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짜임새 있는 축구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16강에 올려놓은 파울루 벤투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한다.
앞서 중국에서는 무직 신분인 벤투 감독이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었지만, 벤투 감독은 아시아에서 경쟁력을 갖춘 우즈베키스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우즈베키스탄 매체 '자민'은 26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는 8월27일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파울루 벤투 감독이 타슈켄트에서 최종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언론은 "팬들은 신임 감독을 둘러싼 이 흥미로운 사건들이 언제, 어떻게 마무리될지 주목하고 있다"며 "벤투 감독은 아랍에미리트(UAE) 국가대표팀 시절 2026년 월드컵 예선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한 뒤 해고됐고, 따라서 축구 팬들이 그의 향후 계획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모든 관심이 8월27일에 집중되어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자민'에 따르면 벤투 감독 측과 우즈베키스탄축구협회는 27일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포함된 최종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측이 조건에 동의할 경우 벤투 감독은 우즈베키스탄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게 된다.
아시아 무대에서 꾸준히 수준 높은 경쟁력을 유지했던 우즈베키스탄은 그동안 월드컵과 좀처럼 연이 없었지만, 참가국이 확대된 이번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을 조 2위로 통과하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신체조건이 좋은 데다 개인 기량도 준수하고, 전술 수행 능력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전술적 움직임을 중시하고 이를 통해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탁월한 벤투 사단과의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민' 역시 "벤투 감독의 공백기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그가 상당한 경험을 갖춘 감독이라는 것은 확실하다"며 "벤투 감독이 이끌었던 팀들은 전략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포지셔널 빌드업과 경기 템포 조절, 압박, 세트피스에서의 정밀함 등이 벤투 감독이 만든 핵심적인 성과였다"고 했다.
언론은 그러면서 "벤투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을 국제 무대에서 더 발전시켜 새로운 성과를 낼 수 있는 인물이다. 그의 전술 스타일과 팀을 다루는 효과적인 방식, 그리고 국제 경험은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벤투 감독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축구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지난 2018년 4월부터 한국 축구 대표팀을 지도하며 선수들의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움직임과 패스 플레이를 기반으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았던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장수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한국을 떠났다.
이후 벤투 감독은 2023년 7월 UAE 대표팀에 부임, UAE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실하게 구축해 성적을 내는 듯했으나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난 3월 경질됐다.
휴식을 취하고 있던 벤투 감독에게 관심을 보인 곳은 중국축구협회였다. 중국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4차예선 진출에 실패한 뒤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 새 감독을 찾고 있던 중 중국 축구를 경험한 적이 있고 한국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냈던 벤투 감독에게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벤투 감독은 중국 대표팀을 맡을 생각이 없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과거 충칭을 이끌었던 벤투 감독은 사석에서 중국 선수들을 지도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중국으로 복귀하는 데 큰 관심이 없는 상태"라며 "그는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발 기준에 맞는 인물이지만, 과거 충칭 감독 시절 좋지 않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중국 축구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또 다른 중국 언론 '넷이즈' 역시 "파울루 벤투 감독은 중국과 협상한 적이 없으며, 그는 중국 감독으로 복귀할 의사도 없다"며 벤투 감독이 중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했다.
만약 벤투 감독이 우즈베키스탄 지휘봉을 잡을 경우 그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월드컵에 참가하는 감독이 된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을 지휘한 감독이라는 역사적인 타이틀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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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