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근한 기자) 롯데 자이언츠 '아픈 손가락' 파이어볼러 투수 윤성빈이 필승조로 승격이 가능할까. 롯데 김태형 감독은 향후 불펜에 자리 잡은 윤성빈을 더 중요한 상황에 쓸 수 있다고 밝혔다.
2017년 롯데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윤성빈은 2018시즌 1군 18경기 등판 뒤 2019시즌부터 2024시즌까지 오랜 기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1군 총 3경기 등판에 그쳤다. 애증의 1차 지명이자 아픈 손가락이 된 윤성빈은 2025시즌 다시 1군 등판 기회를 부여받았다.
지난 5월 20일 사직 LG 트윈스전 선발 등판에서 1이닝 4피안타 9실점으로 충격 조기 강판을 당한 윤성빈은 2군에서 재정비 기간을 보낸 뒤 6월부터 1군에 올라와 불펜 역할을 맡았다.
불펜에서는 나름대로 준수한 제구력을 보인 윤성빈은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1군 불펜에 자리 잡았다.
8월 들어 윤성빈은 제구 기복이 여전히 남았지만, 당일 투구 컨디션에 따라 다른 필승조 투수들을 압도할 만한 공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30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윤성빈은 위력적은 구위를 선보였다. 이날 윤성빈은 선발 투수 이민석의 뒤를 이어 5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구원 등판했다.
윤성빈은 첫 타자 양의지와 상대해 3구 연속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었다. 윤성빈은 후속타자 박준순도 3구 삼진으로 잡았다. 특히 3구째 공은 무려 145km/h 구속의 포크볼이었다.
롯데는 5-5로 맞선 5회말 박찬형의 역전 땅볼 타점으로 경기를 앞서나갔다. 윤성빈은 6회초 마운드에도 올라 멀티 이닝 소화에 나섰다. 윤성빈은 6회초 선두타자 김인태와 6구 승부 끝에 사구를 허용했다.
윤성빈은 후속타자 김기연을 3구 삼진으로 잡아 한숨을 돌렸지만, 박계범 타석에서 폭투와 빗맞은 내야 안타를 맞아 1사 1, 3루 위기에 빠졌다.
그래도 롯데 벤치는 윤성빈을 그대로 밀고 갔다. 윤성빈은 이유찬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145km/h 포크볼로 다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롯데 벤치는 안재석 타석 때 윤성빈을 내리고 좌완 정현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정현수가 안재석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아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롯데는 치열한 난타전을 벌인 끝에 연장 11회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비록 승리 투수 요건을 놓쳤지만, 윤성빈의 멀티 이닝 역투는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향후 윤성빈이 경기 중반 접전 상황에서 활용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윤성빈은 31일 경기에서도 3-0으로 앞선 6회초 2사 뒤 구원 등판해 선두타자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타자 유격수 땅볼 유도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김태형 감독도 윤성빈의 투구에 만족감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사실 두 타자만 상대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다음 이닝에도 잘 던지더라. 어느 정도 되는지 계속 시도를 해봐야 한다"며 "내가 봤을 때는 괜찮아 보인다. 이제 (윤)성빈이가 더 중요할 때 들어갈 수도 있다. 주자가 있을 때도 괜찮고 현재로선 일단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가면 가장 확률이 높은 투수"라며 고갤 끄덕였다.
기존 필승조 정철원의 최근 투구 흐름이 좋지 않은 점도 고려했다. 정철원은 8월 들어 12경기 등판(9⅓이닝) 1승 1패 평균자책 4.82, 11피안타, 8탈삼진, 4사사구에 그쳤다.
김 감독은 "지금 정철원이는 타자를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 힘이 떨어진 것보다는 슬라이더 타이밍이 너무 대놓고 나온다. 속구가 안 들어가니까 슬라이더 비중이 높아져서 상대 쪽에서 잘 안 속는다. 바로 속구로 붙을 때가 필요한데 슬라이더 존으로 밀려 들어가니까 계속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롯데는 선발 자원인 이민석을 9월부터 불펜으로 기용할 계획이다. 과연 김 감독이 윤성빈과 이민석 두 우완 파이어볼러 자원들을 불펜에서 어떻게 적재적소에 활용할지 궁금해진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