환은 결국 타구를 뒤로 빠뜨리는 포구 실책을 저질렀다. 송성문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3루 베이스를 밟은 뒤 홈으로 쇄도, 득점까지 올렸다.
오지환은 실책 직후 자신에게 순간적으로 김태진의 타구가 보이지 않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송성문이 상대 에러를 유발하는 플레이를 한 셈이다.

LG 트윈스 내야수 오지환이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15차전에서 9회초 실책을 기록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키움은 9회초 얻은 1점을 지켜냈다. 베테랑 원종현이 9회말 LG의 마지막 저항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잠재우면서 치열했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13연속 위닝 시리즈를 노렸던 LG는 키움이 뿌린 고춧가루에 당했다.
송성문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9회초 (김태진의 내야 땅볼 때) 오지환 선배의 시야를 방해할 의도는 없었다. 타구가 내가 뛰어야 할 방향으로 너무 절묘하게 왔고, 맞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살짝 주춤주춤했다"며 "사실 내 플레이가 방해가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의도치 않은 플레이가 우리 쪽으로 운이 따랐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내가 오지환 선배를 등진 상태로 주루 플레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타구가 느렸다면 오지환 선배 쪽에서 타구가 안 보이도록 어떻게 할 수도 있겠지만 라인 드라이브성 땅볼 타구였다. 나도 순간적으로 당황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